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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ey Jan 29. 2020

#12. 유니버셜 스튜디오 할리우드 꽉 채워 즐기기

[2일차_LA]

100 Universal City PlazaUniversal City, CA  91608United States

속을 싹 풀리게 해주는 순두부찌개를 먹고는 얼른 운전하여 유니버셜 스튜디오로 향했다. 할리우드 위쪽에 위치하고 있는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숙소에서는 정말 가까웠다. 하지만 순두부찌개를 먹으러 비교적 남쪽에 위치한 한인타운으로 이동했었기에 그만큼 이동 시간이 길어졌다.


나는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참 좋아한다. 사실 내가 경험해 본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일본 오사카에 있는 USJ뿐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일본이라는 나라에 가보았을 때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처음 경험했다. 놀이기구도 잘 못 타는 나였지만 여러 가지 캐릭터들, 여러 가지 영화 속 상황에 직접 들어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 자체에 신이 났던 것 같다. 그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진짜배기라고 할 수 있는 할리우드에 오다니, 감회가 새롭고 어서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만 가득했다.


사실 입장권은 한국에서 미리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태였다. 입장권은 시기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구분이 된다. 바로 성수기와 비성수기다. 내가 방문한 1월 중순은 비성수기에 해당하여 비교적 성수기에 비해 저렴하게 티켓을 구할 수 있었다. 날짜에 따른 구분 말고도 서비스에 따른 구분 기준이 하나 더 있다. 바로 그냥 입장권과 익스프레스 티켓이다. 가격 차이가 꽤 나긴 하는데 나는 익스프레스 티켓을 미리 구매해 두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각종 어트랙션을 탑승하면서 이 선택이 정말 잘 한 선택이라는 것을 몇 차례나 다시 깨닫게 되었다.


익스프레스 티켓은 각종 어트랙션을 이용할 때 1시간이 넘는 일반 줄의 기다림을 없애준다. 익스프레스 티켓을 소지한 사람들을 위한 입구가 따로 있으며, 그곳을 통해 짧은 대기시간 후에 탑승할 수 있는 제도다. 약간의 돈을 더 내고 금과 같은 시간을 아낄 수 있으니 정말 좋았다. 사실 내가 줄 서서 오래 기다리는 것을 잘 못하는 탓도 있다. 익스프레스 티켓을 구매하면 긴 줄 없이 일찍 탑승하는 것 외에도 한 가지 좋은 점이 있다. 어트랙션을 잘 즐길 수 있는 좋은 자리에 배정을 해준다는 점이다. 스튜디오 투어를 할 때에도 가장 앞 차에, 롤러코스터에서도 가장 앞부분에 배정해 준다.

Universal Studio Hollywood_Trey
Universal Studio Hollywood_Trey

항상 인증샷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붐비는 지구본 모양의 유니버셜 스튜디오 로고 앞이다. 이 지구본을 지나 웅장한 정문을 통과하면 바로 입장이 가능하다. 미리 한국에서 티켓을 사서 왔기에 줄을 사기 위한 길 줄 또한 거치지 않고 입장이 가능했다. 이메일로 받은 입장권을 휴대폰에 저장해 두었는데, 휴대폰 속 QR코드를 바로 찍고는 입장을 했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해리포터를 테마로 한 지역이다.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 해리포터 시리즈가 처음 시작되었는데, 이렇게 해리포터 세계관을 현실로 이루어 낸 장소에 서 있으니 참 신기했다. 물론 오사카의 유니버셜 스튜디오에도 해리포터를 배경으로 한 호그와트, 호그스미드 등의 공간을 마련해 두었다. 오사카와 할리우드를 비교해보자면 할리우드 쪽이 조금 더 규모가 크고, 마을의 뒷골목까지 재현해 두는 등 퀄리티가 높았던 것 같다.

