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 때 우유니 소금사막을 찾으면, 마치
하늘과 땅이 하나가 되는 듯한 착각이 든다.
완벽한 데칼코마니, 하늘에 두둥실 떠오른
뭉게구름은 바닥에도 떴다.
세계 여행자들의 버킷리스트,
우유니 소금사막과 만났다.
사막에 지어진 센트로, 우유니
방대한 ‘우유니 소금사막’으로 가는 거점은 동명의 마을이다.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던 중남미의 대부분 도시마다 ‘센트로’라는 이름의 도심이 형성되어 있는데, 우유니 역시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소금사막으로 향하는 여행자는 모두 이곳을 거친다. 노란색 시계탑을 중심으로 버스터미널, 여행사무소, 호스텔, 레스토랑, 시장 등이 둘러싸고 있다. 대략 1시간 정도면, 모두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아담하다.
소금사막으로 향하는 여행자는 이 작은 마을에서 꼭 방문하는 장소는 여행사다. 우유니 소금사막은 다양한 투어가 존재하는데, 소금사막만 둘러보고 오는 당일치기 투어부터 방대한 라구나 국립공원과 크고 작은 호수를 모두 둘러보는 2박 3일 투어 등으로 구분한다. 센트로 주변에 여행사가 여럿 있는데, 보통 국적이 서로 다른 5-6명 정도의 멤버가 팀을 이뤄 투어에 참여한다.
우유니 기차무덤 & 콜차니 마을
우유니 센트로 외곽에 자리한 명소. 지금은 달리지 않는 녹슨 열차가 공터 군데군데 아무렇게나 널려 있다. 소금사막을 다녀오는 여행자들이 하나둘 방문하면서 자연스레 ‘우유니 출사 명소’가 된 모양새인데, 이제는 우유니 투어의 필수 방문 코스가 되었다. 여행자들은 녹슨 기차에 오르거나 철로 중간에 서서 개성 넘치는 사진을 찍는다. 기본적으로 녹슨 쇳덩이가 많아 기차에 오를 때는 상처에 주의해야 한다.
소금사막으로 진입하기 전, ‘콜차니’라는 이름의 작은 마을을 경유한다. 콜차니 마을에는 소금으로 만든 각종 기념품을 늘어놓고 파는 상인으로 가득하다. 놀랍게도 주변 건물 역시 소금으로 지었다. 작은 박물관이 있는데, 화장실 건물이 있으니 들르는 것이 좋다. 소금사막에서는 화장실이 없다.
우유니 소금사막
콜차니 마을을 지나 조금만 달리면, 차창 밖으로 방대한 소금사막이 펼쳐진다. 억겁의 세월 이전, 우유니 소금사막은 깊은 바다였다. 이후 지각변동으로 땅이 솟아올랐고, 빙하기를 지나면서 거대한 호수가 됐다. 다시 긴 세월이 흐르면서 호수가 서서히 증발해 지금의 소금평원이 되었다.
우유니 소금사막은 크게 우기와 건기로 구분한다. 11월에서 3월까지가 보통 우기, 나머지 기간을 건기라고 부른다. 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로 불리는 장면을 보기 위해서는 우기 때 찾아야 한다. 여기에 다양한 조건이 붙는다. 일단 ‘우기’기 때문에 비가 자주 내린다. 그렇기에 비가 내린 직후 맑은 날에 찾아야 하고, 구름도 어느 정도 떠 줘야 한다. 빗물이 적당히 고인 화창한 날의 우유니 소금사막은 하늘과 땅의 경계가 모호하다. 완벽한 데칼코마니다.
소금사막을 찾은 여행자는 보통 반나절 정도 자유시간을 가진다. 어쩌면 일생에 단 한번 마주할 수 있는 풍광이기에 미리 코디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화사한 원피스도 좋고, 남미 원주민 스타일로 털모자를 쓰거나 숄을 걸쳐도 좋다. 여기에 형형색색의 풍선이나 리본, 태극기 등을 미리 준비했다면, 소금사막을 배경으로 더욱 개성 넘치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특별한 소금사막을 경험하고 싶다면, 야간에 진행하는 우유니 스타라이트 투어에 참여해 보는 것도 좋다. 보통 자정이 넘은 시각이나 새벽녘에 진행하는 프로그램인데, 소금사막에서 은하수와 별똥별 쇼를 조망한다. 우기 때 찾으면, 바닥에도 은하수가 뜬 장면을 촬영할 수 있다. 튼튼한 삼각대와 밝은 렌즈를 미리 준비하고, 여행자들의 스마트폰 조명, 손전등 불빛 등을 활용하면, 다양한 아이디어 기념사진을 건진다.
라구나 국립공원 투어
2박 3일 일정의 우유니 소금사막 투어에 참여할 경우, 방문하는 장소다. 그러니까 소금사막 남쪽으로 펼쳐진 방대한 지형을 아울러 ‘라구나 국립공원’이라고 통칭한다. 대략 이틀 동안 라구나 국립공원 내에 자리한 대형 호수 일대를 둘러보면서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시간도 가진다.
플라밍고 떼가 서식하고 붉은 빛을 띠는 라구나 콜로라다, 칠레 국경 근처에 자리한 라구나 베르데 호수가 유명하고, 광활한 사막 한가운데 홀로 자리한 버섯바위, 아르볼 데 피에드라 역시 주요 관람 포인트다. 또한 대규모 간헐천 일대, 땅속에서 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솔데 마냐나 일대에서 노천온천 체험도 추천할 만하다. 탈의실이 있지만, 불편하다. 수영복을 미리 입고 겉옷을 걸친 다음, 방문하는 것이 좋다.
글 · 사진 이수호 트래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