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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계형트렌드 Dec 21. 2020

에코_지금은 에코시대

지금 시장 곳곳 에코를 지향하는 움직임들을 찾아서

트렌드를 아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생계형트렌드 입니다. 

앞으로 <트렌드 키워드>에서는 트렌드 키워드를 선정하여 그 키워드에 맞는 시장 곳곳의 상황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이번 리포트는 키워드로 <에코>를 선정하여 준비해봤습니다.



Intro


 코로나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고 분리 배출할 일회용품이 쌓이다 보니 사람들의 플라스틱 피로감이 늘어났습니다. 실제로 ‘틸리언 프로’에서 2039 남녀 5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플라스틱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10명 중 9명은 플라스틱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고 합니다. 2030세대의 절반은 환경문제 해결을 고민하고 행동하는 ‘에코워리어’였던 것입니다. 이런 플라스틱 피로감은 소비 문화도 바꾸고 있습니다. 친환경 인증을 받은 기업은 평균 매출이 약20% 증가했습니다. 제로웨이스트샵 모레상점을 운영하는 이지은 대표의 말을 빌리자면 “Z세대로 불리는 20대들은 앞으로 살아갈 미래에 대해서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친환경 제품 소비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런 소비 변화의 흐름을 잡기 위해 시장 곳곳에서는 어떤 움직임이 펼쳐지고 있는지 몇 가지 알아보겠습니다.



생활용품 리필 스테이션


알맹상점 내부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하나의 대안으로 ‘리필’ 상점이 떠오르고 있다. 세제나 샴푸 같은 생활용품을 플라스틱 용기없이 내용물만 g당 판매하는 곳이다. 망원동의 제로 웨이스트 숍 ‘알맹상점’이 그 대표적 예시이다.(알맹상점 블로그☞ https://blog.naver.com/almangmarket/221992465691 )

좌) 이마트 '에코 리필 스테이션' 우) 아모레퍼시픽 '리필 스테이션'

 그런데, 이런 리필 스테이션 형식의 상점에 대기업도 뛰어들었다. 지난 9월 문을 연 이마트 ‘에코 리필 스테이션’과 10월 문을 연 아모레퍼시픽 ‘리필 스테이션’이 그 주인공이다. 이마트 성수점의 ‘에코 리필 스테이션’은 매장보다는 자판기의 개념으로 세제 업체 ‘슈가버블’의 액체 세제와 섬유유연제 두 가지를 판매한다. 첫 방문일 때, 용기 적합성 때문에 전용 용기를 구매해야 하는데(500원) 구매 후에는 그 용기를 지속해서 쓸 수 있다. 가격은 세제가 3L 당 4500원, 섬유유연제가 3L 당 3600원으로 동일 세제의 원가 대비 35~39%정도 할인된 금액이다. 세제가 나오는 노즐에 용기를 끼우고 화면을 터치하면 내용물이 담긴다. 내용물이 모두 담기면 용량, 가격, 소분 날짜가 표기된 바코드가 출력되고 그걸 계산하면 끝이다. 아직은 전용 용기를 따로 구매해야 한다는 점, 단일한 양만 판매된다는 점의 아쉬움이 있지만 대기업의 리필 스테이션이 생긴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발걸음 인 것 같다. 추후에 이마트 왕십리, 은평 등의 지점에 추가 설치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모레 퍼시픽의 리필 스테이션은 경기도 수원 ‘광교 앨리웨이’에 자리 잡았다. 바디 워시 8종, 샴푸 7종 제품의 내용물을 구매할 수 있다. 아모레 퍼시픽 역시 처음에 용기를 구매해야 한다는(6000원, 회원은 무료) 불편함이 있다. 대신 이 용기는 코코넛 껍질과 무기질 포뮬러를 섞어 플라스틱 사용량을 약 30% 줄였다고 한다. 아모레 퍼시픽 리필 스테이션은 시향이 가능하다는 점, 필요한 만큼 내용물을 채울 수 있다는 점이 이마트와 구별되는 장점인 것 같다. 리필 고객들을 위한 용기 살균 공간도 따로 마련돼 있다고 한다. 리필 가격은 본품의 절반 정도라고 한다.


