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s in my bag?
'어? 뭐가 이리 무겁지?'
백팩을 매려고 손으로 잡는 순가 손목이 약간 휘청하고 힘이 바짝 들어갈 정도로 느껴진 무게감에 절로 의구심이 들었다.
'내가 뭘 넣었더라? ' 빠르게 가방 안을 스캔했다.
'노트북하고 전원, 안나 카레니나3권, 함민복 시집..그게 다 일텐데?
아..텀블러를 넣어서 그렇구나. 톨스토이 책이 600페이지 가까이 되니 무겁긴 하겠네..'
그런데, 생각해 보니 그것 뿐만 아니라 기본 품목으로 여러가지 것들을 담아놓았다.
명함지갑과 볼펜, 아이디어 메모를 위한 작은 노트, 포스트잇, 명함집, 눈 보호를 위한 썬글라스, 각종 카드가 있는 지갑 등을 항상 들고 다닌다.
무거운 배낭에서 시작된 질문은 또 다른 질문으로 이어졌다.
'난 왜 이렇게 매번 배낭을 무겁게 들고 다니지? 다른 사람들은 아예 빈손으로 다니는데..
욕심이 많은 건가? 아냐 그래도 다 필요한 것들이야 '
노트북은 틈틈히 내용 찾아서 글 쓰려면 꼭 필요한 것이고,
안나 카레니나는 미션 도전 중이라 지하철에서도 읽어야 한다.
텀블러는 지난 번 교육때 옆 수강생이 직접 담아온 물병에 물 마시는 모습이 멋있어 보여 꼭 챙겨야 한다.
이 몇가지가 결국 배낭의 무게를 좌우했던 거다.
그러고 보면 나는 항상 배낭을 챙길 때 모든 예외적인 상황을 생각해 가급적 필요 물품을 다 구비하는 편이다.
그래서, 기본 무게가 이미 상당하다.
또 다른 꼬리를 물게된 질문은 결국
'이게 내 삶의 방식이겠지?'
무겁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한 준비 물품들을 항상 들고다녀야 한다는 사고방식.
있을 때는 모르지만, 꼭 안 챙기면, 필요할 때가 생겨 '갖고올껄...' 하면서 후회하기 싫어하는 삶의 루틴들.
그러고 보니, 모든 입는 바지 주머니에 넣어둔 안경닦는 손수건도 루틴이라고 할 수 있겠네?
무게가 상당하여 어깨를 짖누를지라도, 불룩하게 튀어나와 지하철 통행에 불편함을 초래하더라도
모든 상황에 대비해서 가급적 모든 것을 구비 또는 준비해야 하는 방식. 그것이 내 삶의 방식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