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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ey Feb 06. 2020

#32. 이제 다시 도시로! 샌프란시스코 아웃렛

[6일차_샌프란시스코]

요세미티를 떠나기가 아쉬웠다. 여기서 조금씩 시간을 지체하면 결국에는 오후 스케줄이 모두 딜레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선뜻 핸들을 돌려 국립공원의 출구로 향하기가 너무 아쉬운 마음 자체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선루프를 열어 이제는 파래진 하늘과 나무들을 함께 눈에 담고는 핸들을 돌렸다.


국립공원을 내려가는 길에 역시 예상대로 체인은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날씨가 따뜻하고 맑아 창문을 열고 운전을 하기도 했다. 기분 나쁘지 않은 선선한 바람이 따스한 햇살과 함께 차 안으로 들어왔다. 적당한 온도가 느껴져서 요세미티를 떠나는 아쉬운 기분이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다시 머시드(Merced)에 있는 그 월마트로 향했다. 혹시라도 환불을 해주지 않을까 봐 영수증, 결제한 카드, 여권, 그리고 같이 샀던 모든 물건들도 함께 봉지에 담아 고객센터로 갔다. 환불을 잘해주어서인지 환불을 하기 위해 기다리는 손님들이 많았다. 얼마를 기다렸을까 차례가 다가왔고, 어렵지 않게 바로 환불을 받을 수 있었다.


이제는 두 시간 넘는 거리를 쭉 멈추지 않고 달려야만 한다. 이른 아침으로 먹은 스타벅스 라테와 빵 말고는 아직 먹은 것이 없었지만, 점심은 조금 더 미뤄두기로 했다. 샌프란시스코에 들어가기 전, 외곽에 위치한 샌프란시스코 프리미엄 아웃렛에 들르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쇼핑도 하고, 살짝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다.

2774 Livermore Outlets Dr  Livermore, CA  94551  United States

일주일 새 미국 도로에서의 주행이 익숙해진 탓인지 그 두 시간이 참을 수 없을 만큼 지겨웠다. 요세미티 같은 화려한 자연경관이 펼쳐지는 것도 아니고, 해안도로처럼 드넓은 태평양을 바라볼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뻥 뚫린 고속도로를 달리고 갈아타기를 여러 차례 반복해야 했을 뿐이다.


결국은 그 지루함을 이겨내고 샌프란시스코 프리미엄 아웃렛에 도착했다. 역시 캘리포니아 해안도시의 날씨는 너무나도 쾌적했다. 따스하면서도 선선함이 느껴지는 오후였다.

뭐 살 만한 것이 있는지를 둘러보기 전에, 얼른 점심을 먹어야 했다. 벌써 시간이 많이 늦어 배가 엄청나게 고팠기 때문이다. 아웃렛 내부에 위치한 식당가를 찾았다. 다양한 식당들이 여러 가지 나라의 메뉴를 팔고 있었다. 나는 꼭 먹어보고 싶었던 '미국식' 중국요리를 선택했다. 볶음밥을 기본으로 그 위에 치킨, 마파두부, 야채볶음 등의 메뉴를 선택하여 올릴 수 있는데 그 양이 굉장히 푸짐하다. 친구는 치킨 샐러드를 주문했다. 같이 곁들여 나누어 먹을 생각으로 주문했는데, 역시나 샐러드만 둘이 나누어 먹어도 배가 부를 만큼 양이 많았다.


밥을 먹고 나서 웬만한 매장들을 모두 둘러보았던 것 같다. 스포츠 의류, 신발, 화장품 등 여러 종류의 물건을 파는 매장들을 둘러보았는데도 딱히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든 물건은 없었다. 옷은 사이즈가 너무나도 컸다. 신발도 원하는 사이즈는 다 팔렸는지, 원래 없었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몇 차례 사고 싶은 물건 탐색에 실패한 뒤로는 그저 매장들을 둘러보는데 목표를 둔 것처럼 돌아다니기만 했다.

어느덧 해는 저물어갔다. 마침 웬만한 매장들을 한 번씩은 다 돌아본 듯 한 느낌이 들었다. 여전히 손에는 그 어떤 물건도, 쇼핑백도 없었지만 이제 돌아가기로 했다. 원래는 물건들도 좀 사고,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전해줄 물건도 구매하려고 했으나 '다음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다시 차에 올랐다.


샌프란시스코의 외곽에서 이제는 정말 샌프란시스코로 간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도시, 샌프란시스코. 막연한 로망을 갖고 있던 그 도시로 이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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