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무둘 Feb 28. 2022

아무리 해도 생각이 정리되지 않을 때

아무리 생각을 정리하려고 해도 잘 정리가 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심리상담 중에도 이런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요. 그럴 때는 생각을 잘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차근차근 알려드립니다. 그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떠오르는 생각을 다 적습니다. 가감 없이 다 적습니다. 잘난 생각, 못난 생각 가리지 않고 다 적어야 합니다. 팔이 좀 아플 수는 있지만 그 결과는 늘 좋습니다. 끝없이 적다 보면 알게 되지만 적는 것만으로도 생각의 압박이 상당히 많이 감소합니다. 할 필요가 없는 생각들도 알아차리게 됩니다. 


생각을 적은 종이를 치웁니다. 5분 정도 산책을 하고 옵니다. 그게 아니라면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는 등 종이에 적은 생각들과는 무관한 딴짓을 합니다. 잠시 정신을 환기시킵니다. 


다시 자리에 앉아 적어놓은 생각 중에서 더 깊게 생각하거나 고민할 만한 것들을 골라 동그라미를 칩니다. 동그라미는 3개가 이상적입니다. 우리의 뇌는 그렇게 다재다능하지 않기에 생각할 거리를 최대한 줄여야 합니다. 골라내기가 어려워도 10개 이하로 동그라미를 칩니다. 


동그라미가 3개를 넘는다면 이제 종이를 멀찌감치 두고 바라봅니다. 잠시 그냥 멍하니 봅니다. 그리고 다시 검토하면서 동그라미를 3개로 줄입니다. 더 중요하고 의미 있는 생각으로 3개만 남깁니다. 


최종적으로 남은 3가지 생각을 새 종이에 옮겨 적습니다. 3가지 생각에 대해 더 생각해 볼 게 있다면 또 적어 봅니다. 그러면 새롭게 전개된 생각들로 종이가 채워질 겁니다. 그럼 첫 단계와 비슷한 상태가 되었지요? 이제 전체 과정을 되풀이합니다. 하지만 아까보다는 뭔가 뚜렷하고 명료한 느낌이 있을 겁니다. 반복할수록 점차 생각이 뾰족하고 날카롭게 가다듬어집니다. 


이 과정은 깔때기를 통해 물질을 여과하고 정제하고 알짜배기만 추출하는 과정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반복하다 보면 생각이 더 이상 전개되지 않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이걸로 충분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번의 생각 정리는 이걸로 충분합니다. 어차피 하루에도 오만 가지나 있는 생각. 다음 생각 정리는 다음번에 하면 됩니다. 

작가의 이전글 어쩐지 나의 하루가 쉽게 피곤하다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