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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Oct 21. 2021

애도 어른도 좋아하는 나들이 섬,
'고흥 쑥섬'

쑥섬은 고흥군 외나로도항 마로 건너편에 있는 작은 섬이다. ‘애도’로도 통하는 이 섬에는 예로부터 쑥이 지천으로 깔려있었다. 애도는 쑥섬의 한자표기며 섬의 공식 명칭이다.


쑥섬 전경


쑥섬 앞에는 수많은 칭호가 따라붙는다. 전라남도의 민간정원 제1호, 2016~2018년 ‘대한민국 가고 싶은 섬 33’, 2019~2020 ‘휴가철 찾아가고 싶은 33섬’ 그리고 2021-22년 ‘한국 관광 100선’ 등이 그것이다.



외나로도에서 도선(쑥섬호)을 타고 5분이면 쑥섬에 도착한다. 도선은 하루 9회 왕복(상황에 따라 수시로 증편)하며 왕복요금 2,000원에 입장료 6,000원을 합쳐 8,000월을 결재하면 된다. 그리고 마지막 5시 배는 주민과 숙박자만 승선할 수 있다.


외나로도선착장

전라남도 고흥군 봉래면 축정2길 138-3


난대원시림과 환희의 언덕


쑥섬에서의 일정은 선착장을 시작으로 3km의 탐방로를 순환하는 것으로 이뤄진다. 대략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탐방로를 걷다 보면 난대 원시림, 환희의 언덕, 몬당 길, 별 정원, 신선대, 성화 등대, 쌍 우물 등 자연과 섬 주민들의 정성이 가꿔놓은 다양한 명소들을 만나게 된다. 또 곳곳마다 자상한 설명을 적어놓은 안내판을 설치해 여행객의 이해를 돕고 있다.


난대 원시림


탐방로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스폿은 난대 원시림이다. 4백 년 동안 외부인의 출입을 금했던 숲은 2016년 처음으로 일반에게 공개되었다. 그 때문에 자연이 키워낸 모습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 태고의 숲을 방불케 하는 이곳에는 어머니 나무, 코알라 나무, 푸조나무를 비롯한 500여 종의 고목들이 저마다의 자태와 사연을 뽐내고 있다.



원시 난대림에서 환희의 언덕으로 이어지는 통로에서는 누구든 멈춰서고 인증샷을 찍는다. 돌계단, 나뭇가지, 넝쿨이 만들어내는 어둠의 경계는 피사체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 준다.


환희의 언덕


환희의 언덕은 쑥섬 최고의 조망터로 이곳 또한 인증샷 스폿이다. 환희의 언덕 너머로는 해식애를 두르고 우뚝 솟아있는 돌출지형의 모습이 보이는데 쑥섬과는 방파제로 연결된 무인도다. 무인도는 또 다른 방파제와도 연결되어 있어 본섬과 함께 외나로도 항을 더욱 안전하게 하는 방패막이 역할을 한다.


쑥섬정원에서 성화등대 그리고 중빠진굴


쑥섬정원은 별정원, 달 정월, 태양 정원 등으로 구성돼있다. 쑥섬지기 김상현, 고채훈 부부가 1998년부터 직접 가꾸고 일구어 조성했다. 쑥섬정원은 2007년 민간의 정원을 발굴해 지역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전라남도 민간정원 프로그램의 첫 대상 지역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쑥섬정원


쑥섬정원


성화등대는 거문도와 완도를 오가는 선박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무인 등대로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 불을 밝힌다. 등대에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널따란 바위와 두 개의 수직 절벽이 어우러진 비경을 만나게 된다. 신선들이 바둑을 두고 놀았다는 신선대와 도력을 겨루던 중이 빠져 죽었다는 중빠진굴이다. 중빠진굴은 썰물 때 동굴의 모습을 드러낸다.


중빠진굴


고양이 섬


쑥섬은 3무의 섬이다. 개와 닭, 무덤이 없다. 대신 고양이는 많다. 전라남도와 고흥군은 쑥섬을 '고양이 섬' 특화 마을로 지정하였다. 마을로 입양된 섬 고양이는 해안가 도로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아 먹이를 주거나 사진을 찍어도 도망가는 법이 없다. 고양이를 보살피는 할머니의 인자한 모습도 좋은 그림이 된다. 현재 쑥섬의 고양이는 40마리로 네 집에서 10마리씩 맡아 키운다.



쑥섬은 원칙적으로 큰 배낭을 메거나 음식물을 가지고 입도할 수 없다. 캠핑을 금지하고 있는 섬이다. 대신, 갈매기카페에서 커피와 음료는 물론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육개장, 버거, 우동 등을 판다. 쑥섬돌담집밥에서 막걸리와 백반, 쑥전, 수제비 등을 먹으려면 예약해야 한다. 하지만 당일 탐방의 경우 섬에 머물기를 두 시간 정도로 제한하고 있어 편안하게 앉아 먹기는 어렵다.



쑥섬 내에는 펜션 그리고 민박도 한 곳 있다. 현재는 코로나 때문에 운영하지 않는다. 외나로도 항 여객터미널 부근에 숙소와 식당이 많다. 또한, 자연산 회를 저렴하게 파는 수산물센터를 들러 봐도 좋다.



쑥섬

전라남도 고흥군 봉래면 사양리



글·사진 김민수(아볼타) 트래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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