해리포터 소설과 영화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버터비어를 이 마을 곳곳에서 팔고 있었다. 음료 형태로 먹을 수도 있고, 슬러시 형태로 먹을 수도 있는데 목이 말라 음료 형태로 주문했다. 전혀 눈이 올 날씨는 아니지만, 눈 덮인 마을에서 시원한 버터비어를 마시니 더 열심히 돌아다닐 수 있는 힘이 솓아오르는 것 같았다.

해리포터 이야기 속 마법사들이 마법을 배우기 위하여 다니는 학교, 호그와트가 실물로 눈 앞에 펼쳐져 있다. 실제로 입구를 통해 들어가면 영화 속에서만 보던 그 공간들, 그 물건들, 그 사람들이 실제로 움직이며 이야기를 진행해 나간다. 사실 일본이나 홍콩에서 테마파크를 가 본 적이 많지만 항상 이런 주인공들이 일본어로, 중국어로 이야기하는 바람에 잘 알아듣지도 못하고 무언가 어색함을 느꼈던 적이 많다. 마침 할리우드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는 실제 영화 속 주인공의 목소리 그대로 그 대사 그대로 들어볼 수 있으니 더욱 실감났던 것 같다.


익스프레스 티켓을 이용하여 대기 줄은 없었지만, 호그와트 성 내부를 구석구석 구경하느라 일부러 더 천천히 걸어갔던 것 같다. 군데군데 사진을 찍어가며, 놀라 하며 지나가서 탑승한 '해리포터 포비든 저니' 어트랙션은 재미있었지만 생각보다는 아쉬움이 남긴 했다. 어트랙션 보다는 탑승하러 가면서 추억을 자극하는 이러한 호그와트 성의 모습들이 더욱 인상 깊은 모습으로 남은 것 같다.


호그와트 성을 나오면 바로 작은 롤러코스터를 만날 수 있다. 해리포터에 나오는 상상의 동물을 타고 날아다닌다는 콘셉트이다. 크지 않고 아이들도 무난히 탈 수 있는 롤러코스터였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롤러코스터가 더욱 재미있었던 것 같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미국 애니메이션이 바로 '심슨'이다. 심슨 가족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네 스프링필드를 똑같이 옮겨다 놓은 마을 또한 존재한다. 그냥 모양만 비슷하게 만들어 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곳에서 음식을 사 먹던지, 음료를 사 먹을 수 있도록 한 것이 좋았다. 실제로 심슨 이야기 속에서 맥주를 마시러 자주 들르는 '모의 술집'에 들어가 음료나 식사를 사 먹을 수 있다.


다양한 어트랙션들이 더 많이 있지만 내가 유니버셜 스튜디오 할리우드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스튜디오 투어'다. 사실 전 세계 여러 곳에 있는 유니버셜 스튜디오 테마파크 중에 스튜디오 투어를 할 수 있는 곳은 할리우드 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사실 테마파크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잘 아는 유니버셜 스튜디오 영화사의 스튜디오 단지 중 일부를 테마파크로 꾸며놓은 것이다. 따라서 테마파크 울타리를 벗어나면 실제 영화나 TV쇼 촬영을 진행하는 세트장, 즉 스튜디오가 넓게 펼쳐져 있다. '스튜디오 투어'는 긴 열차 같은 차를 타고 테마파크 울타리를 벗어나 세트장을 구경하고, 각종 특수 효과나 영화 기술들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어트랙션이다.

이런 탁 트인 길쭉한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맨 앞 버스의 앞쪽 좌석에는 스튜디오 투어를 도와주는 안내자가 한 명 탑승한다. 맨 앞 차는 직접 그 사람을 보며 소통할 수 있지만, 뒷 차들은 앞쪽 스크린에 나오는 안내자의 영상을 보며 함께 해야 한다. 익스프레스 티켓을 통해 입장한 사람들은 맨 앞 차에 탑승하는 줄을 서게 된다. 다시 한번 익스프레스 티켓을 구매한 나를 칭찬했다.

