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웃으며 이야기 하는 사람이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없었는데, 올해 2년간의 긴 휴식을 마치고 복귀한 사람이 있다.
처음에는 그 간의 공백을 메우려 이곳 저곳을 다니며 사람들과 아는체를 했다.
옆에서 지켜보니 사람들에게 식사와 커피를 사며 조직 적응을 위해 무척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예전부터 잘 알던 사람이 아니어서 딱히 내가 적극적으로 친하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었던 건 사실이다.
좀 더 시간이 지나고 나서 그는 내 주변으로까지 활동 범위를 넓혔다.
그 전에 얼굴은 알고 있었기에 목례만 주고 받긴 했었지만,
이번에도 예전과 같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다가 드디어 나를 포함한 내 주변 사람들과 같이 식사를 하게 되었다.
누구는 그 동안 주식 투자를 해서 많이 벌었다고 하기도 하고,
누구는 회사에 이러저러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다가 여러 사람에게 민폐를 끼친 전력에 대해서 비평적인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날 다른 동료와 함께하는 것으로 가볍게 식사를 하자고 했다.
당연히 식사와 함께 비슷한 연배에 나올 법한 이야기들이 줄을 이었다.
오랜 직장 생활의 노련한 경험 이야기. 조금 있으면 닥칠 노년 생활 준비 이야기.
이미 성인이 되어버린 자녀들 이야기. 그리고 약방의 감초처럼 빠질 수 없는 주식 투자로 번 이야기 등등.
그런데, 같이 식사하면서 재밌는 현상을 발견하게 되었다.
나 자신도 가끔 웬지 모르게 나오는 것인데...
이야기 하는 것 자체에 빠져 약간 흥분하게 되면 하는 버릇이 그에게도 보이는 것이었다.
별로 웃기거나 재밌는 이야기도 아닌데, 이야기의 앞 뒤에 웃음을 넣어서
허허허 웃으면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가?
"허허허..그때 내가 그런 생각으로 그런 행동을 한거지..허허허"
"허허허..우리 아들이 운전을 하다가 허허허 신호 위반으로 벌점을 받게 되었어."
이야기를 듣는 두 사람은 그냥 밥 먹으면서 일상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이야기의 앞과 뒤에 계속 사람 좋은 그 웃음을 계속 하고 있었다.
조금은 순박한 느낌이랄까?
남에게 크게 피해 입히고 살지 않을 것 같은 느낌.
조직의 생리로, 프로젝트의 목적때문에 의도치 않게 여러 사람에게 폐를 끼칠 수도 있었겠지만,
순수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두꺼운 세월의 무게를 뒤로 한채, 새로 복귀한 조직에 적응하려는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뒤에서 타인들이 별 생각없이 던져 넘기던 이야기와는 다르게 소탈한 자신의 이야기를 웃으며 하는 그 사람의 모습이 인상적이고 좋아보였다.
거기에 그런 그의 모습을 지켜보는 나의 모습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