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향
우리 선조들은 말 한마디에 가족들의 명운을 걸고 움직였다.
그게 잘 못 되어, 3족이 멸하고, 9족이 멸할지라도
해야 하는 이야기라면 꼭 해내고야 만다.
그러다 운이 좋을라 치면
첩첩 산골짜기 두메 산골에 책 몇 권 던져주고
삶을 반성하라 하였으메...
생면부지의 땅에
물 설고 길 설고 낯 설기만 한 고고한 그곳에 스러지며
면벽도 했다가 찾아오는 친우들을 내외도 하다가
혼자만의 외줄타기에 몰입도 하다가..
다시금 내 돌아갈 때 언제이누 하면서
얼마되지도 않은 지난 시간의 날들을 곱 씹으며 곱 씹으며
떠나온 자리를 그리워 하였더랬다.
돌아보아도 돌아보아도
짧아지지 않는 그 둘레길 돌아온 길에는
끈 떨어진 연 마냥 휘둘레치는 과꽃잎만 날릴까 만은
그래도 다 잡은 마음은 고무신 버선코를 갈길 마냥 붙들고 있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