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그런 건지..
나만 그런 건지 요즘은 후배들과 동료들이 모이면 2가지 중에 한 가지에 대해서 주로 이야기한다. 그중 제일은 역대 최고치 기록을 매일 경신하고 있는 주식 이야기이고, 또 하나는 매일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있는 AI 이야기다. 주식은 주식 시장 나름으로 전 세계에서 우리 국장만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어서 놀랍기도 하고, 그동안 그렇게 억눌려 있었나 하는 생각에 뿌듯하기도 하다. 또 한편으로는 언제까지 상승할 수 있는지 바로 내일이라도 바로 미끄럼틀 탄 것처럼 하락의 길을 갈 수도 있는 게 주식이라 불안한 것도 사실이다. AI는 더 하다. 우리나라가 좀 오지랖이 넓고, 유독 변화에 민감해서 AI 서비스 회사가 내놓은 서비스의 새로운 버전에도 호들갑을 떠는 측면도 있지만, 그걸 감안해도 신선하면서도 충격적인 뉴스가 너무 많다. 그건 아마도 AI 서비스 회사들의 경쟁으로 촉발된 AI 마케팅 전쟁으로 말미암아서 일 것이다.
나는 AI 서비스 회사들의 과두 경쟁을 보면 삼국지의 조조가 위나라 군함들을 쇠사슬로 서로 연결한 전술의 '연환계(連環計)'가 떠오른다. 전투의 효율성을 확대하려고 배를 하나로 묶는다. 결국 화공으로 조조의 군대는 대패하고 겨우 목숨만 부지한 채 재기를 노리는 몸이 되었다.
거대 AI 서비스 회사들 뒤에는 얼마나 많은 투자자들이 수조 원의 투자금을 들고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듯 더 많은 수익을 위해 박차를 가하는 형국이다. 기업이 멈추면 수조 아니 수십조 원의 자금이 멈출 수 있다. 서로 순환 투자로 묶여 있는 기업들의 형국이 이 '연환계'와 뭐가 다른다는 말인가?
물론, 내가 두 가지 주제에 관심이 많고, 내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주로 배치되어 있는 경향이 강하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두 가지 주제는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HBM을 필두로 시작된 이 밀당 게임은 현재로서는 정점을 잊고 달리고 있고, 이는 고스란히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호랑이 등 뒤에 올라탄 어지러운 기분이지만, 계속될 수는 없다. 언젠가는 호랑이 등에서 떨어진 후 바지에 묻은 흙을 탁탁 털며 '다시 시작해야지' 할 수 있다.
아니면, '헉, 이런 일에까지 AI가 관여한다고? 놀라운 동시에 무서운데?'라는 감탄문이 절로 나올 수 있다. 지금도 충분히 놀랍지만, 계속 경신해 나가는 전인미답의 개발 스토리가 살짝 무섭기까지 하다. 이 마저도 인류의 역사에 기록될 일 들일까? 너무 높이 올라 올 수록 더 어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