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표 양식배포
SNS를 보다가 박지성 선수의 초등학생 시절 일기를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다. 분명 비주얼은 흔한 초등학생이 연필로 삐뚤빼뚤 적은 일기장이었다. 그러나 그 내용은 사뭇 남달랐다. 일기장에는 그날 축구를 하며 들은 피드백과 자기반성, 개선점으로 가득했다. ‘참 즐거웠다.’로 끝나던 우리네 일기를 떠올려보면, 월클은 떡잎부터 다르구나 싶었다. 비록 우리가 월클이 아니더라도 좀 더 나은 내일을 목표로 삼을 수는 있다. 모두가 1등을 하기 위해 사는건 아니니까.
과거를 되돌아보고, 거기서 앞으로의 진행방향에 대한 힌트를 얻어 이를 바탕으로 스스로를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자기개발 구조를 통해 평생 스스로를 고쳐살 수 있다. 불만족의 형태가 불만이나 열등감일 수도 있고, 순수한 열망이나 단순히 개선의 의지일 수도 있다. 중요한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동기부여 연료를 찾아내 피드백과 개선을 서로 되먹이는 구조를 완성하는 것이다. 이 구조가 완성되면 대재앙이 일어나지 않는한 개인사에서 퇴보란 없게 된다.
이런 철학을 몰랐을때도 나는 팔로우하는 분들을 따라 연말연시마다 지난해를 돌아보며 회고문을 작성하고는 했다. 이번에는 이 철학을 담아 회고를 하고 그 반동으로 내년의 계획까지 세워보는 활동을 해야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리고 이 작업을 우리 독서모임 <로운>의 멤버분들과 함께 하면 더욱 시너지가 나서 좋을 것이다. 열심히 한 해를 보낸 서로를 인정하고 자극을 받으면 한 해의 좋은 시작이 될것이다.
사이즈가 커진 김에 이번에는 돌아보는 정도가 아니라 디테일하고 체계적으로 한해를 분석하기로 했다. 그래서 곧바로 회고문을 작성하기보다 목표들을 시간대로 나눠서 분석하게 도와줄 수 있는 표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정리표를 디자인해 출력하고 모임을 어떻게 진행할지 대본도 써보고 모임 장소도 섭외해 모임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모임 진행일인 1월 1일 새벽. 익숙하고 서늘한 콧속의 간질간질한 느낌에 눈을 떴다. 직감이 왔다. ‘백프로네.’ 아니나 다를까 자가진단 키트에 검출액을 떨어트리니 착오의 여지따위는 주지 않겠다는듯 선명한 두 줄이 빠르게 드러났다. 그렇게 참가자는 다 모이고, 주최자만 집에서 줌으로 진행하는 이상한 부분 비대면 모임을 진행하게 되어 아쉬웠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다행히 나 없이도 모임은 잘 진행되었다. 내 정리표의 디자인 의도는 다음과 같다. SEE 2022 정리표는 한 해를 되돌아보기 위한 용지이다. 왼쪽에 목표를 적고, 그 목표를 향해 어떻게 움직였는지 1분기부터 4분기까지 적는다. 그렇게 목표들을 돌이켜보면서 아래의 1월에서 12월의 그래프에 각각 심리, 건강, 관계가 좋았는지 나빴는지 그래프를 그리며 추이를 본다. PLAN 2023 정리표는 반대로 그래프를 먼저 그려보며 바라는 미래의 추이를 그려본다. 그리고 그에 걸맞는 목표를 세운다. 회고를 먼저 진행했기에 과거가 그린 모멘텀을 어느정도 따르며 쉽고 현실적인 목표를 세울 수 있을으리라 기대했다.
그렇게 다함께 작성을 진행하고 서로 발표를 하며 질문을 하거나 개선 가능한 부분을 도출하고 새해 목표를 칭찬하고 응원하며 모임을 마무리했다. 회고문도 함께 작성하려고 했으나 시간이 생각보다 촉박하여 미리 마무리했다. 참석을 못한 부분이나 랜선으로 참여를 한게 아쉬웠지만, 그래도 새해 첫 날을 독서모임 멤버들과 건설적으로 보낸것 같아 올해를 넘어 미래가 기대된다.
혹시 인천에서 독서모임을 찾고계시다면 우리 <독서하는 크리에이터 클럽 로운>은 어떠신지?
함께 작성한 회고표와 눈물의 단체샷..
inspired by <12년 동안 내가 미친듯이 열심히 살고 깨달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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