두 곳을 모두 살펴본 결과 이마트 보다는 아모레 퍼시픽의 리필 스테이션이 더 전문적이고 본격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두 곳 모두 아직 초기 단계이니 앞으로의 행보를 더 주목해야 할 것 같다. 두 곳 모두 초기에 플라스틱 용기를 구매해야 한다는 점이 아쉬운데, 앞으로 이런 리필 스테이션이 상용화되면 애초에 리필이 가능한 용기로 제품이 출시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환경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앞으로 리필 스테이션의 규모와 수가 더 커질 것 같다. 더불어 토너, 로션 같은 기초화장품 부문에도 확장되어 나타날 수도 있을 것 같다. 




편의점의 AI 리사이클 로봇 도입

세븐일레븐은 지난 2018년 로봇 직원인 AI로봇 ‘브니’를 공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브니는 고객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다양한 결제 서비스 기능을 갖춘 인공지능 결제 로봇이다. 

좌) 세븐일레븐 AI로봇 브니 우) 세븐일레븐 AI 순환자원 회수로봇

세븐일레븐이 이번에는 ‘AI 순환자원 회수로봇’을 운영한다. 세븐일레븐이 일상생활 속 자원 선순환의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재활용 생활화 캠페인에 나선 것이다. 회수로봇은 사용자가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하고 재활용품을 넣으면 AI 시스템이 순환자원 여부를 인식하고 자동으로 압착한 뒤 분류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하루 최대 1500개의 페트병과 캔을 처리할 수 있으며 처리한 재활용품은 로봇 개발업체를 통해 매일 수거된 후 지역 재활용센터로 보내진다. 소비자들은 회수로봇을 이용하면 현금화가 가능한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페트병은 개당 5포인트, 캔은 7포인트가 지급되며 2000포인트부터 현금으로 돌려준다. 또한 포인트를 통한 기부도 가능한데, 환경재단을 통해 환경 개선 사업에 활용된다고 한다. 세븐일레븐은 회수로봇 설치를 점차 확대할 것이라고 한다.

출처_중앙일보

국내 편의점 개수는 5만개에 육박할 정도로 많다. 그 말인즉슨 어디서든 편의점을 쉽게 접한다는 뜻이다. 이 점에서 편의점은 일상에서 친환경 활동의 거점으로 작용하기 용이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세븐일레븐의 이러한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아직은 주요 점포에 6대만 설치해 활동하지만, 점차 확대되면 엄청난 리사이클 인프라가 구축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2030세대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세븐일레븐의 이와 같은 활동이 소비자 로열티를 높이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 같다. 




패션 시장의 에코 열풍

좌) 노스페이스 '에코 눕시 재킷' 우) 아레나 비건 패딩

아웃도어 업계에서도 리사이클이 활발하다.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흐름에 맞게 올 겨울에는 비건 패딩이 떠오르고 있다. 비건 패딩은 패딩 충전재로 쓰이던 동물의 털을 대체하여, ‘플리스’를 사용하거나 동물 학대가 이뤄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재사용되는 털을 이용한 패딩을 말한다. 아레나는 2019년부터 비건 패딩을 선보이고 있다. 비건 패딩 시리즈 가운데엔 페트병을 100% 재활용한 써모어 에코다운 화이버 소재의 제품도 있다. 노스페이스는 기존의 시그니처 제품이던 ‘눕시 재킷’에 리사이클링 소재를 적용해 ‘에코 눕시 재킷’을 신제품으로 선보인다. 에코 눕시 재킷은 리사이클링 폴리에스터, 리사이클링 나일론 등을 적용하였다. 패딩에 사용되는 구스 다운 역시 윤리적 다운 인증을 받았다. 노스페이스는 ‘눕시 플리스 티볼 재킷’도 선보이고 있는데, 충전재로 ‘에코 티볼’이 적용되었다. 에코 티볼은 옥수수 추출 바이오 원료와 페트병 리사이클링 소재가 접목해 탄생된 친환경 보온 충전재로 보온성과 경량성이 우수하다. 이탈리아 패딩 브랜드 세이브더덕 역시 동물 깃털 대신 자체 개발한 신소재 ‘플룸테크’를 보온용 충전재로 사용한다. 세이브더덕을 수입∙판매하는 신세계인터네셔널 측에 따르면 8월부터 매달 목포량의 2배 이상 팔리고 있다고 하니 소비자들의 높아진 환경에 대한 관심과 실천을 엿볼 수 있다. 패딩뿐만 아니라 퍼(fur) 제품군 역시 페이크퍼가 강세다.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 트렌드와 합리적인 가격이 어우러져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있다. 패딩이든, 퍼이든 올 겨울 아우터 트렌드가 ‘에코’임은 분명해 보인다.