각종 할리우드 영화에서 뉴욕을 배경으로 촬영할 때 사용하는 뉴욕 세트장이 있었다. 정말 엄청난 규모의 세트장이었다. 보이는 부분만 그대로 재현한 것이 아니라, 다음 블록, 옆 블록, 뒷골목까지 엄청 넓은 규모를 재현해 두었다. 물론 시대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재현해둔 곳도 있다. 각 세트에 가면 그곳에서 촬영한 영화들을 스크린을 통해 동시에 소개해준다.

작년에 넷플릭스를 통해 재미있게 보았던 드라마가 바로 '굿 플레이스'다. 몰랐는데 굿 플레이스 또한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했다고 한다. 굿 플레이스의 마을 세트장 또한 스튜디오 투어에서 만날 수 있었다. 너무나도 반가운 마음에 영상으로 촬영을 했다.


버스는 이런 야외 세트장을 돌면서 갑작스레 비가 내리는 모습을 재현해준다거나, 홍수가 나는 상황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버스 바로 앞까지 허리 높이의 물이 갑작스레 들이닥치는 모습을 보면서 살짝 무섭기도 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다양한 효과를 직접 접해보니 참 신기할 따름이었다.

버스는 야외 세트뿐 아니라 실내 세트에도 자주 들렀다. 그곳에 들어갈 때는 나누어준 3D 안경을 착용해야 하는데 갑자기 쥬라기 공원에 들어간다거나, 지하철 역이 지진으로 무너진다거나, 자동차 경주 대결을 한다거나 하는 익숙한 영화 속 상황을 실감 나게 겪어볼 수 있었다. 위의 영상은 실내 지하철 역 세트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인데, 천장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지고 불길이 치솟으면서 어디선가 홍수가 들이닥쳐 물바다가 되는 상황까지 촬영하지 못해 너무 아쉬웠다.

버스는 여러 세트장을 들러 영화 베이츠 모텔에 도착했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 '사이코'를 리메이크하여 제작하는 '베이츠 모텔'이다. 살인사건과 여러 가지 스릴러 이야기를 담은 내용이라 관심이 있던 내용이었다. 갑자기 이야기 속 상황이 눈 앞에 펼쳐졌다. 재미있게 보고 버스가 출발하려고 하는데, 탑승객 모두가 비명을 지르는 장면이 펼쳐졌다. 영상이 끝나는 부분에 남자 주인공은 버스의 탑승객인 우리가 자신의 살인 현장을 목격한 것을 알게 된다. 영상은 거기에서 끝나지만, 그 바로 뒤 그 주인공의 행동은 탑승객 전원이 소름 끼치며, 깜짝 놀라게 하는 행동이었다. 영상으로 담지 못한 것이 참 아쉬웠다.

미국 영화 중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재난영화가 아닐까 싶다. 물론 재난영화에서 사용했던 세트장도 있다. 비행기가 추락한 현장을 촬영하기 위해 만들어 둔 곳도, 재난으로 주택과 마을이 산산조각 난 모습을 촬영하기 위한 세트장도 있었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천천히 지나가며 관람만 했지만, 따로 VIP 투어를 신청하면 소규모로 차를 타고 다니며 이러한 세트장에 내려 하나하나 직접 살펴보고 걸어 들어가 볼 수 있다고 한다.

스튜디오 투어를 마치고 남은 대부분의 어트랙션을 바로바로 탑승했다. 순두부찌개를 예상치 못하게 먹느라 입장시간이 늦어졌음에도 익스프레스 티켓 덕분에 별 기다림 없이 어트랙션을 탑승했다. 그러다 보니 4~5시쯤 바로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나올 수 있게 되었다.


일주일이라는 짧은 일정이기에 한 도시에 여러 날을 할애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하루를 정말 알차게 쪼개고 쪼개 사용해야만 했다. 내일 점심에는 다른 도시로 이동을 해야 했기에 LA에 오면 꼭 보고 싶었던 야경을 보기 위해서는 얼른 이동해야 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알차게 꽉 채워 부족함 없이 즐긴 유니버셜 스튜디오 할리우드, 안녕! 그리고 다시 한번 익스프레스 티켓,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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