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는 무엇을 노리고 인터파크를 인수했을까요?
지난 10월 14일 야놀자가 인터파크의 여행, 공연, 쇼핑, 도서 등의 사업 부문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사람들의 첫 반응은 인터파크가 야놀자를 인수한 게 아니라, 야놀자가 인터파크를 품었다는 것이 놀랍다 였는데요. 인터파크가 1세대 쇼핑몰로써 워낙 우리에게 익숙한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인수를 통해, 야놀자가 소프트뱅크로부터 2조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이후 확실히 자신의 체급이 달라졌음을 보여준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미 7월 21일 뉴스레터를 통해 인터파크가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을 전해드린 바 있었는데요. 당시만 해도 야놀자가 인수할 것이란 걸 정말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인수 소식이 소문으로 돌 때부터 정말 둘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긴 했었는데요. 과연 야놀자는 이번 인터파크 인수로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하나하나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를 통해 야놀자가 해외여행 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재개될 해외여행 시장에서 인터파크가 보유한 여행 패키지, 숙박 예약, 공연 예약 서비스 등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건데요. 사실 그간 야놀자가 여러모로 애를 쓰긴 했지만, 아무래도 서비스 중 숙박 예약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이번 인수를 통해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특히 인터파크는 전통 있는 브랜드로 인지도 자체가 야놀자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고요. 국내 공연 티켓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할 정도로 볼륨도 상당합니다. 따라서 야놀자가 가진 숙박 예약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연관 영역으로 확대하기엔 최적의 딜이었던 셈입니다.
특히 야놀자는 인터파크 인수에 이어, 하나투어와도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으면서 단순한 판매뿐 아니라 여행상품 개발에도 직접 관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였습니다. 더욱이 하나투어도 기존 패키지 중심의 상품 포트폴리오에서 자유여행 중심으로 변신하겠다고 선포했었기에, 더욱 둘의 협력이 의미 있을 걸로 예상됩니다.
이와 같은 야놀자의 연이은 행보에는, 단순한 슈퍼앱을 넘어서 거대한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야망이 담겨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슈퍼앱은 보통 수평적인 확장을 통해 여러 서비스들을 하나의 앱에 모으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야놀자는 여가와 관련된 여러 분야로 뻗어나가는 걸 넘어서서, 아예 모든 가치사슬을 통합하는 수직적 계열화까지 꿈꾸고 있습니다.
특히 인터파크는 과거 문화사업 내에서 공연기획부터, 공연장 운영, 티켓 판매까지 아우르는 역량을 갖춘 걸로 유명하였고요. 따라서 이러한 노하우를 전수받아, 야놀자도 과거부터 지향하던 액티비티 예약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건 물론, 그 안에 담길 콘텐츠를 만드는 영역까지 넘보지 않을까 싶네요.
마지막으로 인터파크가 보유한 커머스 역량도 야놀자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는데요. 야놀자가 숙박업에 필요한 비품을 판매하는 쇼핑몰을 일찍이 오픈했을 정도로 커머스 확장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MRO를 담당하던 사업부인 아이마켓코리아는 이번 인수에서 제외되긴 했지만요. 인터파크의 커머스 역량을 잘 활용한다면, 분명 B2B 사업에서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