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마케팅, 9월 5일
요즘 '푼돈테크'가 유행이라고 하죠. 저도 대행사에 있으면서 이벤트 기획을 할 때 고민했던 게 있었는데요. 1등에게 상을 몰아주는 게 좋을까, 아니면 참가자들에게 고루 혜택이 가도록 하는 게 좋을까 하는 점이었죠. 예전엔 1등 상을 크게 걸어서 이슈를 만드는 게 유행이었는데, 최근 경향은 또 다른 모양입니다.
대표적인 '푼돈테크'가 만보기 앱입니다. 걷기만 해도 돈을 준다는 거죠. 대표적인 서비스인 '토스 만보기'의 경우 사용자가 400만 명이 넘었다고 하는데요. 휴대폰은 항상 갖고 다니는 만큼 걷는 건 알아서 체크를 해주고 이게 포인트로 쌓이는 거죠. 하루 1만 보 정도 걷는다면 한 달에 커피 한잔 값은 나온다고 합니다. 비슷한 콘셉트로 캐시워크, 지니어트, 그리고 금융권에서도 KB 스타뱅킹의 매일걷기와 모니모 등이 있고요.
이런 서비스는 앱으로 돈을 모은다고 해서 '앱테크'라고도 하고, '짠(물) 테크'라고도 하는데요. 그 기원으로 따져 보면 '골드뱅크' 같은 서비스도 있었고, '캐시플로우' 같은 서비스도 있죠. 공통적으로 광고를 보면 돈을 준다는 개념이었습니다.
최근엔 이처럼 광고를 보거나, 정보를 파는 (가입 또는 앱을 설치하는) 것에서 좀 더 다양한 활동으로 확대되고 있는데요. 구매 후 '리뷰'를 쓰는 것이나, 친구를 추천해서 포인트를 받거나, 영수증 인증, 설문 참여, 그리고 성격은 좀 다르지만 카카오뱅크 같은 곳에서 '동전'을 모으는 저금통 기능 같은 것도 있습니다.
재테크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부동산, 코인, 주식 등이 모두 상황이 안 좋으니 현재 남아 있는 건 n잡이 아닌가 싶습니다. n잡에서 많이 얘기하는 게 바로 '파이프라인'이죠. 버는 곳은 한 곳(월급)이고, 써야 할 곳은 여러 곳이니 돈이 안 모인다... 결국 수익처, 즉 파이프라인도 여러 곳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결국 푼돈테크, 앱테크 등이 이런 (작은) 파이프라인이 된 셈이죠. 한편으론 '플렉스'니 '오마카세' 같은 게 유행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점심도 거르는 '무지출 챌린지'나, 이런 푼돈을 모으는 흐름도 생기는 겁니다.
또 하나는, 이렇게 푼돈을 모아 모이다 보면 돈 쓰기가 무서워진다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요. 푼돈을 모으는 것도 쉽지 않다는 점이 역으로 푼돈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거죠. 한마디로 아끼는 습관이 생기게 되는 겁니다.
이제 스마트폰은 생활입니다. 사용하는 시간도 엄청나게 늘어났고, 이에 따라 정보 수집은 물론 구매, 금융 생활 등이 모두 스마트폰으로 이뤄지죠. 그렇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앱이 예전에 비해 폭발적으로 늘어났는가? 하면 그렇진 않습니다. 모두들 '슈퍼앱'을 꿈꾸는 것도 그러한 이유죠.
만약 우리의 소비자가 '푼돈'을 모으는 수단으로 우리 서비스를 선택하게 된다면, 고객과 꾸준한 관계를 맺게 될 수 있는 주요한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고객과의 지속적인 관계 맺기가 고민인 기업들이라면 이런 푼돈테크의 트렌드를 주목해봐야 할 필요가 있는 이유죠. 물론 그것이 메인 비즈니스와 어느 정도 연결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