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연습 75

What's in my bag?

by 프라하

'어? 뭐가 이리 무겁지?'

백팩을 매려고 손으로 잡는 순가 손목이 약간 휘청하고 힘이 바짝 들어갈 정도로 느껴진 무게감에 절로 의구심이 들었다.

'내가 뭘 넣었더라? ' 빠르게 가방 안을 스캔했다.

'노트북하고 전원, 안나 카레니나3권, 함민복 시집..그게 다 일텐데?

아..텀블러를 넣어서 그렇구나. 톨스토이 책이 600페이지 가까이 되니 무겁긴 하겠네..'

그런데, 생각해 보니 그것 뿐만 아니라 기본 품목으로 여러가지 것들을 담아놓았다.

명함지갑과 볼펜, 아이디어 메모를 위한 작은 노트, 포스트잇, 명함집, 눈 보호를 위한 썬글라스, 각종 카드가 있는 지갑 등을 항상 들고 다닌다.



무거운 배낭에서 시작된 질문은 또 다른 질문으로 이어졌다.


'난 왜 이렇게 매번 배낭을 무겁게 들고 다니지? 다른 사람들은 아예 빈손으로 다니는데..

욕심이 많은 건가? 아냐 그래도 다 필요한 것들이야 '


노트북은 틈틈히 내용 찾아서 글 쓰려면 꼭 필요한 것이고,

안나 카레니나는 미션 도전 중이라 지하철에서도 읽어야 한다.

텀블러는 지난 번 교육때 옆 수강생이 직접 담아온 물병에 물 마시는 모습이 멋있어 보여 꼭 챙겨야 한다.

이 몇가지가 결국 배낭의 무게를 좌우했던 거다.


그러고 보면 나는 항상 배낭을 챙길 때 모든 예외적인 상황을 생각해 가급적 필요 물품을 다 구비하는 편이다.

그래서, 기본 무게가 이미 상당하다.


또 다른 꼬리를 물게된 질문은 결국


'이게 내 삶의 방식이겠지?'


무겁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한 준비 물품들을 항상 들고다녀야 한다는 사고방식.

있을 때는 모르지만, 꼭 안 챙기면, 필요할 때가 생겨 '갖고올껄...' 하면서 후회하기 싫어하는 삶의 루틴들.

그러고 보니, 모든 입는 바지 주머니에 넣어둔 안경닦는 손수건도 루틴이라고 할 수 있겠네?


Gemini_Generated_Image_qr9bgfqr9bgfqr9b.png what's in my bag?


무게가 상당하여 어깨를 짖누를지라도, 불룩하게 튀어나와 지하철 통행에 불편함을 초래하더라도

모든 상황에 대비해서 가급적 모든 것을 구비 또는 준비해야 하는 방식. 그것이 내 삶의 방식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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