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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 Oct 27. 2021

스마트스토어가 심상치 않습니다!

둔화되는 커머스 성장에 네이버의 고민은 깊어집니다

아래 글은 2021년 10월 27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를 보시려면 옆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뉴스레터 보러 가기]




역대급 실적, 기쁘지만은 않다?  

 네이버의 2021년 3분기 실적이 공개되었습니다. 네이버는 또다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데 성공하였는데요. 2분기에 이어 검색 외 매출 비중이 50%를 넘으며, 확실히 체질이 개선하고 있음을 증명하였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콘텐츠 부문의 성장이 눈부셨고요. 다만 화려한 실적에 가려진 그림자도 존재했습니다.

(네이버 2021년 3분기 컨퍼런스 콜 전문 보러 가기)


역대급 실적은 맞으나 상세히 뜯어보면 불안한 요소가 숨겨져 있습니다 (출처: 세계일보)


 규모로 보나, 성장성으로 보나 검색 이후 네이버를 책임질 분야는 역시 커머스입니다. 온라인 쇼핑 시장은 분기 별로 20% 내외로 성장하는 매력적인 곳이고요. 이와 같은 시장에서 네이버는 거래액 기준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즉 엔간한 성적으로는 박수를 받을 수 없다는 겁니다.



스마트스토어의 성장은 둔화 중  

 네이버 커머스 부문의 핵심은 스마트스토어입니다. 네이버 쇼핑은 크게 입점한 쇼핑몰과 스마트스토어 부문으로 나눠지는데요. 이미 입점한 쇼핑몰에서 나오는 매출은 작년에도 실질적인 역성장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다만 폭발적인 스마트스토어의 성장에 힘입어 쿠팡을 물리치고 이커머스 1위 사업자의 왕좌를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거래액은 물론 스토어 수 증가 추세도 둔화되고 있습니다 (출처: 필자)


 하지만 이번 실적 발표에서 가장 크게 드러난 문제는 바로 핵심인 스마트스토어의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는 겁니다. 우선 작년만 해도 평균 70%에 가까운 높은 성장률을 보이던 스마트스토어의 거래액은 올해 3분기에는 29%로 주저앉았습니다. 사실 그보다 더 치명적인 건 스마트스토어 수의 성장세도 둔화되었다는 점입니다. 작년만 해도 매분기 별로 3~4만 개 정도 늘던 스토어 수가 올해는 1만 개 정도 성장하는데 그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네이버를 더욱 조급하게 만드는 건 바로 쿠팡의 존재입니다. 쿠팡의 올해 3분기 실적은 아직 발표 전이지만, 직전 분기까지 무려 15분기 연속으로 50% 이상 성장하고 있는데요. 쿠팡과 둘 중 누가 더 먼저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30%에 도달하는가를 경쟁 중인 입장에서 당연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다만 애초부터 쿠팡과의 경쟁은 네이버에게 불리한 점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요. 쿠팡의 주력 카테고리는 생필품이고, 최근 신선식품으로 공격적으로 확장 중인 반면, 네이버는 이와 같은 분야에서 비교적 취약하기에 리텐션에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스마트스토어 거래액 성장은 스마트스토어의 수가 늘어나는 것에 비례하는 경향이 있었고요. 선행지표인 스마트스토어 점포 수의 증가 속도가 계속 둔화되고 있기에, 더 이른 시점에 둘의 순위가 바뀔지도 모릅니다.


 이번 컨퍼런스 콜에서 한성숙 대표는 커머스 둔화세에 대한 답변으로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하였고, 매출 성장률이 33.2%로 거래액 성장을 상회했다는 점을 강조하였는데요. 매출의 성장이 거래액의 그것보다 크다는 점은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악재일 수도 있습니다. 커머스 매출의 절반 이상은 쇼핑검색 광고 매출이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거래액 대비 매출액 비중이 높아진다는 건 판매자들의 부담이 커진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렇기에 셀러들이 타 플랫폼으로 이탈하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거지요.



신사업과 해외진출이 답이 될까요?  

 당연히 네이버도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건, '풀필먼트 동맹'(NFA, Naver Fulfillment Alliance) 전략입니다. 네이버와 CJ대한통운, 이마트 등이 손잡고 쿠팡의 로켓배송에 대항할 수 있는 물류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건데요. 10월에는 이마트와 함께 장보기 서비스를 선보이며, 부족한 역량을 채워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선 동맹의 가장 주요한 축 중 하나인 이마트가 이베이를 품으면서 언제든 독자행보에 나설 수 있다는 게 리스크입니다. 실제로 SSG는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진영에 합류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유료 멤버십 론칭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자체적인 상품 확보 능력 없이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서 어느 정도까지 입지를 차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고요.


 그래서 오히려 네이버는 본연의 강점을 최대한 살린 신사업에 더 집중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차세대 성장 동력 후보인 브랜드스토어, 네이버 쇼핑라이브, 플러스 멤버십 등은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구체적인 실적을 밝히지 않은 걸로 보아, 아직은 볼륨이 유의미하게 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래도 3분기 기준으로 브랜드스토어의 누적 거래액이 1조 원이 넘었다고 하니, 둔화되는 스마트스토어의 빈자리를 어느 정도는 메꿀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마지막으로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모델을 가지고 일본에 진출하며 글로벌 확장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네이버의 관계사인 Z홀딩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강력한데요. 일본 1위 메신저인 라인과 최고의 검색 포털인 야후를 배후로 둔다면, 빠르게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에선 빨간 불이 켜졌지만, 그 어떤 경쟁 기업보다 해외 진출에는 앞서있는 만큼, 여전히 커머스는 네이버의 다음 먹거리임이 분명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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