파스텔그린

한편 재활용 외에도 재사용을 포맷으로 하는 패션 업체도 있다. 최근 MZ세대를 주축으로 중고거래 시장이 활발하다. 이러한 중고거래의 인기를 반영하여, 닥스키즈∙헤지스키즈 등을 운영하는 아동복 전문 기업 파스텔세상은 자사 중고 제품을 재판매 하는 전문 플랫폼인 ‘파스텔그린’을 론칭했다. 파스텔그린은 기존에 소비자가 구입한 제품들을 취급한다. 아이가 자라서 더 이상 맞지 않는 자사의 아동용 아우터를 전국 160여 개 해당 브랜드 매장에 반납하면 제품 상태에 따라 최대 7만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수거한 의료는 본사에 의해 철저히 검증된다. 이후 소비자들은 온라인 쇼핑몰인 ‘파스텔몰’에서 기존보다 최대 70% 저렴한 가격에 중고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론칭 한 달 반만인 현재까지 이 플랫폼을 통해 920점의 의류가 수거되었다. 또한 모인 중고 의료는 온라인 몰에 올라온 지 일주일 만에 판매되고 있다. 파스텔세상이 중고 거래 플랫폼을 만든 큰 목적이 환경보호라는 것에 의미가 있다. 의류 폐기물은 심각한 환경 오염의 원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3년 하루 평균 134t 수준이던 의류 폐기물이 2017년193t으로 급증했다. 파스텔세상의 중고 거래 플랫폼은 이러한 의류 폐기물을 줄이고 본사에서 직접 운영함으로써 ‘가품 발생’의 우려를 줄임으로서 소비자들이 적극 동참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줬다. 이러한 중고거래 플랫폼은 다양한 저변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 같다. 아동복 뿐만 아니라 성인복이나 잡화 부문에서도 역시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특히 본사에서 이렇게 중고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경우 진품만 거래된다는 안전성이 확보되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 같다. 또한 전자제품이나 차량 제품 역시 본사에서 직접 운영한다면 중고를 받아 수리 보완하여 더 저렴한 가격에 거래하도록 인프라를 구축하면 소비자들의 열띤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택배/배송의 초록빛 변화 


코로나로 인해 물류, 포장, 유통 업계가 전성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함께 증가하는 일회용 쓰레기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발맞춰 다양한 기업들이 물류, 포장, 유통 단계에서 친환경적 시도를 하고 있다. 환경부는 NS홈쇼핑, 수원시 등과 ‘다회용 수송 포장재 사용 시범적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수원시 일부에서 택배가 다회용 포장재로 배송된다. 온라인 상품을 주문하면 다회용 포장재에 물건을 담아 배송되고, 추후 포장재는 업체가 회수하고 세척해 다시 사용한다. 이를 통해 연간 1회용 택배 상자 약 12만개, 폐기물 66t을 감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J대한통운 역시 친환경 완충재를 개발해 박스포장에 도입한다. 기존의 완충재는 플라스틱이나 비닐로 만들어졌으나 이를 대신해 종이라 만든 완충재를 개발했다. 재활용이 가능하며 분리수거도 용이하다. 바인컴퍼니가 개발한 ‘종이 아이스팩’도 특허를 취득했다. 이 아이스팩은 물, 종이, 산화생분해성필름으로만 만들어졌으며 산화생분해성필름은 자연상태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된다. 현재 이 아이스팩은 쿠팡, 우아한형제들, G마켓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GS샵은 신발용 친환경 박스 ‘원 박스’를 도입하여 비닐 테이프 사용 없이 상자를 봉인할 수 있도록 하였고 현대홈쇼핑은 의류 포장에 쓰이는 비닐 포장재에 친환경 재생원료를 적용했다. 온라인 식료품 배송업체 헬로네이처 또한 다회용 보냉박스를 이용하는 ‘더그린배송’을 선택지로 추가했고 마켓컬리도 지난해 9월부터 모든 포장재를 종이로 쓰는 ‘올페이퍼 챌린지’를 시작했다. 초록마을 역시 친환경 배송바구니를 도입했다. 재활용 골판지로 만든 종이바구니로 접착제 사용 없이 조립식으로 만들었다. 

