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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둘 Apr 04. 2022

마음이 힘들다면 치유일기를 쓰세요.

기록이 나를 증명한다.

심리상담을 받기로 결심을 했을 때 우리는 단지 심리상담만 받지 않습니다. 대개는 마음이 나아질 수 있는 여러 방법을 동원하지요. 집에만 갇혀 있다가 산책을 하러 나가든지 사람들을 만나러 다닌다든지 등 나아질 수 있는 여러 방법을 함께 시도합니다. 이미 낫고 싶다는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단지 심리상담에만 의탁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 않고 혹시 심리상담에만 의지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반대로 여러 시도를 함께 해보면 좋겠지요. 


심리상담은 하나의 촉매제입니다. 낫겠다고 결심한 마음이 첫째요, 나머지는 모두 부록입니다. 심리상담이 낫게 하는 것이 아니라 심리상담을 받겠다는 결심과 그 결심을 실행할 의지와 심리상담센터까지 실제 찾아오는 행동이 나를 낫게 하는 것입니다. 심리상담이 이런 과정을 촉진하고 유지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심리상담 자체가 효과적이기도 하지만 그에 앞서 나의 마음가짐이 이 과정의 전체를 좌우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전 과정을 기록하면 좋습니다. 치유 일기를 쓰는 겁니다. 마음이 괴로운 순간부터 나아진 순간까지 내 마음과 행동의 변화, 시도해 본 다양한 활동들과 그 결과를 차곡차곡 모아 놓는 것입니다. 그러면 생각지도 못했던 내 마음의 움직임, 의외로 효과 있는 활동 등을 깨닫게 됩니다. 기록하지 않으면 그냥 묻혀 버렸을 것들을 기록함으로써 명확하게 알게 됩니다. 실제로 내담자들 중 많은 분들이 기록을 통해 자기를 재발견했다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기록을 꾸준히 쌓으면 그것만으로도 나의 큰 재산이 됩니다. '내가 이 힘든 와중에 이렇게 꾸준히 나를 돌아보고 있다니. 내가 이렇게 노력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니. 제일 처음 고통스러웠던 그 순간과는 이만큼이나 달라졌다니. 내가 이렇게나 많이 이겼냈구나.'라고 느낄 때 그 마음이 어떨까요? 나중에 또 힘든 순간이 다가온다면 이렇게 기록했던 치유 일기가 큰 도움이 됩니다. 이미 겪어냈던 기록이 있기에 새로운 위기는 덜 두렵습니다. 과거에 위기를 스스로 극복해 낸 경험을 복기하면서 새로운 위기에 더 잘 대처하게 됩니다. 


심리상담을 받으면 마음의 문제가 생각보다 빨리 나아지기도 합니다. 때로는 말 못했던 것을 말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의 묵직한 것이 내려갑니다. 혹은 내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생각의 관점을 듣고는 무릎을 치면서 문제가 해결되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상담사의 안내에 따라 실제 심리치료 기법을 실습해보면서 단 회기에 큰 안정감을 찾기도 합니다. 이렇게 될 수 있는 핵심은? 낫겠다는 내 결심과 행동입니다. 아주 소중한 나 자신의 유산이지요.  


지금 힘든 순간을 통과하고 있다면, 심리상담을 고려하고 있거나 심리상담을 받고 있다면 치유 일기를 써 보세요. 지금 모아놓은 기록이 훗날 나를 증명할 것입니다. 이 고통에도 굴하지 않고 살아낸 뿌듯하고 떳떳한 내가 지금을 돌아보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그래도 참 잘 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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