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나 자신을 허용한 것이 언제인가요?

심리상담사의 아침편지

by 나무둘

오늘도 서점이자 심리상담센터를 청소했습니다.


질문 : 심리상담센터를 청소할 때 가장 먼저 청소해야 하는 것은?


정답은 없지만

저는 거울부터 청소합니다.


상담실에 들어가기 전 문 옆에

전신 거울이 하나 놓여 있습니다.

그 거울을 제일 먼저 닦아내는 것으로

아침 청소의 시작을 공간에게 알립니다.


나 오늘도 청소하러 왔어!

네 얼굴부터 깨끗이 닦아줄게.


이렇게 하는 이유는

왠지 청소가 단지 하나의 행위가 아니라

신성한 예식, 리추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내가 내 삶 전체를 청소할 수 있다면

가장 먼저 어디를 청소할까?

그런 의문을 던지며

내 삶의 전체가 투영된 이곳,

이 공간의 맨얼굴을 여실히 보이는 거울로 갑니다.

마치 내 삶을 청소하듯

가장 먼저 먼지를 닦아내고 싶은 곳,

전신 거울 앞에 섭니다.


거울은 우리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줍니다.

잘생기면 잘생긴 대로 못생긴 못생긴 대로

깨끗하면 깨끗한 대로 더러우면 더러운 대로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거울입니다.

참 솔직한 친구지요.


심리상담도 어쩌면 단지,

거창하게 사람을 치유한다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작업일 뿐입니다.

나를 있는 그대로 보기 어렵기에 전문가를 찾아와서

'나와 내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세요.'라고

무의식은 말을 건네는 것입니다.


나를 투명하게 보는 상담실.

그 공간 바로 앞에 있는 거울.

상당히 상징적이지 않나요?


심리상담의 은유인 이 거울이 더욱 깨끗하길 바랍니다.

여기 오는 모든 분들이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조금 더 투명해져서 돌아가길 바랍니다.

그래서 오늘도 거울을 제일 먼저 청소합니다.


거울의 먼지를 털어내니

오늘은 거울이 유달리 환하게 빛납니다.

비 온 뒤 말갛게 얼굴을 내미는 해님 같습니다.

내 모습이 더욱 맑고 투명하게 비칩니다.


거울에 비친 나를 보며

오늘 나무둘 라디오에서 다룬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아프리카의 어느 부족에서는

누군가 몸이 아프거나 우울증에 걸리거나 의기소침해지면

치료사가 제일 먼저 확인하는 것이

다음의 네 가지 질문이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노래한 것이 언제인가?

마지막으로 춤춘 것이 언제인가?

마지막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한 것이 언제인가?

마지막으로 고요히 앉아있었던 것이 언제인가?


심리상담사에게는 이 질문들이

하나의 문장으로 완결되어 들립니다.


'마지막으로 자기 자신을 허용한 것은 언제인가?'


결국 우리가 하는 모든 이야기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허용하고 받아달라는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의 모든 표현이 이를 향하고 있습니다.

내 가슴이 사는 내내 그리 해달라고

내게 말을 건네고 있습니다.


자유롭게 춤추듯 살고 싶다면

내면에 소중한 보물이 깨어나게 하고 싶다면

나다운 삶을 꽃피우고 싶다면

첫 번째 할 일은 나 자신을 허용하는 것입니다.


당신은 자기 자신을 허용하며 살고 있나요?

당신은 폐부 깊숙이 들어있는 이야기를 하며 살고 있나요?

마지막으로 내 내면의 목소리를 들어본 것은 언제인가요?


오늘 우리

티 없이 맑고 투명한 거울 앞에 선 듯

있는 그대로 나를 바라봐주고

지금 모습 그대로 나를 허용해 주면 어떨까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보는 것.

거기서부터 모든 변화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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