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서점이자 심리상담센터를 청소했습니다.
오늘은 계단 청소를 하는데 뭔가 허전했습니다.
늘 카펫이 있던 자리가 텅 비어 있었습니다.
책방지기님이 물 세척을 하겠다고 카펫을 치워서
그 자리가 훤했던 것이지요.
그 빈 공간을 보고 있는데
카펫이 나의 청소처럼 생각이 듭니다.
어느 날 문득 청소가 사라진다면?
청소가 없는 인생은 어떤 인생일까?
그때도 나는 허전함을 느낄까?
귀찮은 일이 사라져서 좋다고만 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 삶의 일부가 사라져 버린 듯한 느낌,
삶을 내 손때 묻혀 가며 어루만지지 않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다시 뭐라도 손에 쥐고 움직이려 할 것 같습니다.
청소라는 것에 내가 얼마나 진심인가.
이는 곧 '내 삶에 나는 얼마나 진심인가.'로 이어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 인생을 투영한 청소.
고지식하게 내 손으로 직접 쓸고 닦고 싶은 고집.
누가 뭐래도 내 인생을 내 뜻대로 살고 말겠다는 의지.
내가 삶을 사는 방식이 청소에 다 묻어 있습니다.
이쯤 되면 청소는 나의 인생이라고 해도 될 듯합니다.
며칠 뒤면 다시 돌아올 카펫처럼
나는 언제라도 나의 청소로 돌아올 것입니다.
양쪽으로 흔들리는 추의 가장 낮은 지점처럼
내 마음의 중심점에 청소가 있습니다.
내 공간을 쓸고 닦으며
내 마음도 쓸고 닦습니다.
내 인생이 반짝반짝 윤이 납니다.
나는 스스로 내 인생을 존귀하게 만듭니다.
이것이 내가 내 삶을 사랑하는 방식.
불현듯 가슴이 훈훈하게 벅차오르면서
앞으로도 평생 청소를 하자는 다짐을 합니다.
(허나 이 글은 배우자가 절대 못 읽게 해야 합니다.)
당신은 매일 빠지지 않고 하고 있는 게 무엇인가요?
나도 모르게 내 존재를 투영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그것이 없는 하루에 당신은 자기 자신을 어떻게 느끼게 될까요?
오늘의 청소를 마치며 노래를 부릅니다.
그것만이 내 세상.
하지만 후횐 없지 울며 웃던 내 청소.
그것만이 내 세상.
하지만 후횐 없어 쓸고 닦은 내 인생.
그것만이 내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