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우리 학교의 축, 친화회

by Trey

학교마다 친화회, 친목회 등의 여러 이름으로 운영하는 모임이 한 가지씩은 있을 것이다. 학교뿐 아니라 각종 직장에서도 이러한 모임은 여러 경조사를 챙기고, 직원들이 서로 어울리며 지낼 수 있는 행사를 종종 계획하곤 한다. 희망하는 사람들은 매달 정해진 회비를 내며 친화회 활동에 함께 참여할 수 있다. 오늘은 친화회 행사가 있는 날이라 미리 친화회에 대한 이야기를 써볼까 한다.


나도 작년에는 친화회 부회장으로 함께 일을 계획하고 진행했었다. 나를 포함해서 세 명의 선생님들이 함께 일을 했는데 사실 공식적인 업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해야 하는 일이나 신경 써야 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았다. 그래서 올해 일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선생님들의 노력과 마음 쓰임을 알기에 행사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노력 중이다.


오늘은 근교에 있는 낮은 산책로로 함께 가기로 했다. 20분 정도 걸어 올라가는 둘레길 느낌의 코스였으며 중간에 카페도 있고, 올라가서는 크고 웅장한 절이 위치한 그런 장소였다. 학년별로 각자 차를 타고 이동하여 각종 이벤트를 진행하기로 되어 있다. 중간에서는 사진을 찍어주는 이벤트도 계획이 되어있고, 위에 있는 절까지 올라오는 선생님들에게는 학교 주변에 있는 커피 쿠폰도 선물로 준다고 한다. 참 새롭고 즐거운 계획인 것 같아 기대가 된다.


작년의 나도 그랬지만 올해 친화회를 운영하는 선생님들도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 불만을 처리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60명에 달하는 교직원들을 모두 만족시키는 행사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 같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지만 선생님들 또한 사람이기에 성향이 모두 다르고, 좋아하는 활동이 모두 다를 것이다. 사실 어느 정도 이해를 해 주면 좋겠지만 좋은 건 좋다고, 싫은 건 싫다고 말을 꼭 해야 하는 성격을 가진 분들이 있으니 그마저도 이해를 해야 하는 상황인 것 같다.


작년에 친화회를 하면서 가장 큰 배움은 ‘모두를 만족시키는 방법은 없다’는 것이다. 어떤 의도를 가지고 어떤 계획을 해도 누군가는 불만이 생기곤 했다. 처음에는 그러한 불만의 표현에 너무나도 섭섭했다. 좋은 의도로 계획하고 의견을 수렴하여 진행한 행사인데도 불구하고 욕을 먹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다 못해 “지들이 뭔데..”라거나, “승진에 눈이 멀어서…”, “어른들의 아니오라는 말은 긍정의 표현일 때도 있는데 젊은 사람이 그런 것도 모르냐”는 말까지 들었으니 몇 년 되지도 않은 신규교사 입장에서는 섭섭하고 충격적일 만했다는 생각이 지금도 든다.


그리고 행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조금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나는 막 나서거나 무언가를 사람들 앞에서 하는 것을 잘하지 못한다. 그래서 항상 행사 때 민망하고 당황스러운 상황이 있었다. 모두의 앞에서 진행을 해야 하거나, 선물을 나누어준다거나, 안내를 해야 하는 경우에 도통 자신감이 붙지 않았지만 일 년을 하다 보니 조금은 익숙해진 것 같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본다면 성격이 조금 바뀌고 친밀도가 높아진 것 같아서 나름 뿌듯한 점도 없지는 않았다.


이러한 힘듦과 마음 쓰임을 모두가 알고 있기에 매년 친화회 회장, 부회장, 총무를 뽑는 날이면 싸한 분위기가 생겨난다. 아무도 그 자리를 맡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부담스럽고, 공식적인 업무 외에 새로 할 일이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눈을 피하고, 혹시라도 추천을 받게 되면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가며 거절하기 바쁘다. 누군가 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나도 마음이 편해지지 않는 것 같다. 이러한 답답한 모임이긴 하지만 필요성이 명확하고, 좋은 점이 조금씩이라도 남아 있기에 없애거나 줄일 수 없는 것 같다. 이왕 하는 것 좋게 좋게 마음을 모아가며 지낸다면 정말 좋을 텐데, 아쉬운 점이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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