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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Oct 20. 2021

경주를 온전히 즐기는 법 5가지

교과서에서 빠지지 않는 곳.
역사와 문화적으로 중요한 지역. 경주.
경주 여행이 어쩐지 고루하게 느껴진다면 
경주를 온전히 즐겨보자. 

계절마다 다른 경주의 짜릿하거나 깊은 모습을 누리고
경주의 시간을 돌아본 후 지금의 경주를 걷는다면 
나만의 경주가 완성될 테니까. 



가을색을 입은 경주
첨성대 핑크뮬리


경주의 가을은 색 바랜 분홍이다. 시기마다 다른 꽃이 가득한 경주 첨성대 꽃밭은 가을철 핑크뮬리로 분홍색을 입는다. 잔잔한 가을꽃과 억새가 너울거리는 동안 경주 신라 고분에서 출토된 비단벌레 장식에서 유래한 비단벌레 차가 유유히 주변을 돌고 능의 곡선은 주변 모든 것을 포용할 듯 부드럽게 미소짓는다. 



한때 최고의 과학시설이었다가 교과서에 실리는 유적이 된 첨성대는 꽃밭의 끄트머리에 오도카니 서서 철마다 바뀌는 꽃들과 시간마다 바뀌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첨성대 꽃밭이 유난히 인기가 많은 까닭은 시기마다 변하는 아름다움과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 것이 잘 어우러지기 때문이 아닐까. 

첨성대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인왕동 839-1




경주의 시간을 탐미하다
국립경주박물관


경주의 다른 이름은 '신라 천년의 수도'다. 기차역을 만들려 땅을 파도 유물이 쏟아지는 경주에서 '국립'박물관이 없기는 어렵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경주역사유적지구 내에 자리해 신라의 문화유산을 샅샅이 살필 수 있는 국립경주박물관은 월성과 월지, 대릉원, 황룡사터와 가까워 코스 짜기에도 좋다.



신라역사관 황금보검과 천마총 금관에서 황금의 나라 신라를, 신라미술관 석조미륵삼존불의 오묘한 미소에서 신라의 불교문화를 체감한다. 옥외전시장의 성덕대왕신종에서 정말로 에밀레 소리가 날까 궁금하다면 신라미술관 성덕대왕신종 소리체험관에서 들어보자. 

국립경주박물관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일정로 186 국립경주박물관




인피니티플라잉 공연
짜릿하게 즐기는 경주
경주엑스포대공원


경주엑스포공원 문화센터의 상설공연 인피니티 플라잉은 경주를 가장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신라의 복식과 춤은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고 3D 홀로그램 영상과 로봇 팔은 공연의 독특함을 더해주며 도깨비와 화랑, 현대의 학생들이 이끌어가는 이야기는 깨알같은 웃음을 안겨준다.



치어리딩, 마샬아츠, 비보잉, 아크로바틱 등 사람이 몸으로 할 수 있는 수려한 동작이 더없이 한국적인 정서와 개그 사이로 끊임없이 펼쳐지는 공연, 인피니티 플라잉은 대사가 거의 없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기에 외국인이나 어린이가 관람하기에도 좋다. 전 리듬체조 국가대표 천송이의 동작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인피니티 플라잉의 매력 중 하나.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엑스포문화센터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경감로 614




경주에 빠지다
솔거미술관


신라시대 전설적인 화가 솔거의 이름을 사용해 경주 미술의 맥을 이어가는 솔거미술관은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해 미술관 건물 자체가 작품이다. 미로와 같은 구조, 한 공간에서 이어지는 다른 공간을 가늠할 수 없는 솔거미술관은 주변 풍경과 어우러져 경주 데이트 코스와 인생샷 성지가 됐다.



솔거미술관은 한국화의 거장 소산 박대성 화백이 작품 기증 의사를 밝히면서 건립이 추진됐는데, 그의 작품에서는 수묵과 필선의 맛과 추사 서체의 조형미 등을 두루 느낄 수 있다. 미술작품과 수묵화에 대한 조예가 없어도 괜찮다. 그의 작품은 한국인의 가슴을 고요히 두드리니까. 경주타워가 호수가 그려내는 풍경을 바라보며 야외 카페에서 잠시 숨을 돌려도 좋다. 

경주솔거미술관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경감로 614




지금 경주를 걷다
황리단길 



첨성대, 대릉원 근처에 위치한 황남동의 거리가 이태원 경리단길의 이름과 결합해 만들어진 '황리단길'. 1960~70년대의 한옥과 낡은 건물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동시에 핫한 카페와 음식점, 옷가게 등이 즐비한 거리다.  이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정취가 느껴지지만 그냥 지나치기 아쉬운 곳들이 있다. 



황리단길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포석로 1080




어디에나 있는 서점 어디에도 없는 서점
황리단길 독립서점 어서어서


가지런히 꽂힌 책들, 흰 벽과 틈새를 빼곡하게 채운 사진, 글귀, 낡은 물건들. 작은 공간이지만 섬세하게 구성된 책방은 찬찬히 들여다 본다면 한나절 내내 구경해도 부족할 정도로 알차다. 서점카페도 아니고 귀여운 상품을 팔지도 않지만 수많은 상점이 피고 지는 황리단길에서 꿋꿋하게 살아남은 독립서점. 



'어서어서'에서는 책을 구입하면 황색 갱지로 만든 '읽는 약' 봉투에 책을 넣고 손님의 이름과 날짜를 직접 써준다. 약 봉투를 건네 받으면 더부룩했던 마음도 편안해진다. 함께 받은 책갈피에 마음에 드는 도장으로 이름, 날짜, 그림을 찍어 나만의책갈피를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체크. 



어서어서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포석로 1083




커피 마시는 황남탕
카페 능



황남동의 목욕탕 황남탕을 개조해 만든 카페 능은 목욕탕이었던 만큼 넓고 편안하다. 이 시대 감성을 넣어 쾌적하고 분위기 있는 1층, 서까래 아래 테이블과 평상에 앉아 맥반석계란을 까먹어야 할 것 같은 2층, 황리단길이 내려다 보이는 루프탑까지 각 공간마다 매력이 넘친다. 카페에서 자세가 자꾸 편안해지는 건 장소에 어떤 기운이 깃들기 때문은 아닐까.  커피는 스모키블렌드와 시그니처블렌드로 선택 가능하며 케익도 맛있다. 2층에서 루프탑으로 나가는 길 신윤복의 미인도가 포인트.



카페능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포석로1068번길 3 카페능



글 ·사진 이수연(자연형) 트래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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