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rey Jan 11. 2022

지혜의 숲

긴장의 숲

파주 출판단지에서 생활한 지 3일째 되는 날이다. 푹 쉬어야겠다는 마음으로 파주에 도착했지만 마냥 쉬지는 또 못한 것 같다. 그러고 보면 나는 가만히 앉아서 쉬는 것을 그리워는 하면서도, 막상 그렇게 할 용기도 마음도 없는 사람인 것 같다. 어쩌면 평생 바쁘게 살며 만족을 느끼는 사람일까?


점심을 먹고 느지막이 바깥으로 나왔다. 이곳은 각종 출판사들이 모여 있는데, 많은 출판사들이 각자 건물 1층에 북카페 또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마음에 드는 한적한 카페를 찾아 들어가기 수월하다. 어느 곳에 갈까 잠시 고민을 하다가 선택한 곳은 바로 '지혜의 숲'이다. 방금 말한 한적하고 조용한 카페는 아니다. 이곳, 출판단지 조합이 설립한 공간이다. 각 출판사로부터 기증받은 의미 있는 책들을 모아 두고, 카페를 운영하며 누구나 와서 조용히 책을 읽을 수 있게 해 두었다. 

벽을 가득 메운 수많은 다른 책들이 편안한 분위기를 주는 것 같다. 이러한 편안한 분위기 속에 앉아 글을 쓰고 있음에도 지금 나의 기분은 마냥 편안하지만은 않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함과 두려움과 긴장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혼자 지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일까? 하루의 흐름과 한 끼의 식사와 시간의 지나침이 해결해야 하는 미션처럼 다가온다. 그런 것들을 잊고 싶어서 찾은 곳인데도 말이다.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질 상태의 변화지만 익숙해지기 전까지 꽤나 힘들 것 같다.


언젠가 이 홀로 떨어져 있음으로부터 오는 긴장과 떨림도 쓸모없는 투정이었다며 그리워하는 날이 오겠지. 무언가 글은 쓰고 싶은데, 글을 쓰다 보니 더 이상 적어 내려 갈 이야기가 떠오르질 않는다. 오늘은 여기까지. 

매거진의 이전글 그때 만약?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