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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보건교사 임용고시 합격기준
1차에서 TO의 1.5배수 이상의 인원을 선발한다.
2차 시험은 면접이다.
최종 점수는 1차+2차 점수가 더해지니 1차 시험을 잘 봤다고 해도 끝까지 긴장을 놓지말아야 한다.
자. 오케이. 알았어. 이런 시험이라 이거지.
약간 큰일난거 같은데. ㅋ
일단 시험과목은 자신있었다. 졸업한지 14개월 밖에 안된상태였으니까..
2차라면 병원경력이 짧은게 불리할 수 있겠지만 1차에선 내가 유리하다.
<강사선택>
전공과목, 교육학 TOP 3 강사 이름을 찾았다.
서점에서 해당 강사 교재를 찾아목차와 각론을 살펴보고 내 눈에 가장 잘 들어오게 정리한 사람으로바로 결정했다. 결정은 빠르게. 노량진 오프라인에서 TOP3 안에 들었으면 뭘 들어도 괜찮을거라는 생각도 있었다.
(그 땐 인터넷이 그렇게 유용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후기를 안보고 책만 보고 고름;;)
바로 보건교과와 교육학 1년 커리큘럼을 일시불로 결제했다.
(뭐든, 통째로 일시불이 젤 싸니까..)
강사선택 후 가장 아쉬웠던 것 한가지만 말하자면,
강사님 고를 때는 '목소리 톤'을 꼭 확인했어야 한다는 것.
집에와서 인강을 들어보니 이게 가장 아차 싶었다.
전공교과 선생님은 TOP2 중 내가 고른 강사님이 비교적 차분하게 설명하는 타입이어서 좋았다.
다른 강사님은 목소리 톤이 높고 쨍해서 듣는동안 피로도가 높았다.
(덜 졸릴 것 같긴 했으나, 나는 이미 마음이 급해서 졸릴 시간도 없었다)
교육학 강사님이 문제였다. 교재는 완전 내 마음에 쏙 들어서 고민 없이 결정했는데.
헤비스모커로 추정되는 가래 끓는 목소리 + 발음이 부정확했다.
오프라인 강의로 합류하려면 상반기 강의를 2배속으로 들어야 했는데, 강사님 목소리는 2배속으로 감으면 내용이 아예 들리질 않아 난감했다.
결국 이 분은 건강상의 이유로 중간에 전액 환불 해주시고 입원하셨다. 중간에 강사를 바꾸느라 좀 당황스러웠던 것 같다.
요즘 세대는 인강을 많이 들어봐서 강사님 고르는건 훨씬 잘 할 것 같다.
원래는 퇴사하고 한달정도 여유롭게 좋은 집도 구하고, 여행도 다녀와서 공부를 시작할 생각이었는데.
노량진 첫 방문 후 내 마음이 몹시 급해졌다.
1년 사귄 남자친구랑도 헤어지고.
싸이월드도, 핸드폰도 없애버렸다.
노량진에서 가깝고 오빠 직장과 가까운 곳에 급하게 방을 구하고, 오빠와 함께 자취를 시작했다.
병원 기숙사에서 짐을 빼고 이사 온 날, 바로 공부를 시작했다.
<기본 커리큘럼>
1~4월 기본이론
5~6월 기출문제풀이
7~8월 진도별 모의고사
9~10월 전범위 모의고사
<4월 시작, 공부 방법>
4~5월에는 1~5월 교과강의, 교육학 강의를 2배속으로 다 들었다.
거의 하루 5시간정도 자면서, 하루 종일 강의를 들은 것 같다.
잘 아는 부분은 밥먹으면서 듣고, 집중해서 들어야 하는 부분은 정말 집중해서 들었다.
그냥 듣기만 한 것이 아니고, 당연히 강의 들으면서 바로바로 암기했다. 다음은 없다.
전 과정을 2배속으로 듣고 암기한 후, 그 날 들은 내용을 연습장에 한 번 다 쓰는 것까지 해야 잠을 잤다.
도서관이나 스터디카페 같은 곳에 이동하는 시간도 아까웠다.
오죽하면 오빠가 나가면서 얘가 어떡하나 보자... 하고 신발을 옆으로 돌려놔보았다고 한다.
그 신발이 5일간 움직이지 않자 오빠가 "너 진짜 독한년이구나..." 라고 칭찬해줬다.
