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골프를 즐긴다. 한 때는 골프 스코어를 줄이려고, 좀 더 잘 치려고 별별 짓을 다 했었다.
잘 가르친다는 프로가 있으면 몇 시간을 마다 않고, 달려가서 잠깐 이라도 레슨을 받고, 녹초가 되서 돌아와도 똑바로 날아가는 공을 보면 힘든줄 몰랐다.
실제 라운드와 가장 비슷한 환경에서 연습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왕복 3시간의 잔디 연습장을 거의 매주 다녔던 기억.
특정 레슨 프로의 레슨이 다 되면, 다른 사람을 또 찾아가며 어드레스 교정에, 그립 수정에 몰두하던 모습들.
골프 잘 치는 절친을 찾아가 비법을 전수 받는다고 동영상 촬영하면서까지 배워서 적용해 봤는데 잘 안되서 그 친구에게 성질을 내서 절친과 거의 절교할 뻔했던 순간들.
하지만, 반짝 한 두번 잘 나던 스코어는 좀 시간이 지나면, 원래대로 부메랑처럼 턱 하고 돌아왔다.
끝모를 좌절감과 아쉬움은 더 힘들게 했다.
그러던 중, 지금은 없어진 '마음골프'의 김헌 선생님의 동영상 강의를 듣게 되었다.
요지는 그런 것이다. "너무 스코어에 집착 하지 말라. 그저 즐기는 게임이다. 오늘 잘 되었다가 내일 형편없이 무너질 수 있는게 골프다."
라고 하면서
"골프는 유효샷으로 즐기는 게임이다" 라는 이야길 투척하셨다.
"골프는. 유효샷으로. 즐기는. 게임이다."
이게 뭔소리냐하면 프로야구 게임을 떠올리면 우리는 이승엽의 호쾌한 홈런과 류현진의 강력한 삼진 아웃을 떠올리고 이게 야구 보는 맛이야 하고 생각한다. 골프를 아는 분들이라면, 이글 샷에 멋진 버디샷의 장면을 떠올릴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의 1년이 매일 생일일 수 없고, 매일 화이트 크리스마스 일 수 없다.
골프도 마찬가지이다. 300미터 날아가는 멋진 드라이버샷을, 세컨샷이 써드샷이 바로 홀에 들어가는 마법과 같은 순간을..
아니 그거까지 바라지도 않는다. 투온이나 쓰리온을 깃대 가까이 붙여서 버디샷을 남겨놓는 상상을 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일이 얼마나 자주 있는가?
버디는 몇 번이나 하는가?
물론, 싱글 핸디캡퍼나 아주 운 좋은 사람은 계속 할수 있지만..냉철히 생각해 보자.
과연 얼마나 자주 할까? 4명이서 해도 3~4게임을 해도 한두번 할까 말까이다..
매우 가능성이 낮다. 너무 높은 곳에 목표를 두면 실망도 큰 법.
안되면 실망이 크다. 이에 대비한 이야기다. 유효샷이란 벌타를 받지 않는 잘 맞지 않은 평범한 샷을 이야기 한다.
김헌 선생님의 이야기를 길게 풀자면,
"최소 100번 가까이 샷을 하는데, 계속해서 잘 맞은 샷이 나올 확률은 낮다. 프로들도 70~80번을 치는데 마음에 드는 샷이 얼마 나오지 않는다. 과연 아마추어인 우리들은 어떤가? 계속된 굿샷은 우리의 희망사항이고, 뜬구름일 뿐이다.
잘 맞지 않은 평범한 샷에 만족하고 치며, 만족해 하는 게임이 골프이다. 잘 못 맞았다고 실망하지 말고, 탓하지 말고 즐기며 게임하라."
라는 이야기다.
나는 이 이야기가 꼭 골프에만 귀결되는 이야기라고 생각치 않는다.
우리 삶은 어떤가? 매일 생일인 것처럼 조증의 환자처럼 즐겁기만 한가? TV 드라마 나오듯이 웃음기 넘치고 활기찬 하루의 연속인가?
우리의 삶도 그리 잘 치지도 벌타를 겨우 면하는 그런 샷의 연속이 아닌가?
골프가 너무도 우리의 삶에 닮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