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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May 15. 2017

한국까지 포장 안되나요?
베트남 최고의 길거리 음식

Food Tour in Hai Phong
이른 아침이면 하이퐁의 
길가에는 좌판이 펼쳐지고, 
구수한 국수 냄새가 
출근하는 사람들을 응원한다. 

어스름이 내리면 김이 펄펄 나는 
솥단지와 석쇠 옆으로 
목욕탕 의자와 미니테이블이 깔린다.
골목에는 달큰한 
바비큐 냄새가 퍼진다. 

리얼 베트남의 맛은 
길 위에서 시작된다.


하이퐁에서 태어난 
‘게 맛 쌀국수’
반다꾸어(Banh Da Cua)

베트남의 별미는 뭐니 뭐니 해도 쌀국수다. 
하이퐁의 쌀국수는 
다른 지역의 그것과 좀 다르다. 
호로록 호로록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손끝으로 갈색 면발이 보인다. 

하이퐁에 왔다면 꼭 먹어 봐야 할 ‘반다꾸어’다. 
베트남 북부지방에서만 먹을 수 있는 
국수로 하이퐁이 본고장이다.

‘반다’는 면의 종류이고
‘꾸어’는 게를 뜻한다. 
붉은 쌀로 만든 반다 면은 갈색을 띄고, 
면발이 두꺼워 쫀득한 식감이 특징이다.

강에서 잡은 민물 게를 사용하는데
내장까지 아낌없이 넣어 맛이 진하다. 
새우와 어묵도 들어있다.

허브와 채소를 듬뿍 올리고 
작지만 매운 베트남 고추도 송송 넣고, 
칼라만시Kalamansi로 밸런스를 맞춰 주면 
입에 착착 감기는 반다꾸어가 완성된다. 

반다꾸어(Banh Da Cua)

‘새우탕면’보다 
100배 정도 더 고급스럽고 
감칠맛 나는 맛이라면 상상이 될까. 
한국까지 포장해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국수집 테이블 위에는 
길쭉한 빵이 수북이 쌓여 있다. 
밀가루를 튀겨서 만든 ‘꿔이’다. 

국물에 적셔 두었다가 
면을 다 먹은 후 마지막에 먹는다. 

육수를 충분히 머금은 꿔이를 
한입 베어 물면 반다꾸어의 깊은 맛과 
튀김의 고소함이 터져 나온다. 

새우와 게살로 속을 꽉꽉 채워 
바삭하게 튀겨 낸 
스프링롤 ‘냄꾸어비언’과 
함께하면 금상첨화. 
맥주를 술술 부르는 맛이다. 
하이퐁에서 취하는 건 시간문제다.


바꾸(Ba Cu)

하이퐁 반다꾸어 맛집
‘바꾸(Ba Cu)’

하이퐁 사람들에게 반다꾸어 맛집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모두 이 집부터 꼽는다. 
민물 게와 각종 해산물로 
진하게 낸 육수는 향도 맛도 아주 깊다. 

국수가 나오기 전 허기를 달랠 수 있는 
프라이드 스프링롤은 다 먹은 뒤에도 
자꾸만 입맛을 다실 정도로 맛있다. 

이 집에 가면 고민하지 말고 
한 사람당 프라이드 스프링롤과 국수를 
각각 1인분씩 주문하길 추천한다. 
둘이서 1인분을 나눠 먹겠단 생각으로 
적게 주문했다간 여지없이 
추가 주문을 하게 된다.

주소: 179 Cau Dat, Ngo Quyen, Hai Phong, Vietnam
전화:  +84 904 666 053  
가격: 반다꾸어 4만VND(한화 약 2,000원), 프라이드 스프링롤 5만VND(한화 약 2,500원)

179 Cầu Đất

179 Cầu Đất, Ngô Quyền, Hải Phòng, 베트남





서민들의 소울푸드
분짜(Bun Cha)

분짜는 반다꾸어와 함께 
베트남 북부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남들처럼 목욕탕 의자에 걸터앉아 
호기롭게 분짜 두 개를 외쳤다. 

순식간에 물기를 뺀 소면과 고기가 들어간 
국물, 채소가 테이블을 채웠다. 

먹는 법을 몰라도 괜찮다. 
팔꿈치가 닿을 정도로 가까이 앉은 
옆 자리 사람들이 친절하게 알려줄 것이다. 
한국의 포장마차에서처럼, 
이곳의 길거리 식당에서도 정이 통한다.


분짜는 쌀로 만든 면발 ‘분’을 
소스에 담가 먹는다. 
오리지널은 냉국수지만 
따뜻하게도 가능하다. 

새콤달콤한 소스 맛의 비결은
‘느억맘’! 
느억맘은 생선을 발효시켜 만든 소스로 
모든 베트남 요리와 잘 어울린다.

촉촉하게 양념을 머금은 
고기와 면을 야채에 싸서 먹는다. 


실로 다채로운 맛의 향연이다. 
육즙이 가득하면서도 깔끔하고 
은은한 숯불 향이 기분 좋게 남는다. 

스프링 롤도 함께 시켜 느억맘 국물에 
푸욱 적셔 먹으니 더 맛있다.

양도 어마어마해 세 명이서 
분짜 2인분을 끝내지 못했다. 
셋이서 배 터지게 먹었는데 
맥주 각 1병씩 포함해 
우리 돈으로 5,000원이 나왔다. 
서민들의 배고픔을 달래 주는 음식답다. 



오늘도 하이퐁에서는 퇴근시간이 되면 
하나둘씩 천막 아래로 모여들 것이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 치열했던 하루를 
마무리하며 더 나은 내일을 향해 
건배를 외칠 것이다.
분짜는 오늘도 그들의 속을 
토닥거리며 곁을 지키고 있다.
이른 아침 하이퐁 골목길에서 만난 바게트 파는 아주머니. 따뜻한 미소를 지어 주셨다
하이퐁의 거리는 모든 이에게 개방된 상점이다. 찻집도 많고, 밥집도 많고, 이발소도 많다


 박애진
취재 트래비아카데미 베트남 원정대  
사진 Photographer 유운상  
진행·에디터 고서령 기자


베트남 원정대 Vietnam Expedition
여행기간 | 2017년 3월8~12일(3박 5일)
원정대원 | 박애진·서지훈·신혜린·이동윤·이승하
5명의 원정대원은 <트래비> 고서령 기자, 유운상 사진작가와 함께 베트남 제3의 도시 ‘하이퐁’, 베트남을 대표하는 비경인 ‘하롱베이’, 하롱베이를 품은 도시 ‘하롱’을 여행했습니다. 날씨는 내내 궂었고 우여곡절도 끊이지 않았지만 서로의 긍정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잊지 못할 추억을 한아름 만들었습니다.


하이퐁

베트남 하이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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