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국내여행

애도 어른도 좋아하는 나들이 섬,
'고흥 쑥섬'

by 트래비 매거진

쑥섬은 고흥군 외나로도항 마로 건너편에 있는 작은 섬이다. ‘애도’로도 통하는 이 섬에는 예로부터 쑥이 지천으로 깔려있었다. 애도는 쑥섬의 한자표기며 섬의 공식 명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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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섬 앞에는 수많은 칭호가 따라붙는다. 전라남도의 민간정원 제1호, 2016~2018년 ‘대한민국 가고 싶은 섬 33’, 2019~2020 ‘휴가철 찾아가고 싶은 33섬’ 그리고 2021-22년 ‘한국 관광 100선’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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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나로도에서 도선(쑥섬호)을 타고 5분이면 쑥섬에 도착한다. 도선은 하루 9회 왕복(상황에 따라 수시로 증편)하며 왕복요금 2,000원에 입장료 6,000원을 합쳐 8,000월을 결재하면 된다. 그리고 마지막 5시 배는 주민과 숙박자만 승선할 수 있다.


외나로도선착장

전라남도 고흥군 봉래면 축정2길 138-3


난대원시림과 환희의 언덕


쑥섬에서의 일정은 선착장을 시작으로 3km의 탐방로를 순환하는 것으로 이뤄진다. 대략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탐방로를 걷다 보면 난대 원시림, 환희의 언덕, 몬당 길, 별 정원, 신선대, 성화 등대, 쌍 우물 등 자연과 섬 주민들의 정성이 가꿔놓은 다양한 명소들을 만나게 된다. 또 곳곳마다 자상한 설명을 적어놓은 안내판을 설치해 여행객의 이해를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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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로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스폿은 난대 원시림이다. 4백 년 동안 외부인의 출입을 금했던 숲은 2016년 처음으로 일반에게 공개되었다. 그 때문에 자연이 키워낸 모습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 태고의 숲을 방불케 하는 이곳에는 어머니 나무, 코알라 나무, 푸조나무를 비롯한 500여 종의 고목들이 저마다의 자태와 사연을 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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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 난대림에서 환희의 언덕으로 이어지는 통로에서는 누구든 멈춰서고 인증샷을 찍는다. 돌계단, 나뭇가지, 넝쿨이 만들어내는 어둠의 경계는 피사체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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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의 언덕은 쑥섬 최고의 조망터로 이곳 또한 인증샷 스폿이다. 환희의 언덕 너머로는 해식애를 두르고 우뚝 솟아있는 돌출지형의 모습이 보이는데 쑥섬과는 방파제로 연결된 무인도다. 무인도는 또 다른 방파제와도 연결되어 있어 본섬과 함께 외나로도 항을 더욱 안전하게 하는 방패막이 역할을 한다.


쑥섬정원에서 성화등대 그리고 중빠진굴


쑥섬정원은 별정원, 달 정월, 태양 정원 등으로 구성돼있다. 쑥섬지기 김상현, 고채훈 부부가 1998년부터 직접 가꾸고 일구어 조성했다. 쑥섬정원은 2007년 민간의 정원을 발굴해 지역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전라남도 민간정원 프로그램의 첫 대상 지역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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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등대는 거문도와 완도를 오가는 선박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무인 등대로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 불을 밝힌다. 등대에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널따란 바위와 두 개의 수직 절벽이 어우러진 비경을 만나게 된다. 신선들이 바둑을 두고 놀았다는 신선대와 도력을 겨루던 중이 빠져 죽었다는 중빠진굴이다. 중빠진굴은 썰물 때 동굴의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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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섬


쑥섬은 3무의 섬이다. 개와 닭, 무덤이 없다. 대신 고양이는 많다. 전라남도와 고흥군은 쑥섬을 '고양이 섬' 특화 마을로 지정하였다. 마을로 입양된 섬 고양이는 해안가 도로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아 먹이를 주거나 사진을 찍어도 도망가는 법이 없다. 고양이를 보살피는 할머니의 인자한 모습도 좋은 그림이 된다. 현재 쑥섬의 고양이는 40마리로 네 집에서 10마리씩 맡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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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섬은 원칙적으로 큰 배낭을 메거나 음식물을 가지고 입도할 수 없다. 캠핑을 금지하고 있는 섬이다. 대신, 갈매기카페에서 커피와 음료는 물론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육개장, 버거, 우동 등을 판다. 쑥섬돌담집밥에서 막걸리와 백반, 쑥전, 수제비 등을 먹으려면 예약해야 한다. 하지만 당일 탐방의 경우 섬에 머물기를 두 시간 정도로 제한하고 있어 편안하게 앉아 먹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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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섬 내에는 펜션 그리고 민박도 한 곳 있다. 현재는 코로나 때문에 운영하지 않는다. 외나로도 항 여객터미널 부근에 숙소와 식당이 많다. 또한, 자연산 회를 저렴하게 파는 수산물센터를 들러 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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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섬

전라남도 고흥군 봉래면 사양리



글·사진 김민수(아볼타) 트래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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