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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Apr 09. 2021

강 따라 즐기는 자전거 여행

물이 흐른다. 페달이 흐른다.
넘실대는 강물과 발을 맞춰 보기로 했다.


섬진강 하동


*이호준 작가의 자전거 여행


인류의 문명은 강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강 언저리에 삶이 있다는 얘기죠. 우리나라에도 무수한 도시와 촌락이, 아름다운 사찰과 서원이 강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다양한 삶의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페달을 밟습니다. 가끔은 내비게이션의 말을 거역할지도, 부러 길을 잃어 볼지도 모르겠습니다. 잊지 못할 추억은 그렇게도 만들어지는 것이니까요. 강길 따라 흘러가는 국내 자전거 여행. 따르릉, 지금 출발합니다.



두 바퀴로 읽는 삶


부여 억새밭 자전거길


자전거는 두 가지 작동 원리를 따른다. 온전히 내 몸이 만들어 내는 에너지만으로 달려야 하고, 넘어지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 지극히 단순한 원리지만, 자전거에 오를 때면 어김없이 얻게 되는 깨달음이 있다. 페달을 밟을수록 몸과 마음이 앞으로 나아가듯, 끝없이 움직이고 노력하는 사람만이 인생을 제대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




같은 강, 다른 강


한강 양수리 자전거 철교


같은 강에 반복해서 가 보곤 한다. 과거에 본 강과 현재의 강 사이에 어떤 간극이 존재하는지 확인하고 싶어서다. 세상이 조금씩 변하듯 강의 모습도 매 시각 달라져 간다. 이러한 변화를 인지하게 하는 건 ‘반복된 바라봄’이다. 카메라를 들어 강의 현재를 기록한다. 찰칵, 사진을 찍는 순간 현재는 금세 과거가 된다. 카메라에 담긴 강은 미래의 내가 사진첩을 뒤적이다 발견하게 될 과거의 강인 셈. 바로 지금, 강을 따라가며 찍는 사진은 그러니 미래의 나에게 헌정하는 선물이다.




점보단 선


공주 공산성


지나간 여행을 떠올리는 걸 즐긴다. 점보단 선의 형태로. 특정 장소들에서 받은 느낌을 그저 각각의 개별적인 점처럼 회상하기보다, 출발 지점에서 도착 지점까지, 몸과 마음이 움직인 모든 지점을 하나의 공간으로 연결해서 느끼곤 한다. 여행 내내 느꼈던 감상의 편린을 입체적으로 모아야 비로소 여행의 의미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호준은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언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에서 2회 수상하고,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통해 세상과 사진으로 소통 중이다.


글·사진 이호준  에디터 곽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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