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주의 대신 진심을 담는 거야.
심리상담사의 아침편지
오늘도 서점이자 심리상담센터를 청소했습니다.
열심히 청소를 하다 보면 고민이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저 구석에 있는 하얀 쪼가리도 치울까?
몸을 숙여서 바닥에 가까이 갈수록
안 보이던 쪼가리와 뭔지 모를 알갱이가 많이 보입니다.
구석에 숨어 있던 것들도 눈에 띄고
그런 것들을 다 치우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지만
그렇게 하면 청소가 끝이 없을 듯합니다.
잘못 건드렸다가는 오늘 영업을 못하게 됩니다.
오늘뿐만이 아니겠지요.
3일 내내 청소만 해야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눈에 포착된 것을 무시하자니
너무 대충 청소하는 게 아닌가.
이게 눈 가리고 아웅 아니면 무엇인가.
겉모습만 번지르르하게 겉치레를 하는 게 아닌가.
완벽하게 청소하고 싶다!
마음에 갈등이 살짝 일었다가
내가 딛고 있는 바닥 한 칸을 바라봅니다.
'그래도 여기 한 칸은 청소를 했군.'
긍정적인 생각이 스칩니다.
인터넷에서 봤던 글귀가 떠오릅니다.
완벽주의는 완벽한 쓰레기야.
사실 아마도 평생 절대 완벽할 수 없을 텐데.
나는 왜 되지도 않는 완벽한 청소를 꿈꾸는 걸까.
가만히 생각해 보니
완벽하게 청소하려다가는
그 자체로 완벽한 쓰레기를 투척하는 꼴이겠다는
반성이 듭니다.
돌아보면
완벽하려 하지 않을 때
정말로 무언가 해내고 있습니다.
완벽 따위는 안중에 없을 때
오히려 진심을 담아 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이런 일도 했습니다.
상담센터 운영에 관한 체험과 노하우 나눔을
시작하기 3시간 전에 공지하고 모집하고 진행했습니다.
완벽하게 할 생각을 하다가
전혀 진행하지 못했던 일인데
어제 갑자기 생긴 여유 시간에 어떤 충동이 일어
아무 준비도 없이 일을 저지른 것입니다.
PPT도 없이 머릿속 구상을 입으로 술술 풀었습니다.
나의 소중한 아이디어에 오히려 진심이 더 꾹꾹 담겼습니다.
다시 생각해도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디어를 몇 달씩이나 묵혀놓느니 어쨌든 바로 실행하는 것.
완벽하려 하지 않을 때에 진짜 실천이 뒤따릅니다.
그리고 실천의 결과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내가 딛고 서 있던 바닥 한 칸에서 옆으로 물러섭니다.
그 바닥 한 칸은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니고
꼭 내가 해낸 분량을 알려 줍니다.
완벽한 청소는 아니더라도
-어차피 결코 죽는 날까지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완벽을 생각하지 않기에
내가 바닥을 한 칸, 두 칸, 세 칸
생각보다 많은 양을 청소했습니다.
내 삶이 그만큼 전진했다는 생각,
이렇게 삶이 나아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한 청소에는
완벽주의 대신 진심이 담겨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완벽하게 하려 한다는 핑계로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느니
완벽하지 않더라도 매일 조금이라도 청소를 하고 있는 나에게
격려의 말을 건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완벽주의 대신 진심을 담는 거야.
당신은 어떤 면에서 완벽하지 않은가요?
완벽주의로 포장하고 정작 살지 않고 있는 부분도 있나요?
완벽하려 하는 대신 그냥 해 버리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오늘은 더더욱 완벽하지 않게
살기로 다짐합니다.
완벽하게 사는 법은 결코 없으니
사는 만큼 진하게 살기로 합니다.
아무것도 안 하는 대신
무엇이라도 하고
머릿속 공상이 아니라
진짜 삶을 살기로 선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