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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렌드인사이트 Jul 31. 2019

스포츠 브랜드가 여성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생각하다

Women Power에서 중요한 것은 Women이다

영화에서도 다뤄진 스포츠 시장 속 여성

What women want, Andrew Cooper/Paramount/Kobal/REX/Shutterstock

여자들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다면 어떨까? 영화 왓 위민 원트의 닉 마샬(멜 깁슨 분)은 우연한 사고로 여성들의 속마음을 듣는 능력이 생긴다. 이 능력으로 그는 여성들을 타겟으로 하는 광고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특히 회사에 큰 수익을 가져올 수 있는 나이키 우먼스 임원진을 앞에 두고 프레젠테이션 하는 장면이 인상적인데, 2000년에 제작된 영화에서 이미 앞으로의 스포츠 시장의 주요 소비자는 여성이 될 것임을 전망하고 있었다.


그로부터 19년이 지난 지금 스포츠 시장에서 여성의 위치는 그 어느 때 보다 높다. 수 많은 여성 스포츠 스타들이 있고, 그들처럼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몇몇 스포츠 종목에서는 아직도 그저 남자 스포츠를 여자가 하는 정도로 여겨지곤 한다. 축구같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고, 격렬한 종목일수록 더 그런 경향이 있다.


Girls can do anything의 프레임

과거 여자월드컵의 광고 메시지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남자 축구 경기의 ‘다음’이었다. 시기상 남자월드컵 1년 후에 열리는 대회이며, U20 월드컵과 같은 해에 진행된다. 그래서 다음으로 표현한 것 아니냐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FIFA Women's World Cup 2015: It's Not Over

https://www.youtube.com/watch?v=yjPmC2hf5zI

It’s not over. 2015년 피파 여자월드컵의 광고 컨셉이다. 남자월드컵이 끝났지만, 아직 여자월드컵이 남아 있다는 내용으로, 여자월드컵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을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여자월드컵을 이야기하면서 남자월드컵을 꼭 엮어야 하는지 묻고 싶다. 상대적으로 비인기 종목인 여자 축구의 홍보를 위한 것이겠지만, 이야기를 풀어감에 있어 전면에 남성을 내세우는 것은 여자축구를 더 작게 만든다. 마치 그녀들도 남자처럼 축구할 수 있다는 느낌, 이는 여성도 남성이 하는 것을 할 수 있다는 프레임에 갇힌 결과물이다. 여성들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오히려 여성차별적이다.


Germany's Women's World Cup advert

 'We play for a nation that doesn't even know our names' 

여자 독일 대표팀은 그 동안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람들의 무관심과 편견에 둘러싸여 있다. 2019년 피파 여자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은 자신들이 얼마나 남자 선수들 만큼 잘 할 수 있는지, 관심을 가져 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기로 한다. 그녀들이 하는 것은 축구고, 그곳에는 성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축구를 할 줄 아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여자 축구에서 축구보다 성별에 대해 신경을 쓰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NIKE – Dream Further

https://www.youtube.com/watch?v=hOVkEHADCg4&t=14s

나이키에게 있어서 축구 광고는 매우 중요하다. 전 세계 스타플레이어를 출현시켜, 축구팬들의 관심과 열정을 자극하고 그 틈에 나이키를 브랜드를 심어 놓는다. 이번 여자월드컵 광고 Dream Further는 기존의 나이키 광고 포맷을 유지하면서 한 가지만 변화를 주었다. 모든 스타플레이어가 여자 선수들이라는 것.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자 선수들이 축구를 하고, 그녀들을 보며 열광하는 팬들과 그녀들처럼 되고 싶은 소녀를 다룬다. 나이키가 이야기하는 꿈은 보통 당신도 저 스타플레이어처럼 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번 광고에서는 거기에 더해 여자월드컵이 실제로 이렇게 다뤄지기를 바라는, 앞으로는 그런 미래가 오기를 바라는 꿈이기도 하다.


Women Power를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프레임

스포츠는 거칠고 남성성을 드러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그렇게 때문에 남자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를 여자 선수들이 따라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광고에서 다뤄지는 여자 선수들의 모습들, 억지로 쥐어 짜내 그들이 남자 선수와 어느 정도 닮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장면들은 우리에게 불편함을 야기한다. 차이는 인정하되, 그것을 독립적으로 보자. 남자 선수들의 축구 경기가 여자 선수들이 지향해야 할 완성형이 될 필요는 없다. 비교를 통해 한쪽이 정답이고 반대쪽이 오답이라는 생각을 우리는 떨쳐내야 한다.

같은 종목의 스포츠라도 성별에 따른 경기력, 스타일, 드라마적 요소가 다를 수 있다. 어떤 이는 남자축구에 비해 경기력이 떨어지는 여자축구는 재미가 없다고 말할 수도 있고, 다득점이 나온다는 점에 매력을 느낄 수도 있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보고 싶은 경기를 보고 응원하면 그만이다. 어떤 드라마와 감동을 얻어 가든, 동기부여가 되든 그것은 개인의 몫이다.


기업에서는 여성을 끌어들이기 위해 Women Power를 마케팅 전면에 내세우곤 한다. 여성이 남성을 흉내 내는 듯한 마케팅은 그 의도에 비해 메시지 전달이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같은 메시지도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가 되는 것처럼, 여성에게 마초적인 모습을 억지로 입히고, 강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Like men Power에 가깝다. 우리에게는 여성이 가지고 있는 모습 그대로, 그들이 하는 것 그대로, 성별이 아닌 스포츠를 그대로 보여줄 수 있고 그것의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프레임이 필요하다. 앞에 소개한 사례들이 새로운 프레임의 힌트를 줄 수 있지 않을까?


[본문] http://trendinsight.biz/archives/46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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