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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Oct 13. 2021

나만 알고 싶은 동해,
동해 뷰 맛집 대방출

이왕이면 눈이 즐거운 곳에 가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사람이, 
대충 아무데나 가도 여행이면 그저 좋다는 사람을 데리고,
동해에 갔다. 
그곳에서 만난 뷰맛집 4곳. 


논골담길


오징어와 명태가 오르내리던 길


동해의 중심은 묵호항이다.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렇다. 아마 내일도 그럴 것이다. 푸른 바다에서 잡은 수많은 오징어와 명태 그리고 석탄이 드나드는 관문이었던 묵호항은 과거 동해 주민들의 배와 주머니를 채우는 핵심 지역이었다. 그런 묵호항 주변으로 식당은 물론 주요 편의시설이 모였고, 집이 생겼다. 묵호항에서 묵호등대까지 이어지는 길. 사람들은 이 길을 두고 논골담길이라 부른다. 오징어와 명태를 가득 실은 리어카가 하루에도 수도 없이 길을 오가며 넘치는 물에, 길이 논처럼 변했다 하여 '논골'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지금은 오징어 대신 옛정취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더 자주 오간다. 



논골담길은 네 갈래로 나뉜다. 과거 동해 주민들의 생활이 담긴 논골 1길, 옛 풍경을 머금고 있는 논골 2길과 3길 그리고 마을 주민들이 직접 손을 거들어 조성한 등대오름길이 있다. 각각의 길에 담긴 이야기를 따라 구석구석을 걷다 보면 아마 바다보다 알록달록한 골목길 매력에 푹 빠질지도 모른다. 어느 길로 가더라도 묵호등대까지 가면 된다. 


묵호등대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광활한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어쩌면 밋밋했을지 모를 바다 앞으로 형형색색 지붕을 맞닿고 다닥다닥 붙어있는 집들이 동해 바다에 개성을 더했다. 등대 앞에는 지난 7월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전망대가 새로 오픈했다. 아찔한 다리 너머 푸른 바다가 넘실거린다. 

논골담길 | 강원 동해시 논골1길 2
묵호등대 | 강원 동해시 해맞이길 289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 강원 동해시 묵호진동  2-121


논골담길

강원도 동해시 논골1길 2


묵호등대

강원도 동해시 해맞이길 289 묵호항로표지관리소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강원도 동해시 묵호진동 2-121




누가 창문에 동해 바다를 그렸나


평소라면 여행지에서는 프랜차이즈 커피숍을 찾지 않는 편이다. 어느 곳에서나 만날 수 있는 브랜드, 일률적인 메뉴와 맛을 굳이 찾아야 할 이유가 없어서다. 하지만 동해에서는 굳이 프랜차이즈 커피숍인 할리스 카페(동해 묵호점)에 가보길 권한다. 동해 현지인이라면 다 알만큼 전망 좋기로 유명하다. 



묵호 방파제와 바다를 큰 창에 담고 있는 곳. 대놓고 멋진 오션뷰를 자랑한다. 혹시 생생한 바다 그림을 벽면 전체에 걸어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림 같은 모습이다. 거기에 한술 더 떠 기찻길도 보인다. 이런 풍경을 바라보며 커피를 즐기고 싶다면 되도록 오전에 방문하는 게 좋겠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곳인 만큼 창가 자리 쟁탈전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불멍' 만큼 매력적인 '바다멍'에 푹 빠져 보시길. 





할리스 동해묵호점

강원도 동해시 해안로 368




문어를 품은 탕수육


동해에서 영업하는 식당 중에는 문어를 주재료로 삼는 식당이 많다. 국내산과 외국산 문어가 모이는 문어 집결지가 동해이기 때문이다. 라면에도 문어를 넣고, 떡볶이에도 문어를 넣고, 파스타에도 문어를 넣어 먹는 곳이 동해다. 



거동 탕수육은 문어를 넣은 탕수육을 선보이는 곳이다. 돼지 등심과 알알이 썰어 낸 문어를 전분에 버무려 튀긴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식감이 특징인 탕수육 위에 달콤한 소스나 매콤한 소스를 붓는다. 비주얼에 한 번, 냄새에 두 번 홀려 뜨거운 줄 모르고 오물오물 맛을 음미하느라 바쁘다. 거동 탕수육은 묵호진동 해안도로에 위치해 있다. 



작은 규모의 식당이지만 2층 창문 너머로 동해 바다가 펼쳐진다. 자리를 얻기 어렵다면 차라리 포장해 나오길 추천한다. 근처 해안도로에 위치한 편의점에 들고 가 시원한 맥주와 함께 먹어도 좋고, 길 따라 걸으며 간식처럼 집어먹어도 좋다. 곁들임 메뉴로 언제나 바다가 오른다. 

거동탕수육

강원도 동해시 일출로 185-1




신선 놀음은 이처럼 가까이에


절경이 있는 곳엔 절이 있다. 신선이 노닐었다는 전설에 따라 '무릉도원'이라고도 불리는 무릉계곡을 끼고 삼화사가 자리한다. 무릉계곡은 호암소에서 용추폭포까지 약 4km에 달하는데 기암괴석부터 수많은 시인들이 글귀를 새겨놓은 무릉반석으로 알려져 있다. 삼화사까지는 30분 정도 가볍게 걸으면 닿을 수 있다. 


삼화사


신라 말기 창건한 사찰로 추정되는데 수 차례 화재로 고락을 겪었다고. 재건을 거듭하다 1977년 지금의 위치로 이전했다. 사방이 푸른 산으로 둘러싸인 대웅전에 서서 바라보면 신선 놀음이 왜 유래했는지 어렴풋이 알 것만 같다. 


삼화사


무릉계곡도 여느 계곡처럼 연관 검색어로 백숙과 닭볶음탕이 따라 붙는다. 시원한 물가에 앉아 백숙이든 닭볶음탕이든 한그릇 뚝딱 하면서 한바탕 땀을 쭉 빼면 기운이 솟는다. 무릉계곡으로 올라가는 길에서 만나는 수많은 식당들 중 '맨 끝 가게로 가라'는 동해 현지인의 말을 전한다. 삼화사로 가는 길에 미리 주문해놓으면 시간에 딱 맞춰 조리해준다. 초록초록한 숲속 전망을 바라보며 구수한 백숙에 막걸리 한 잔을 곁들이면 신선 놀음이 별 건가 싶다. 


무릉회관


무릉회관


삼화사

강원도 동해시 삼화로 584 삼화사


무릉회관

강원도 동해시 삼화로 533 무릉회관



글·사진 손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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