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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 Jul 28. 2021

네이버 커머스,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드러난 약점들은?

네이버 커머스, 잘 나가는 지금이 사실 위기일지도 모릅니다

  지난 7월 22일, 네이버의 2021년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이 있었습니다. 네이버의 2021년 실적은 말 그대로 역대급이었는데요. 매출은 무려 1조 6635억 원으로 전년 동기 30.4%, 전분기 대비 11.0% 증가하였고요. 영업이익도 335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전분기 대비 16.2% 증가했다고 합니다.


  분기 기준으로는 최대 규모의 실적이라 하는 이번 성과를 이끈 건 역시 커머스였습니다. 성장률도 높고, 시장 내 1위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번 실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네이버 커머스 비록 지금은 잘 나가지만 앞으로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경고 신호들도 보이는데요. 숫자들의 숨겨진 의미를 통해 네이버 커머스의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해보고 미래 전략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데이터로 파 해쳐 볼 대상은 네이버의 커머스 실적입니다. 


1. 검색보다 중요해진 커머스
 서치 플랫폼 외 신사업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었습니다 (출처: 네이버)


[2분기 부문별 매출 증가율]

클라우드 48.1%

커머스 42.6%

핀테크 41.2%

콘텐츠 28.2%

서치 플랫폼 21.8%


 위의 그래프를 보시면 아시다시피 이제 서치 플랫폼 부문에 대한 의존도는 50% 미만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매출 규모와 성장성 2가지 모두를 충족시키는 차세대 성장 동력은 역시 커머스입니다. 향후 네이버의 실적은 결국 커머스가 얼만큼 좋은 성과를 거두냐에 달려 있습니다.



2. 네이버 커머스 성장률이 문제
1분기 기준 자료로 볼 때 네이버의 성장 속도는 쿠팡에 비해 너무 떨어집니다 (출처: 중앙일보)

 네이버 커머스, 하지만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전체 성장을 리딩 하려면 현재 수준의 성장 속도로는 안됩니다. 현재 네이버는 쿠팡, 신세계 등과 한국의 아마존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작년 기준 네이버의 시장 점유율은 17% 내외로 쿠팡이 13% 수준이니 아직은 앞서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둘은 모두 30% 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고요. 먼저 도달하는 자가 커머스 시장의 패권을 차지할 확률이 높습니다. 다만 현재와 같이 성장 속도가 이렇게 벌어진다면 쿠팡이 왕좌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겠지요.


 쿠팡의 기세는 정말 무서운데요. 쿠팡의 거래액은 최소 80% 이상이 앱에서 발생하고, 거래액 중 직매입 비중이 90%이기 때문에, 결국 앱의 DAU 성장이 매출액 성장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1분기에는 DAU가 38% 성장하고, 매출액은 무려 74% 성장했으니, 아직 발표되지 않은 2분기 실적도 최소 1분기 정도는 성장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쿠팡 DAU/매출 전년 대비 성장률]

2021년 1분기 DAU 성장률 38% / 매출액 성장률 74%

2021년 2분기 DAU 성장률 69% / 매출액 성장률 ??%

(DAU 자료 출처 :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HD)


 결론적으로 네이버는 지금처럼 성장하면 결코 안됩니다. 쿠팡에게 추월 당해 이커머스 1위 자리를 빼앗길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입니다.



3. 네이버가 쿠팡만큼 성장 못하는 이유
트래픽 성장이 곧 매출 성장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는 쿠팡과 달리 네이버는 이제 트래픽 측면에서의 성장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출처: 아이에이지웍스 모바일인덱스HD)


 이렇게 쿠팡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반면 네이버는 상대적으로 덜 성장하게 되는 이유는 트래픽 성장 여력 차이에 있습니다. 앱의 MAU 기준으로 쿠팡은 2천만 명 수준으로 이용자 수 기준으로 10위 안에 들 정도로 엄청납니다. 하지만 여전히 성장할 여지가 존재하고, 실제로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작년 5월 대비 20% 이상 MAU가 실제로 늘어났지요.


 하지만 네이버는 MAU는 앱 기준으로도 이미 4천만 명. 실질적으로 전 국민이 네이버를 사용한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따라서 트래픽이 늘고, 이에 따라 거래액이 성장하는 그림을 네이버에서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네이버 쇼핑 자체에 대한 이용 경험률도 충분히 높기 때문에 신규 고객 확보를 통해 성장할 단계는 예전에 지난 네이버입니다.


 또한 네이버의 거래액 성장이 더딘 2번째 이유는 네이버 거래액 구조에 있습니다. 전년 네이버에서 발생한 이커머스 거래액 28조 원 중 17조 원은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이고, 11조 원은 제휴 거래액입니다. 스마트 스토어는 40% 내외로 꾸준히 성장 중이지만, 제휴 거래액은 현재 성장이 더딘데요. 일단 11번가나 롯데온처럼 네이버 쇼핑에 입점한 플랫폼들의 성장률이 좋지 않고요. 또한 플랫폼들은 앱을 통한 직접 거래를 선호하고, 여러 혜택을 통해 고객들을 앱으로 계속 유인하기 때문에, 네이버 쇼핑의 지배력도 점차 약화되고 있습니다.


 또한 마지막으로 네이버의 주력 카테고리가 고객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제약이 많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쿠팡의 고객들의 재구매율은 76%에 달하고, 월에 평균적으로 4.5회는 구매한다고 합니다. 이는 쿠팡이 주기적으로 구매하는 생필품이나 신선식품을 전략적으로 밀고 있고, 또한 로켓배송 기반으로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네이버는 이와 같은 카테고리에서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주로 단발성 구매에 그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과 네이버 페이를 통해 지속적인 리텐션 유도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요. 동시에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는 사이드 이펙트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단점이기도 합니다.


4. 해결의 키맨은 결국 신세계

 결국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쿠팡과의 이커머스 패권 경쟁에서 네이버가 승리를 거두기 위해선 신세계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네이버는 신세계 그룹의 이마트가 가진 신선식품 경쟁력을 활용하여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서 뒤처진 상황을 만회할 계획이었는데요. 실제로 올해 하반기 네이버 장보기에 이마트가 입점할 계획이라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전략적 제휴를 맺었던 당시와 상황이 변했다는 겁니다. 우선 신세계는 이베이를 인수하여, 적어도 덩치 면으로는 2위 사업자로 올라섰고요. 따라서 신선식품을 네이버에서 굳이 팔지 않고, 이베이에 있는 트래픽을 활용하여 판매한다는 선택지가 생긴 상황입니다. 여기에 네이버가 이베이 인수전에서 발을 빼면서, 신세계에게도 협력에 소극적으로 나설 명분은 생긴 상황입니다.


 그렇기에 신세계와의 협력은 실제로도 CJ 대한통운과의 것과 달리 진도가 더디게 나가는 중입니다. 그리고 이런 지지부진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앞서 나눠드린 약점들로 인해 네이버 커머스는 빠르게 위기를 맞이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네이버는 어떻게든 신세계와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던가, 대안을 빠르게 준비할 필요성이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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