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에서는 흔히 말하는 충조평판이 금기시됩니다. 충고, 조언, 평가, 판단. 누구나 듣기 싫어하는 그 소리를 심리상담에 와서까지 듣고 싶은 경우는 많이 없겠지요. 내가 말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들어주었으면 하는 것은 다 같은 소망일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말합니다. 그럼 도대체 심리상담에서 뭘 해주는데요? 듣기만 하는 거라면 내 친구도 잘 들어주는데요? 이런 질문에 전문적으로 듣는다고 하면 모호하고 궁색해집니다. 그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그리고 무엇보다 조언이 직접적으로 필요한 상황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직접적으로 구하기 위해서 심리상담에 오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어떤 경우에 조언이 필요할까요?
그리고 그 조언은 무엇일까요?
말하자면 심리상담은 조언도 공감과 위로로 잘 포장해서 전달해야 합니다. 한 유능한 수퍼바이저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상담이 사실상 교육이라 생각해요. 그 자리에 있던 많은 참가자들이 웃었습니다. 우리 대부분은 '심리상담 = 교육'처럼 심리상담이 딱딱하고 일방적인 것이라고 배우지 않았거든요. 상담이란 끝까지 들으면서 내담자 스스로 마음을 열도록 하는 것. 오 아름다워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농담으로 받아들이면서 웃자 수퍼바이저께서 다시 한번 진지하게 말했습니다.
정말이에요.
상담은 교육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맞습니다. 심리상담에서도 명백하게 조언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필요하면 충조평판이 다 들어갑니다. 완벽한 스트라이크존에 초고속 직구로 던지면 많이 아프겠지만 때로는 정말 필요합니다. 죽으려고 하는 사람을 만류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상식입니다. 죽겠다는 생각을 하고 계획을 점점 뚜렷이 세우고 있는데 부드럽게 듣고만 있으면 안 되겠지요. 애인과 헤어진 뒤 충동적으로 퇴사하고 싶다면서 사직서를 다 쓰고 퇴사 계획을 밝힌다면 공감과 위로만 해서 될 일이 아니겠지요. 심리상담에서도 뜯어 말려야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이 필요한 순간도 있습니다.
그 중 가장 핵심적인 조언 2가지가 있습니다. 어느 때든 어느 상황이든 누구에게든 통용될 수 있는 조언 2가지. 통 크게 인생 절대 공식이라고도 칭하고 싶은 2가지 조언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어느 선택이 나중에 덜 후회할 것 같나요?'입니다. 우리가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을 때에는 마음이 갈등 중일 때이지요.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결정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을 것입니다. 전혀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결정했을 것입니다. 지금은 어느 쪽을 선택해야 나을지 쉽게 판단이 안 서는 상황인 것이지요. 이럴 때에는 터널시야가 되기 쉽습니다. 터널에 들어가면 터널 끝의 빛만 보이고 나머지는 어두침침한 배경으로 보이지요. 그렇게 시야가 좁아져 있기 때문에 상황을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지 못합니다.
근시안적으로 보면서 당장의 손해가 안 될 것 같은 쪽으로 마음이 기울기 쉽습니다. 퇴사 고민을 예로 들면, 퇴사를 하면 당장 마음이야 편하겠지만 한 달여 지나서는 더 힘들고 괴로울 수가 있습니다. 내가 그때 왜 그랬지? 조금만 더 참을걸, 하면서 후회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선택과 결정이 어려울 때에는 시야를 넓혀야 합니다. 당장의 이득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먼 미래에 지금을 바라보면 어떨지 생각해 보면 좋습니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 더 나은 쪽이 결론적으로 나은 선택이 되기 쉽겠지요. 그래서 나중에 지금을 돌아보았을 때 무엇을 덜 후회할 것 같은지 고민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두 번째는 '큰 결정은 마음이 맑을 때에만 하세요.'입니다. 이유는 앞서 이야기한 바와 동일합니다. 큰 결정일수록 신중해야 하는데 우리는 큰 결정일수록 감에 맡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콩나물 값은 어디가 더 싼지 얼마나 깎을 수 있을지 여러모로 궁리하면서도 거금의 주식을 살 때는 별생각 없이 산다고들 하지요. 사실은 큰 결정일수록 더 많이 고민을 하고 공을 들여야 하는 것이 맞겠지요. 그만큼 신중해야 하기에 큰 결정은 마음이 맑을 때 해야만 합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터널 시야가 되고 근시안적일 때 대뜸 결정하면 판단 미스가 되기 쉽습니다.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는 앞뒤 분간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뻔히 보이는 불에도 뛰어드는 불나방처럼 되기 쉽지요.
그래서 차분히 기다려야 합니다. 휘저어진 흙탕물이 다시 가라앉도록 차분히 기다려야 합니다. 머릿속이 뒤죽박죽일 때, 마음이 들뜨고 불안할 때는 아직 큰 결정을 내릴 때가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조금만 기다리면 선명하게 보일 것을, 안개가 뿌옇게 낀 길에 섣불리 뛰어들 게 아니지요. 기다리고 기다려서 마음이 고요해지면 어떤 결정이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내가 선택할 필요가 없어지기도 합니다. 날이 밝아서 길이 훤해질 때까지, 또렷이 보일 때까지 기다리며 마음을 고요히 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적용될 인생 힌트.
심리상담 중에도 예외가 아닌 현실적인 조언 2가지.
2가지 질문을 기억하세요.
1. 어느 것이 미래에 덜 후회될 것 같은가?
2. 큰 결정은 마음이 맑을 때에만 한다.
지금은 마음이 맑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