좌) CJ대한통운 종이 완충재 우) 초록마을 친환경 배송바구니

나도 평소 택배를 시키거나 배달 음식을 시킬 때 어쩔 수 없이 딸려오는 일회용 쓰레기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았다. 여러 물류, 포장, 유통 업체들이 친환경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걸 보니 일회용 쓰레기에 대한 대중의 스트레스를 반영하려는 노력 같다. 바람직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또한 배달 어플에도 이와 같은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의 방안이 도입돼야 할 것 같다. 일회용 수저, 젓가락 사용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것처럼 용기 역시 선택하거나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Outro


 이렇게 시장 곳곳에서 행해지는 친환경적 흐름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트렌드 리포트를 작성하면서 느낀 점은 친환경적 태도가 반영되는 업계들이 대부분 생활에 밀접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주로 옷, 욕실 용품, 세탁 용품 같은 소비재이고, 특히 언택트 시대인 요즘 일상과 밀접히 닿아 있는 유통, 배송 업계였기 때문입니다. 우리 곁에 많이 있고 눈에 많이 띄는 만큼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빠른 피드백을 원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심이 소비를 결정짓는 요즘 우리의 관심의 방향이 ‘친환경’이라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에 새삼 안도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아직은 대중적으로 시행되고 있지도 않고 미미한 시작에 불과하지만 이러한 흐름이 거듭될수록 생겨날 선한 변화들이 기대됩니다. 지금은 대부분 소비재에 한정돼 있지만, 그리 멀지 않은 날 많은 기업들의 문화 자체가 환경과 공생하는 방향을 향하게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로 이번주 리포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주세요.

의견도 좋고 피드백도 좋습니다. :)


>>그럼, 오늘도 생존 신고 완료!




Reference.

2030세대 절반 환경 문제 민감한 ‘에코워리어(더나은미래, 2020.10.20)

이마트, 아모레퍼시픽…대기업도 뛰어든 리필 스테이션 가보니(중앙일보, 2020.11.08)

AI가 재활용도 척척...세븐일레븐, 캔·페트병 자동 수거 ‘AI 로봇’ 설치(서울경제, 2020.11.05)

편의점 1위, 17년만에 뒤집혔다(중앙일보, 2019.12.18)

올 겨울, 패딩은 지는 싸움을 하고 있다(조선일보, 2020.11.28)

`비건 패션` 열풍에…올 겨울도 `페이크 퍼`가 대세(한국경제TV, 2020.12.02)

아레나, 재활용 PET 활용한 비건패딩 선보여(비욘드포스트, 2020.11.09)

노스페이스, ‘에코 눕시 재킷’ 신제품 출시(어패럴뉴스, 2020.11.05)

옷·가전 재활용 거래 활발…중고시장은 환경장터(매일경제, 2020.11.13)

과대포장 주범 택배 완충재, 친환경 종이로 바뀐다(아이뉴스24, 2020.11.12)

초록마을, 친환경 배송바구니 도입(뉴시스, 2020.11.24)

"택배 상자 수거하고 포장재 바꿔요"…기업들 '친환경 바람'(한국경제, 2020.11.18)

코로나 시대의 택배 쓰레기 홍수, 해법 떠오른 ‘다회용 포장’(한겨레, 2020.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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