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들이 쿠스코를 방문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가장 큰 이유는 마추픽추에 오르기 위함이다. 마추픽추는 페루는 물론 남미의 얼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추픽추는 아래에서 올려다 봤을 때, 잘 보이지 않아 ‘잃어버린 공중정원’이라는 별칭도 붙었다.
위대한 유적으로 향하는 길목,
오얀타이탐보
쿠스코에서 북쪽, 마추픽추로 가는 길목에 자리한 마을이다. 오얀타이탐보는 예전 잉카 제국 함락을 목표로 진격하던 스페인 군대가 주둔했던 마을이다. 쿠스코 구시가지와 마찬가지로 이곳 역시 잉카 시대의 십자형 골목과 예스런 돌길, 석벽 등이 많아 마치 중세로 시간여행을 한 듯한 착각을 느끼게 한다.
여행자가 주로 이곳을 찾아오는 시기는 인근 우루밤바 강이 범람하는 우기다. 우루밤바 강이 범람해 기찻길이 잠기면서 쿠스코에서 마추픽추로 가는 길이 끊기기 때문이다. 우기 때는 여행자들이 쿠스코에서 버스로 이곳까지 이동한 다음, 마추픽추로 향하는 파란색 기차, 페루레일(Peru Rail)에 오른다.
오얀따이땀보
PPVM+5M7, Ollantaytambo 08676 페루
페루레일, 마추픽추로 향하는 특급 열차
일반적으로 마추픽추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걸어 가거나, ‘페루레일’이라는 기차에 오르거나. 오얀타이탐보에서 마추픽추까지 대략 일주일 동안 걸어가는 잉카트레일도 유명하지만, 보통의 여행자는 그렇게 시간이 많지 않아 후자의 방법을 택한다.
페루레일은 쿠스코와 오얀타이탐보, 아구아스깔리엔테스를 연결하는 기차다. 고품격 시설과 서비스를 선보이기 때문에 가격대가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마추픽추까지 걸어갈 수는 없기에 여행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페루레일에 오른다. 하지만 일단 기차에 오르면, 200% 만족하게 될 것이다. 좌우는 물론 천장에도 창문이 달려 있어 열차가 달리는 내내 성스러운 계곡과 우루밤바 강이 선사하는 멋진 풍광을 감상할 테니.
이것이 끝이 아니다. 페루레일에 오르면, 승무원이 탑승해 간식과 음료를 서브한다. 또 개성 넘치는 패션쇼를 선보이기도 하고, 페루 원주민 스타일의 멋진 공연을 선사하기도 한다. 쿠스코에서 아구아스깔리엔테스로 가는 대략 4시간, 페루레일에 오르면 지루할 틈이 없다.
PeruRail
Av. Ferrocaril s/n, Urubamba, Valle Sagrado, 페루
마지막 관문, 아구아스깔리엔테스
페루레일의 종점이자 마추픽추로 향하기 직전에 만나는 도시다. 아구아스깔리엔테스는 스페인어로 ‘따뜻한 물’이라는 뜻이다. 기차에서 내려 실개천만 건너면, 아구아스깔리엔테스와 바로 연결된다. 산중턱에 엎드린 조용하면서도 작은 마을로 마추픽추로 향하는 여행자가 잠시 쉬어가는 거점이다.
마을 중앙에는 작은 광장이 조성되어 있는데, 잉카 제국, 태양의 아들로 불린 망코 카팍의 동상이 있다. 광장 주변으로는 여행자 숙소와 음식점, 카페가 둘러싸고 있다. 참고로 광장 근처에 자리한 티켓오피스에서 마추픽추 입장권을 구할 수 있다. 아침 일찍 쿠스코를 출발했다면, 당일치기로 마추픽추를 둘러보고 다시 돌아갈 수 있지만, 조금만 늦어도 이곳에서 하루 머물러야 한다. 마추픽추는 매일 오후 2시 무렵까지 입장할 수 있다.
Aguas Calientes
Aguas Calientes 08681 페루
페루의 얼굴, 마추픽추
아구아스깔리엔테스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대략 20분 정도 오르면, 마추픽추와 만나게 된다. 잉카 제국이 멸망한 뒤, 오랫동안 세상에 감춰져 있다가 1911년 미국의 역사학자, 하이람 빙엄에게 발견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마추픽추는 잉카 제국이 건설한 도시 가운데, 가장 미스터리한 장소로 알려져 있다. 아래쪽에서 잘 보이지 않아 ‘잃어버린 공중 도시’라는 별칭도 붙었다. 수레바퀴 없이 이런 고지대에 어떻게 도시를 건설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그렇기에 마추픽추는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신 세계 7대 불가사의’에 모두 뽑히기도 했다.
마추픽추는 방대한 유적군이다. 적어도 2시간 정도 투자하고 천천히 둘러보길 바란다. 잉카인들이 신성시 여긴 태양의 신전,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인티와타나 유적, 마추픽추의 교과서적인 포토존인 오두막 전망대, 콘도르 모양을 본뜬 신전, 채석장 유적 일대가 주요 관람 포인트다.
사실 마추픽추에서 바라보는 봉우리는 와이나픽추다. 여행자가 발을 디디고 있는 장소가 마추픽추인 셈이다. 원주민말로 마추픽추는 ‘늙은 봉우리’, 와이나픽추는 ‘젊은 봉우리’라는 뜻이 있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건너편 와이나픽추에도 올라보는 것을 추천한다. 티켓은 사전에 예매해야 하는데, 유적 보호를 위해 입장 인원을 제한하기 때문에 서둘러야 한다.
마추 픽추
08680 페루
글·사진 이수호 트래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