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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Oct 21. 2021

제주 캠퍼들이 뽑은 낭만 캠핑지,
금능해수욕장 야영장

제주를 찾는 백패커들


최근 코로나의 여파로 캠핑이 붐을 이루는 데다가 관광객의 숫자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제주의 각 야영장에서는 평일에도 캠핑족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제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캠핑 장소는 우도의 비양도 연평리 야영지다.


한림항 비양도 도선


흔히 비양도야영장으로 불리는 이곳은 옹진군 굴업도와 평창군 선자령과 더불어 한국의 3대 백패킹 성지로 불린다. 커다란 배낭을 짊어지고 제주공항을 빠져나오는 백패커 10명 중 7, 8명이 비양도 야영장에서의 하룻밤을 일정에 넣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우도는 제주에 주소를 두고 있지 않은 외지인이 렌트카를 동반해서 입도할 수 없다. 또한, 짧은 시간이지만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야 하고 섬에 들어가서도 버스나 도보로 야영장에 접근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동선이 길다 보니 하룻밤을 보내려면 꼬박 2일은 오롯이 투자해야 한다.


비양도


비양도 연평리야영지


비양도연평리야영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우도면 연평리 3


비양도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우도면 연평리



야자수와 투명한 바다를 배경으로


제주 본섬에도 꽤 많은 야영장이 있다. 일정이 짧거나 더욱 쉽게 캠핑을 즐기고 싶다면 해수욕장 야영장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그중 금능해수욕장 야영장은 제주에 거주하는 캠핑 매니아들이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곳이다.


금능해수욕장 야영장


금능해변은 협재해변과 경계를 구분할 수 없을 만큼 하나로 이어져 있다. 협재가 넓은 백사장에 더불어 해변 입구까지 식당과 카페 그리고 편의 시설이 들어서 화려함과 북적임을 자랑한다면 금능은 해변 뒤편에 설치된 화장실과 샤워장이 전부일 만큼 소박한 입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야영장만큼은 최고의 환경을 자랑한다. 야영장은 높이 20~30m까지 쭉쭉 뻗어선 야자수 숲 아래 들어서 있다. 그 때문에 자연에서 캠핑하는 기분이 물씬하다.


금능해수욕장


금능해수욕장의 모래는 유난히 희다. 부서진 조개껍질로 인해 석회질 성분이 많기 때문이다. 이곳의 바다는 바닥까지 훤하게 들여다보이는 투명함에 연초록의 물빛이 더해져 매우 이국적이다. 게다가 바다 건너에는 우도의 비양도와는 다른 원조 비양도가 그림처럼 솟아 있다. 혹자는 금능해수욕장을 낭만 캠핑지라 표현하기도 한다.



야영장에는 차량을 동반해서 들어갈 수 없다. 해변 뒤편의 무료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캠핑 장비를 들고 숲길을 따라가면 곧바로 야영장이 나타난다. 또한, 정해진 구역이 없음을 이해해야 한다. 누구든 야영장 구획 내의 어느 곳에나 설영을 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캠퍼 상호 간에 에티켓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해변 내의 일부 구역은 사유지다. 사유지에도 캠핑 사이트가 조성돼있다. 금능해수욕장 야영장이 무료인 데 반해 사유지는 만원 안팎의 이용료를 받는다. 캠퍼들이 많이 몰리는 휴가철이나 성수기 주말 텐트 칠 자리가 없을 때는 고려해 봄 직하다.



금능해수욕장야영장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금능리 2029


금능해수욕장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금능리



금능해변에서의 저녁 산책과 주변 돌아보기


저녁 무렵의 금능해변은 이루 형언할 수 없는 풍광을 자아낸다. 이 무렵 협재해변에서 그 반대편의 금능방파제까지의 걷기를 추천하는 이유다. 붉게 물든 하늘과 한적한 바다가 만들어 낸 저녁 정취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금능해변에서는 버스킹도 곧잘 이뤄진다. 산책하는 도중 멈추어 서는 이유가 생길 때마다 행복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금능해변에서 한림항까지의 거리는 대략 4km에 불과하다. 한림항과 비양도 사이에는 하루 8차례 도선이 왕복 운항한다. 비양도는 부속 섬 중 가장 제주다운 정취를 간직하고 있다. 한 바퀴 도는데 1시간 30분 정도면 충분하며 그곳에서 바라다보이는 협재, 금능해변의 풍광이 일품이다.


신창풍차해안도로


그리고 요즘 핫플로 사랑받는 판포포구와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도로 중 하나로 꼽히는 신창풍차해안도로 역시 금능해변에서 가깝다. 야영장을 베이스캠프로 돌아볼 수 있는 스폿들이니 놓치지 말아야 한다.


신창풍차해안도로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 신창리 1481-23



나만의 반려해변 만들기


기업과 단체가 특정한 해변을 가꾸고 관리하는 제도를 ‘해변입양’ 이라고 하며 미국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국내에도 이러한 개념이 도입되어 ‘반려해변’이란 이름으로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금능해변은 제주의 또 다른 표선해변, 중문 색달해변과 더불어 반려해변의 대상지로 선정되었다. 현재 대상 해변들은 제주맥주, 하이트진로, 공무원연금공단이 맡아 쓰레기 등을 치우고 청결하게 관리 중이다. 하지만 해변을 보호한다는 무엇보다 이용자들의 애정과 의식이 필요하다. 얼마 전 모슬포 하모해수욕장 야영장이 폐쇄된 원인에 무분별하게 쓰레기를 남기고 자연을 훼손했던 이용객들의 잘못도 있었기 때문이다.

비치코밍은 해변(beach)에서 빗질(combing)하듯 해양 부유물이나 쓰레기를 줍는 활동이다. 금능해변을 나만의 반려해변으로 삼고 때때로 찾아가 비치코밍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글·사진 김민수(아볼타) 트래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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