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는 나의 삶
나의 노래는 나의 삶
어쩌다 라디오에서 '여행스케치'의 '별이진다네' 가 나오면 나는 그 시절 그 녀석과 그 회의실이 떠오른다.
W라는 회사 동기녀석이 있다. 대학교때 풍물패를 하고, 상모를 돌리던 녀석인데, 통기타를 제법 잘 쳤다.
둘이서는 신입사원 교육때 친해졌는데, 좋아하는 노래가 많이 겹쳤다. 그래서 의기투합 회사 가요제에 나갔었는데..결과는 예선 탈락.
그때 대강당에서 꽤 유명한 가수들이 심사위원으로 와서 예선 심사를 진행했었는데, 운이 따르지 않아, 아침 9시 예선 맨 첫 주자로 목도 제대로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둘이 화음을 넣어 불렀다.
조하문의 '눈오는밤' 이라는 곡이 있다.
7080 노래이고, 그 당시 통기타 좀 친다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한 곡이다.
이 곡은 나에게 H형을 생각나게 한다.
대학교 2학년때 처음 들어간 봉사활동 동아리에서 H 형은 나에게 친교 부장을 시키고, 통기타까지 넘겼다.
형과 나는 동아리 모임때마다 뒷풀이에서 이 노래를 되도 않는 화음을 넣어가며 목청껏 불렀다. H 형은 지금 뉴질랜드 이민가서 아들딸 낳고 잘 살고 있다.
박정운의 '오늘같은 밤이면' 이라는 곡은 재작년 미국에서의 생활을 떠올리게 한다.
예전부터 좋아하고 노래방에서 수없이 라이브 버전까지 섭렵해서 많이 불렀던 곡이다.
안식년 여행으로 재작년 미국에 갔었을 때, 박정운씨의 부고를 접했다.
그 당시 미국 집에 같이 머물고 있던 E 씨와 저녁에 같이 퇴근하는 차 안에서 소식을 접하고는
고인을 추모하면서 이 노래를 같이 불렀다. 맥주 한잔 한 터라 아주 진한 감정을 넣어서 불렀던 기억이 있다.
이재성의 '내일로 가는 마차' 라는 곡은 많이 알려진 곡은 아니다.
그런데, 나는 이 노래만 생각하면 헛 웃음이 나온다. 이재성은 '촛불잔치' 등으로 80년대 당시에 꽤 전성기를 구가하던 가수다.
헛 웃음을 불러오는 이유는 대학 1학년 시절의 내 모습을 떠올리게 해서이다. 입학한지 두어달도 안된 피라미가 노래 좀 해보겠다는 모습말이다.
지금 생각하면 제대로 연주도 못하고, 곡을 제대로 소화도 못하면서 '에밀레' 라는 노래 그룹에 오디션을 봤다. 무작정 노래가 좋았고, 열심히 부르면 어떻게 해서 든지 붙여 줄 것 같아서이다.
결과는 탈락. 인터넷도 없고, 노래 잘 부르는 선배도 몰랐던 시절 용감하게 통기타 메고 도전 했던 대학교 신입생 시절의 내가 떠오른다.
안면도 MT때 휴가 나와서 그룹 해바라기 노래를 고운 목소리로 부르던 L형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