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눈 오는 서울의 모습을 담다 (w/DALL-E)
미셸 들라크루아, 파리의 벨 에포크
얼마 전 제가 하고 있는 독서 모임에서 <미셸 들라크루아, 파리의 벨 에포크>라는 전시에 다녀왔습니다. 주말이라 더 그렇겠지만 엄청나게 사람들이 많더군요. 전시에는 여러 그림들이 있었지만 저는 겨울의 파리를 그린 그림들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미셸 들라크루아 풍 그림 그리기.
이 전시를 보고, 미셸 들라크루아 풍으로 서울의 눈 내리는 모습을 그려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달리(DALL-E: GPT PLUS의 그림 그리기 기능)에게 바로 요청을 해봤습니다. 관건은 달리가 미셸 들라크루아 풍을 이해하고 있을까? 그리고 서울의 이미지는 어떻게 반영할까? 하는 점 등이겠죠. 그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미셸 들라크루아 풍으로 그린 서울의 눈 내리는 모습 (w/DALL-E)일단 서울이라고 하니 북촌을 상징으로 여긴 듯합니다. 아니면 미셸 들라크루아가 주로 1930년대의 파리를 그렸으니, 아마 고전적인 느낌을 살리려고 기와집들을 그렸는지도 모르겠네요. 서양 사람들이 보기엔 어떤지 몰라도 한국사람이 보기에 서울의 상징이 북촌은 아닌 듯해서 다시 요청했습니다.
현대 서울의 모습으로 바꿔 달라고 했고, 서울의 상징으로 남산 타워를 넣어 달라고 했죠. 아울러 미셸 들라크루아 그림에는 항상 강아지가 들어가니, 강아지 한 마리도 넣어 달라 했습니다. 그 결과는 아래 그림이고요.
현대 서울의 모습으로 요청한 그림 (w/DALL-E)어떤가요? 현대 서울은 맞는 것 같은데.. 미셸 들라크루아 특유의 낭만적인 느낌 보다 뭔가 황량한 도시 같은 느낌입니다. 게다가 '눈 오는' 느낌도 전혀 없죠. 눈이 온 다음날 이른 아침이 아닌가 싶네요.
다시 변경을 요청했습니다. 앞서 올렸던 글에도 적었지만 인내심이 없다면 AI를 활용하긴 어렵습니다. 일단 트리를 넣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달라 했습니다. 그리고 눈송이가 잘 보이게 키워달라 했죠. 그리고 밤 시간대로 바꾸고 약간 몽환적인 느낌을 넣었습니다. 결과는 어떨까요?
미셸 들라크루아 풍의 서울의 눈 내리는 모습에 맞을까요? (w/DALL-E)프롬프트를 잘 만드는 비법?
이런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쓴다면, 프롬프트는 뭐냐는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그간 써왔던 글에는 저도 프롬프트를 같이 공개를 했었는데, 앞으로는 공개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뭔가 숨기려는 게 아니라, 프롬프트에서 한 단어만 (또는 띄어쓰기만) 바뀌어도, 또는 같은 프롬프트를 써도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게다가 저는 Custom Instructions 기능을 쓰기 때문에 더 그럴 겁니다)
프롬프트 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요청을 할 것인지 추론해나가는 방식입니다. AI는 수많은 패턴을 학습하고 보유하고 있습니다. '시'나 '소설'을 써달라 했을 때 써주는 것도, '그림'을 그려 달라고 했을 때 그려줄 수 있는 것도 패턴을 학습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내가 상상한 것과, AI가 선택한 패턴이 같으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또는 아예 패턴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학습한 경우도 있죠.
AI와 작업할 때는 이 괴리를 줄여 나가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글을 쓸 때나 그림을 그릴 때나 다 마찬가지죠. 위의 첫 번째 그림에서 '미셸 들라크루아 풍'과 '서울'의 모습이 나의 상상과 AI가 학습한 패턴이 일치한다면 한 번에 좋은 결과가 나왔을 겁니다. 만약 좋은 결과가 안 나왔다면 어디서 차이가 발생했는지를 찾아야 합니다.
보편적인 패턴의 경우(예전에 그렸던 프랑켄슈타인 괴물 같은)는 큰 어려움 없이 만들 수 있는데요. 오히려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경우 그리기가 어렵습니다. 얼마 전 오펜하이머와 아인슈타인을 그려 보려 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인슈타인은 보편적 이미지가 있지만, 오펜하이머의 경우 상대적으로 그런 이미지가 약하죠.
위 그림이 아인슈타인과 오펜하이머의 모습을 그려 달라했을 때의 결과입니다. 함께 산책을 하고 있는 모습을 요청했는데, 오펜하이머를 젊은 여성으로 그려졌네요. 이럴 때 좋은 방법은 AI에게 학습된, 그리고 사람들이 오펜하이머라고 느낄 보편적 이미지를 끌어와야 합니다. (직접 한번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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