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히 학교에서 일을 하면서 학교 바깥으로 출장을 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 정말 일을 처리하기 위한 출장도 있고, 업무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연수를 들으러 가기 위한 출장도 있다. 각종 연구회 활동을 위한 출장도 꽤 많다. 이번에는 출장에 대해 생각을 풀어내 보려 한다.
첫 발령을 받았을 때 나의 업무는 정말 복잡했다. 일이 어렵고 힘들어서 복잡했다기보다는, 너무나도 자잘한 업무들 여러 개를 동시에 맡았기에 복잡했다. 사실 대부분이 일회성 업무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출장과 연수가 참 많았다. 처음 발령을 받은 해라 출장 역시 너무 어색했던 기억이 난다.
나의 교직생활 첫 출장은 요즘은 안전상의 이유로 거의 사라진 물로켓 시대회에 아이들 둘을 데리고 나가는 일이었다. 아침에 아이들을 만나서 외곽에 있는 먼 학교에 다녀와야 했다. 오전과 오후 모두를 출장으로 써야 하는 하루였다. 그 당시에는 차가 없었기에 우리 셋은 택시를 타고 다녀와야 했다. 출장비나 학교 카드 같은 개념이 전혀 없었기에 택시비나 아이들과 먹은 점심값까지 모두 사비로 결제했다. 그럼에도 나는 너무 행복했다. 아이들은 그 학교 체육관에 모여서 스스로 물로켓을 만들어야 했고, 선생님들은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보거나 주변을 여유로이 산책하도록 안내했다. 처음으로 맞이하는 여유로운 하루라 신기하면서도 행복했던 것 같다.
나의 업무 중에 다문화교육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그와 관련된 출장을 몇 차례 다녀왔다. 한 번은 점심식사 후에 다른 중학교에 가서 외국인들과 함께하는 수업을 참관하는 것이었다. 물론 이때까지도 차가 없었기에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교문을 나서서 택시를 타러 가는 그 순간의 햇살이 얼마나 따뜻하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또 다른 학교에 들어가 본다는 것도 신선하게 느껴졌다. 강의의 내용도 재미있고, 외국인들과 함께하는 특별한 수업에 참관인으로 함께한다는 것 자체도 뿌듯했다.
담임을 맡게 된 후에는 그 전과 같은 소소한 출장들은 다니지 못하게 되었지만 먼 곳으로 굵직한 출장들을 다니게 되었다. 드디어 내가 이맘때쯤 첫 차를 구입하게 되었는데, 차를 사고 처음으로 내가 사는 도시를 벗어나 본 것이 수학여행 답사였다. 첫 장거리 운전으로 학년 선생님들과 충청남도 공주시와 전라북도 전주시를 무사히 다녀왔다. 오래 운전을 해야 해서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그럼에도 출장으로 다녀온 그곳들은 후에 아이들과 함께 갈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그 후로도 다음 해에 공주, 부여를 다시 운전해서 다녀왔다.
업무와 관련된 중요한 내용만 출장을 신청해서 다녀오는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꼭 그런 것은 아니었다. 아이들과 수업 시간에 수영장에 다녀오거나, 학교에서 가까운 산으로 숲 체험을 다녀오거나, 박물관에 다녀오는 수업 활동을 할 때도 출장을 신청해서 다녀올 수가 있었다. 그뿐 아니라 학교 자체와는 관련이 없지만 개인적인 연구회 활동이나 연수에 다녀올 때도 출장을 신청하고 다녀올 수 있었다. 물론 그러한 경우에는 출장비를 지급받을 수 없지만 말이다.
출장은 어떻게 생각하면 일을 하면서 새로운 활기를 얻는 하나의 방법인 것 같다. 매일 같은 자리, 같은 공간에서 하던 일을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아이들과의 수업이나 학교의 일정에 지장이 없는 한 여러 가지 연수나 활동을 알아보고 열심히 다녀보려고 한다. 의미 있는 내용들을 얻으며 나 스스로가 한 번 더 활기를 찾을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나는 항상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출장을 떠난다. “얘들아, 선생님 출장 다녀올게~ 내일 보자.” 물론 수업 시간표를 바꾸어 누군가 마지막 시간 수업과 종례를 무사히 해 주도록 해야 하며, 그 날 나누어 줄 안내장을 미리 배부해야 한다. 또 중요한 전달 사항을 알림장으로 미리 전송하고 난 뒤에야 나는 저 말을 할 수 있다. 바쁘지만 알찬 나의 출장 인생도 파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