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주는 선물
꽃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졸업 시즌, 꽃집을 운영하며 가장 위축되는 시간이다. 이런 이유로 졸업 시즌이 되면 꽃집 사장으로서 회의감에 빠진다. 고객의 기대만큼 풍성하지 못한 꽃을 판매하며 밀려드는 미안함이 나 자신을 시들게 만든다.
남들 보기엔 대목이라 한몫 두둑이 챙길 거라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화려하게 만들고 싶은데 원가를 생각하면 꽃 한 송이에도 손이 후덜덜한 게 사장 마음이다. 자칫 실수로 장미 한 송이 목이라도 부러지면 점심 밥값이 날아간다.
꽃집에 꽃들은 향긋하고 싱그러운데 사장은 목 꺾인 꽃송이들 생각에 주름이 깊게 패였다. 피로와 한숨이 밀려오는 시간, 딸랑! 문이 열린다. 언뜻 보아도 50이 훌쩍 넘어 보이는 곱슬머리가 귀여운 여성분이 들어오셨다. 햇살같이 쨍~한 목소리에 가라앉았던 마음이 놀라 고개를 번쩍 들었다.
연실 방긋방긋 웃으며 나까지 설레게 하는 목소리로 주문을 하신다.
“ 사장님아~ 이거 이거, 이것도 더 넣어주시고 저기, 저것도 쪼메 더 넣어주시고 또 뭘 더 넣으면 더 이쁠까나? 사장님이 알아서 예쁘게 풍성하게 해주소.”
계산기를 두드리지 않고도 머리가 휙휙 돌아간다. 오늘 꽃값이 비싼데… 고객님 지갑 걱정부터 들기 시작했다.
“어.. 저 어머님... 이렇게 하면 10만원이 훌쩍 넘어가는데 괜찮을까요?”
“괜찮아~ 괜찮아요. 내가 여태 아들 셋 키웠는데 오늘이 막내 졸업식이에요. 나 이제 다 키 웠잖아. 나도 이제 졸업이야. 오늘은 꽃으로 플렉스 좀 하고 싶어.”
하며 함박꽃처럼 웃는다. 마치 막내아들 졸업식이 자신의 졸업식인 것처럼 홀가분하고 자랑스럽게 느껴지나 보다.
나는 자식 하나 키우면서도 이렇게 절절매는데, 아들 셋 키우면서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을까. 내 눈물이 한 항아리 가득이었다면 아주머니 항아리는 흘러넘치고도 남았으리라. ‘애 많이 쓰셨어요. 고생하셨습니다. 앞으로 꽃길만 걸으시길…’
문을 열고 씩씩하게 걸어가는 아주머니 뒷모습을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나는 꽃을 파는 꽃집 사장이다. 내가 파는 꽃에는 언제나 행복을 바라는 나의 기도 한 송이가 숨어있다. 나의 기도 한 송이가 하루하루 살아가는데 반창고 같은 역할을 해주었으면 하고 욕심을 부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