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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란드 Jun 30. 2020

호밀밭의 파수꾼

나는 호밀밭의 파수꾼

나의 직업은 학교 행정실에서 일하는 교육행정 공무원이다.


내일이면 1년간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다시 발령받은 학교로 출근하게 된다. 육아휴직 전 14년을 근무했고 다시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다.


1년의 공백을 가지고 다시 출근하는 시점에 다시 신규 때로 돌아건 것처럼 걱정과 설렘이 공존한다.


내 직군은 학교와 각종 교육기관에 근무할 수 있는데 나의 경우 대부분의 경력이 학교 행정실이었다. 내 의지와 조직의 인사가 반영된 결과이다.


나는 신규 때부터 학교에 근무하면서 자꾸 호밀밭의 파수꾼에 나오는 주인공의 말이 떠올랐다.


"나는 늘 넓은 호밀밭에서 꼬마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어. 어린애들만 수천 명이 있을 뿐 주위에 어른이라고는 나밖에 없는 거야. 그리고 난 아득한 절벽 옆에 서 있어.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붙잡아 주는 거야. 애들이란 앞뒤 없이 마구 달리는 법이니까 말이야. 그럴 때 어딘가에서 내가 나타나서는 꼬마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거지 온종일 그 일만 하는 거야. 말하자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나 할까. 바보 같은 애기라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정말 내가 되고 싶은 건 그거야. 바보 같겠지만 말이야"




J.D. 셀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호밀밭의 파수꾼은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방황했던 어린시절의 체험을 소재로 쓴 소설이다. 퇴학당한 소년 주인공의 눈으로 바라본 기성세대와 사회의 허위와 위선을 비판하고 있다. 출간 당시 사회비판 소재로 인해 출간되자마자 엄청난 논쟁을 일으키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항상 아이들과 가까운 곳에 근무하면서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는 역할을 하면서 나 자신이 호밀밭은 파수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학생이라는 수요자 가까이에서 행정 효과를 바로 느낄 수 있기에 힘들 때도 많지만 보람을 느끼며 일할 수 있었다.


교육이라는 주 기능을 가진 학교에서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라는 학교 주 구성원이 아닌 교직원으로서 학생들을 바라보는 관점은 조금 다를 것이다.


코로나로 달라져 있을 교육환경이 궁금하기도 하고 변화된 업무가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나는 호밀밭의 파수꾼 역할을 하러 내일부터 다시 학교로 간다.






(main photo  : artur-aldyrkhanov-3bwMp-TyxOE-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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