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탄소'가 아니라 '인간'.
석기시대가 끝난 후의 멸종들이 실질적으로 하나의 멸종 사건인가가 의문이다. 짧게 말해서 인류가 다른 생물들에게 근본적으로 나쁜 존재인가라는 문제이다. 안타깝게도 우리가 그런 존재일 수도 있다. 시카고 대학의 화석학자 데이비드 라우프에 따르면, 생물학 역사 전체를 통틀어서 지구의 멸종 속도는 평균 4년마다 한 종이 사라지는 정도라고 한다. 최근의 추정에 의하면, 오늘날 인간에 의한 멸종의 규모는 그보다 최대 12만 배나 된다고 한다.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빌 브라이슨.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야금야금 비용을 치르는 부분도 있다. 바로 생산성이다. 경제학자들은 최근 수십 년 동안 컴퓨터 혁명과 인터넷 혁명이 있었음에도 어째서 선진국에 뚜렷한 생산성 증대가 이루어지지 않았는지 의문을 가졌다. 스프레드시트, 데이터베이스 관리 소프트웨어, 전자우편 같은 기술만 하더라도 사업 및 경제 부문에서 효율성을 극도로 높여 주리라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효율성 증대는 물질적인 실체로 나타나지는 않았다. (중략)
한 가지 가능성을 추측해 보자면 컴퓨터 덕분에 효율성과 생산성이 올라가기는 했지만 동시에 기후변화 때문에 기술 혁신의 영향력이 줄어들거나 완전히 상쇄돼서 정반대의 효과가 나타났을 수 있다.
2050 거주불능 지구,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
혹자는 이런 경각심이 자연스럽게 가족계획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실제로 출산 여부를 선택함으로써 정치적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유럽 및 미국의 부유한 청장년층은 가족계획에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중략)《가디언 The Guardian》에서는 2017년에 이렇게 자문자답했다. “기후변화에 맞서 싸우고 싶은가? 아이를 적게 낳아라.”
2050 거주불능 지구,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