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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사 이목원 Sep 11. 2021

[은수자의 가르침] 인생 후반기 자존심은 버리고, 자존

[은수자의 가르침] 인생 후반기 자존심은 버리고, 자존감은 높여야 한다.


“산아, 움직여라.” 산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은수자가 다시 외쳤다.

“산아. 움직여라.” 산은 여전히 꼼짝도 하지 않았다. 조용하던 군중들이 웅성대기 시작했다.

은수자가 다시 산을 향해 크게 소리쳤다.

“산아, 내게로 오라”

산은 여전히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자 은수자가 한참 동안 산을 바라보다가 이렇게 말했다.

“산아, 네가 움직이지 않으면 내가 가면 되지 뭐.”

웅성대는 군중 사이를 헤치고 은수자는 산을 향해 떠났다.


정호승 시인의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 준 한 마디 188쪽에 나오는 내용이다. 은수자란 네이버 지식백과에는 외딴곳에 혼자 사는 수도자, 세속으로부터 더욱 철저하게 격리되어 고독의 침묵과 줄기찬 기도와 참회로 하느님의 찬미와 세상의 구원에 자기의 신명을 바치는 자로고 얘기한다.

이 책에서는 은수자가 전해주는 메시지는 어떤 것일까?

무엇이든지 간절히 원하는 게 있으면 찾아올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그것을 향해 떠나라는 것이다. 삶에 능동적인 자세를 취하라는 강력한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작년 이맘때쯤 이 책을 9번째 낭독할 무렵 이 챕터를 통해 내 스스로 강렬한 깨달음을 찾았다. 은수자는 바로 나에게 또 다른 메시지를 전해 준 것이다. 

바로 둘째 아이를 향한 나의 생각과 태도가 이 챕터를 읽고 완전히 바뀌었다. 그 당시 아이는 방 정리는 물론 집안에서 점점 스스로 하는 일이 없어졌다. 나의 신경은 곤두섰고 아이 사이에 첨예의 대립각이 형성될 수도 있었다. 내 생각의 기준은 아이 스스로 정리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독립심, 자립심을 키운다면 청소년기부터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의 고정관념은 이 챕터를 읽고 완전히 바꾸었다. 첫 번째, 두 번째 읽어도 깨닫지 못했던 것이 9번째 읽으면서 나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해주는 것을 알았다. 

아이가 스스로 정리하지 않으면 내가 치우면 되는 간단한 문제였다. 내가 정한 고정관념이 아이도 힘들게 했고, 나도 힘들었다.

‘아이가 정리 정돈하지 않으면 내가 치우면 되지 뭐, 뭐가 문제야. 아무것도 아니잖아.’ 스스로 되뇌어 보았다. 은수자처럼 내 생각의 기준을 바꾸니 세상이 달라졌다.


이 챕터를 통해 콘크리트처럼 굳은 고정관념, 나 자존심을 내려놓는 계기가 되었다. 

생각이 바뀌니 내 행동이 변했고, 가정에 평안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아이를 향한 사랑의 싹도 더 돋아났다.

“여전히 꼼작하지 않자 수도자는 산아 네가 움직이지 않으면 내가 가면 되지 뭐 말하고는 군중 속을 헤치고 사라졌다. 이 우화를 읽고 은수자와 같은 수도자의 마음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속된 말로 마음에 쪽팔림이 있다면 던져 버려야 한다.”

이 책을 읽고 힌트를 얻어 내가 집필한 ‘쫓기지 않는 50대를 사는 법’책 1장에서 ‘인생 2 막은 자존심은 빨리 버릴수록 좋다’ 챕터를 적었다.

여러 번 읽으면 읽을수록 은수자의 오묘한 메시지가 내 가슴에 울림을 준다. 삶을 바라보는 태도, 자세를 다시 한번 더 정립할 수 있었다.


작년보다 올해는 생활 모든 분야에서 자존심을 더 버리려고 노력한다. 내가 타인에게 기대하는 에고를 버리고 내가 타인에게 먼저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취한다. 과거에는 이런 생각이 없었다. 어떤 일이든 자로 잰 듯 인간관계를 중요시했다면, 이제는 타인을 이해하고 내가 다가가는 자세를 취한다. 생활 전반에서 자존심을 없애려고 노력하니 삶이 더 부드럽고 분위기가 화기애애해 짐을 경험한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날 때는 자존심 없이 태어나, 세상을 살면서 반평생은 자존심을 쌓고, 다시 그것을 허무는 게 남은 반평생을 보낸다고 김홍식의 <자존감 산문집>에서 얘기했다.

이 얘기가 딱 맞는 것 같다. 아마 인생 후반기 70대쯤이 되면 나의 자존심은 바닥까지 떨어질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대신 내 자존감은 더욱더 살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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