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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ey Feb 07. 2020

#33. 빛나는 도시 샌프란시스코, 그 안에 들어가다

[6일차_샌프란시스코]

아웃렛을 나설 때부터 해는 지기 시작했다. 얼마간 달렸을까 엄청난 교통 정체가 시작되었다. 굉장히 넓은 차선이 있었음에도 차들이 오도 가도 못하고 꽁꽁 매여 있는 모양이었다. 조금 앞으로 가다 보니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샌프란시스코로 들어가는 다리를 이용하기 위해 모두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샌프란시스코 동쪽 외곽지역에서 샌프란시스코 도심으로 바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이 다리를 거치는 것이 유일한 길이었다.

San Francisco-Oakland, CAUnited States

다리를 건너면서 샌프란시스코의 야경을 충분히 바라볼 수 있었다. 지도와 사진으로만 보았던, 가본 적 없는 그 빌딩들의 불빛을 보며 하나씩 이름을 불러 보았다. 눈 앞에 이 큰 도시의 야경이 펼쳐져 있다는 것이 감동스러웠다.

금빛 알갱이들이 모여들어 만들어진 도시 같은 느낌이었다. 전반적으로 금빛을 띄는 모습이지만, 중간중간 변화하는 색들로 아름다움이 배가 되었다. 아웃렛에서 별다른 소득 없이 오랜 시간을 돌아다니느라 피로만 쌓였었는데, 이 광경 하나로 또다시 활력을 찾게 되었다.

숙소를 일부러 볼 것 많은 피셔맨스 워프 쪽에 잡아두었는데, 덕분에 늦은 시간 도착하였음에도 숙소까지 가는 길에 여러 가보고 싶던 장소를 볼 수 있었다. 물론 지나치듯 흘려보내는 것이 아쉽기도 했지만, 실제로 보았다는 것, 그리고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늘 그래 왔듯 관광지나 유명 스폿 하나하나에 크게 미련을 두지 않기로 했다.

이번 숙소는 이번 여행의 마지막 숙소다. 그래서 숙소를 예약할 때 다른 도시의 숙소들보다 조금은 더 까다롭게 골랐던 것 같다. 위치 선정도 그렇고, 호텔의 등급도 그렇고, 내부의 인테리어도 그렇고. 여행을 마무리하는 숙소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신중히 고려하여 예약했다.


도착한 숙소는 정말 최고였다. 아주 비싼 럭셔리 호텔은 아니었지만 꽤 괜찮은 호텔이었다. 규모도 크고 내부도 깔끔하며, 서비스도 훌륭했다. 여러 가지 부대시설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시간 관계 상 이용해 보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웠다.


아침에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일찍 일어나 커피와 빵을 먹었다. 한참을 달려 점심에는 아웃렛에서 늦은 식사를 했고, 어느덧 저녁 시간이 되었다. 하루를 돌아보니 참 많은 거리를 달려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직도 아침의 그 감동스러운 자연 풍경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상태였지만, 새로운 곳 샌프란시스코의 감동을 또다시 받아들여야만 했다. 이번 여행은 그렇게 타이트한 감동 폭탄이 콘셉트이니까.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얼른 방으로 짐을 옮겨두고 차에서 내내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던 '낙지볶음'을 먹으러 가기 위해 리프트 앱을 켰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매콤한 낙지볶음이라니, 시간이 부족해서 하고 싶은 건 다 못하고, 가고 싶은 곳은 다 못 가는 중이지만 먹는 것 하나만큼은 추진력 뛰어난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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