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끝내, 나답게

by 청개구리


흔들림 속에서 내가 배운 건 단순하다.

결국 마지막 순간까지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은 나 자신이라는 것.


나는 자주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사회의 기준에 귀 기울였다. 그러다 보면 조급해지고, 내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불안이 커지고, 외로움이 더 깊어졌다. 하지만 흔들림 속에서 끝내 깨달았다. 가장 중요한 건 세상의 소리가 아니라, 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이라는 것을.


그래서 나는 흔들릴 때마다 기록하려 한다. 글로 적거나 그림으로 그려서, 그 순간의 마음을 새겨 두려 한다. 그 기록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오늘의 나를 붙잡아 두는 약속이자 증거다.


흔히 어른들은 말한다.

예전에는 그런 마음도 있었지, 하지만 잊고 살았다네.


나는 그렇게 후회하고 싶지 않다. 내 마음이 어떻게 흔들리고,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를 분명하게 새기고 싶다.

그래서 기록한다. 오늘의 나를 잊지 않기 위해, 내 마음속에 조각처럼 새겨 두기 위해.


나는 참 여러 길을 걸어왔다.

공무원으로서 행정의 무게를 배웠고, 강사로서 사람들의 눈빛을 가까이 마주했다. 다시 조직으로 돌아와서는 작은 문서 한 장의 무게감을 새삼 느꼈다. 일본어 공부를 다시 시작하면서는 언어가 곧 나를 붙잡아 주는 힘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각기 다른 길처럼 보였지만, 결국 그 모든 경험은 나를 단단히 묶어주며 하나의 기록이 되었다.




앞으로도 나는 계속 기록할 것이다. 어제 피우지 못한 꽃이 있다면, 오늘 다시 피우고, 내일 또 다른 꽃을 피워낼 것이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 시인의 시처럼, 나는 흔들림 속에서 더욱 단단하게 뿌리내리고, 결국에는 나만의 꽃을 피워낼 것이다.


흔들림은 나를 지치게 했지만, 동시에 버티며 살아가게 했다. 그것은 나를 무너뜨리는 바람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바람이었다. 나는 그 바람 속에서 다시 균형을 잡았고, 넘어지더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배웠다.


오늘도 나는 나에게 계속해서 속삭인다.

흔들려도 괜찮다. 나는 끝내 나답게 살아갈 것이다. 그 흔들림은 언젠가 나만의 풍경을 이루어낼 것이다. 그리고 뒤돌아보았을 때, 그 모든 흔들림이 모여 계절이 되고, 그 계절들이 쌓여 내 삶을 가득 채운 꽃밭이 되어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 꽃밭은 오늘 밤 책상 위에 켜둔 스탠드 불빛 아래에서 시작될지도 모르겠다. 작은 공책 한쪽에 적힌 서툰 문장, 색연필로 그린 단어 옆의 작은 그림 한 장이, 흔들리는 내일의 나를 또다시 붙잡아 줄 테니까.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