방에, 부엌에, 화장실에 암기해야 할 것들을 잔뜩 붙어놓아서
"야, 인간적으로 화장실은 떼라. 똥이 안나온다!!!" 라고 할 정도였다.
6월, 기출문제 2배속.
기출문제부터는 오프라인 강의로 듣고싶었는데, 기본강의를 모두 돌리고 나니 벌써 6월이었다.
그래서 기출문제도 인강 2배속으로 돌렸다.
기출문제는 정말 몇년도 몇 번 하면 바로 떠오를만큼 달달 외웠다.
그런데, 기출문제만 보다보면 이게 지역사회 간호에 초점이 맞춰져있다보니 성인간호에는 약간 소홀해질 수가 있다. 나는 초시생이라 노하우가 없어서 중요도 분배 없이 무조건 다 암기했는데, 내가 임용보던 해에 암환자 간호 등 학교보건과는 거리가 있는 문제도 좀 나와서 초시생이 유리했다.
7월부터는 오프라인으로 학원을 다녔다.
주관식 시험이기 때문에 모의고사 채점을 스스로 매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서 7월 모의고사 기간에는 무조건 오프라인으로 간다! 생각하고 상반기 강의를 6월에 마무리지었다.
학원에서 모의고사를 봤는데, 첫 점수는 말 그대로 절망적이었다.
하지만 절망할 시간도 없었다.
처음엔 '당연하지' 라고 생각했고,
나중엔 '이 분들이 출제자가 아니잖아?' 생각했다.
다행스럽게도 시간이 흐르면서 대충 문제 출제 방향이 감이 잡히기 시작했고, 점수도 서서히 올랐다.
하지만 당연히, 장수생들 모의고사 점수에는 갖다 댈 수가 없었다.
500명이 앉는 대형 학원에 혼자 앉아있으면 스터디 하는 분들끼리 이런 저런 정보를 교환한다.
기간제 근무하시는 분이 가져오신 올해 정책 자료, 올해 이슈였던 감염병 자료 등...
귀가 엄~~청 커져서 그 분들 대화에 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교재에 있는 내용도 다 암기를 못한 상황에서 저 자료가 뭔소용이냐 싶어서 별로 흔들리지도 않았던 것 같다.
당연히 궁금하긴 했어...
합격하고 보니, 그냥 기본에만 충실하되 코로나나 결핵 천식 처럼 대왕족보에 나와있는 문제가 실제로 터졌다!! 보건교사 연수자료도 다 필요없고 뉴스에 나올 정도다 하는 이슈 정도만 챙기셔도 될 것 같다.
시험 당일, 어둑 어둑한 새벽에 집을 나섰다.
집은 서울이었지만 시험은 인천에서 보기로 했기 때문이다.
"너, 하루만 더 공부했으면 좋겠지? 대부분 시험 당일에 되게 아쉽잖아."
"아니, 오빠. 나 진짜 최선을 다해서 아쉽지도 않아. 빨리 시험 봐버리고 싶어."
가장 먼저 도착해 경비아저씨가 학교 불을 켜면서 함께 입장해 주었다.
교실에 혼자 앉아 1년간 공부한 내용을 단권화 한 노트로 복습했다.
시험지를 받고, 모르는 문제는 없었다.
자신있게 풀고 나왔다.
오빠가 운동장에 흰두부를 들고 서있었다. 둘 다 마주보고 웃었다.
거기에 서서 흰 두부를 우걱우걱 먹던게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오빠, 고마워.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집에 와서 완전히 기절해 잠이 들었다.
다음 날 학원에 가서 채점을 매는데, 어라? 내가 쓴 답 중 오답이 꽤 많았다.
나는 A라고 생각했는데, 학원에서는 B라고 하셨고, A 는 아예 부분점수를 받지 못할거라고 하신게 2~3문제였다. 1~2점으로 당락이 결정되니, 주관식 2~3문제가 틀렸으면 희망이 없었다.
망했네.
혹~~~시나 하고 합격자발표가 날 때 까지 한 달여를 논술, 면접책을 멍하니 들여다 보기는 했으나, 당연히 공부는 안되었다. 떨어지면 자취방 정리하고 고향에 내려오라는 엄마의 압박을 외면하기 힘든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