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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극P러 Oct 12. 2024

체력적 한계에 부딪쳐버린 오늘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서 하면 되겠지? 일단 오늘은 넘어짐.

  이번 주에는 새롭게 시작한 일들이 참 많았다. 한 달 동안 매일 새로운 주제로 글쓰기 프로젝트를 시작해 매일 글을 써서 제출했고, 오늘 저녁 예정된 모임을 위해 영화도 보고 인터뷰도 했다. 또 러닝 모임에 처음 참여해 생전 잘 안 하던 (내 수준에선 무리였던) 러닝도 갑자기 했다. 피아노 학원에서는 배우던 곡을 마무리하는 영상 촬영을 위해 연습을 했다. 근데 새롭게 시작할 곡도 병행해야 해서 사실 조금 힘들었다. 베토벤의 비창 3악장 + 새로 시작한 쇼팽의 즉흥환상곡을 연습했다. 즉흥환상곡은 왼손과 오른손을 엇박으로 연주해야 하는 3:4 폴리리듬의 곡이다. 기대감으로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넘어야 할 고비가 매우 컸다. 아, 거의 매일 피아노 연습하면서도 필라테스도 한 번 갔다 왔다. 이렇게 쓰고 나니 알겠다. 이번 주 무리했네...


  그래도 그 덕분에 잠은 정말 잘 잤다. 매일 지쳐 쓰러져 잠들었으니까. 오랜만에 '기절'의 경험이었다. 그동안 불면증에 시달렸었는데, 효과적인 처방이었다. 그런데 오늘 드디어 한계가 왔다.


  원래 오늘 해야 하는 일의 목록은, 글 3개 새로 쓰기(지금 2번째 거 쓰는 중), 그리고 글 1개 수정하기, 모임 숙제 2개, 오전에 필라테스, 피아노 학원에서 연습, 모임 참여였는데, 정말 너무 피곤한 거다. 결국 이 중에서 피아노 연습과 글쓰기 2개밖에 한 게 없다. 6시까지 나가야 하는 모임도 빠져버렸다. 나도 모르게 잠들었는데 깨보니 벌써 시간이 6시 반. 최대한 해보려고 했는데, 정말 못하겠더라. 이거 쓰고 그냥 다시 잠들 생각이다 오늘은.



  아마추어 같은 내 모습에 실망스럽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기도 하다. 정신적 과잉활동인답게 일은 여럿 벌이는 것이 적성에 맞는데, 체력은 따라주질 않으니 그 괴리에서 갈피를 못 잡겠다. 잘 해내는 모습만 보고, 보이고 싶은데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 두렵기도 하다. 그런데 어떡해? 이게 현재 나인걸.


  원래 이번 글은 이번 주 피아노 연주영상 촬영 경험에 대해 쓸 계획이었는데, 이렇게 내 현재 마음의 소리를 써본다. 이래도 될까? 몰라. 모르겠지만 내 마음에 따라본다. 배설하는 글은 최대한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이게 지금의 나인걸 어떡해?


  후... 조금 힘들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쓴다. 새삼 알겠다. 아무리 피곤하고 힘들어도 어떻게든 쓰는 걸 보면, 글쓰기에 대한 내 애정이 이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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