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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 Sep 21. 2020

배달의 민족 진짜 위기일까?

배달시장 재편될까? 배민은 정말 위기일까? 데이터로 살펴보자!

코로나 확진자 수가 늘면 덩달아 성장하는 곳이 바로 배달시장이다. 배달시장의 성장 곡선은 코로나 확진자 수 추이랑 거의 일치한다. 그렇다면 지난 8월 이후 심각해진 국내 코로나 상황 속에서 배달 시장은 어땠을까? 가장 심각해진 코로나 상황에 시장은 역대 최대 결제금액으로 답했다.

(출처 : 와이즈앱)

배달앱 주문 후 현장 결제나, 쿠팡이츠, 카카오 주문하기를 제외하고도 8월 추정 결제금액이 무려 1.2조 원. 같은 기준으로 2019년 연간 결제금액이 7.1조 원이었는데, 이미 올해 8월까지 누적 결제금액이 7.6조 원으로 이미 이를 돌파하였다. 배달 시장의 성장세는 정말 무서운 수준이다.


이처럼 성장하는 시장은 당연히 모두가 탐내기 마련이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새 카카오, 쿠팡, 위메프 등이 새롭게 서비스를 론칭하며 시장에 새로이 진입하였다. 한때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 민족을 인수하며, 시장 점유율 99%의 독점시장이라고 주장하던 게 어제 같은데, 최근에는 쿠팡이츠, 위메프오가 배달의 민족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기까지 한다. 그렇다면 정말 배달의 민족은 새로운 경쟁자의 부상으로 위기를 느끼고 있을까? 배민-요기요 진영이 99%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던 배달 시장이 진짜 재편되고 있을까? 


1. 쿠팡이츠와 위메프오에게 배민-요기요가 흔들리는 이유

지난 7월 시민사회에서 딜리버리히어로의 배달의 민족 인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불허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하였다. 배달앱 1,2,3위가 하나가 되면 독점시장이 된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공정위가 이를 불허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왜냐고? 뒤에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배민, 요기요, 배달통의 공고했던 시장 지배력은 이미 무너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배달시장의 절대 강자 배민-요기요 진영은 왜 흔들리고 있을까?


배민이 흔들리는 첫 번째 이유는 속도다. 정확하게 말해 배민은 쿠팡이츠에게 배달 속도에서 밀리면서 추격을 허용하고 있다. 아마 두 어플을 모두 써본 이라면, 같은 곳에서 주문을 하더라도 쿠팡이츠가 비교적 배달이 빠르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이처럼 쿠팡이츠가 조금 더 빠르게 배달할 수 있는 건 라이더 수수료를 더 많이 주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대다수의 라이더들이 쿠팡이츠의 주문 건을 우선으로 처리하고, 배민 등 기타 플랫폼의 것은 후순위로 밀리게 된다. 물론 이렇게 운영하면 당연히 쿠팡이츠에게는 손해다. 하지만 쿠팡이 어떤 기업인가. 조 단위 적자에도 꿈쩍하지 않는 곳이 아닌가. 단기적으로 많은 비용 지출로 손해를 보더라도 장기적으로 배달시장에 안착하고자 하는 것이 쿠팡의 전략. 이러한 출혈 경쟁은 배민-요기요 진영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에 반해 위메프오처럼 배민-요기요의 약점인 공정성을 공략하는 두 번째 유형도 있다. 위메프오는 처음 론칭 때부터 수수료 제로 등을 외치며 배민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소상공인에게 불공정한 거래를 강요하는 거대 플랫폼 배민과의 경쟁이라는 프레임을 만든 것이다. 최근 이러한 이미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위메프오는 '공정 배달 중개 수수료 0%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서버 비용 8,800원만 내면 다른 수수료는 모두 면제라는 식으로 가격 정책을 변경한 것인데, 제대로 배민과 대립각을 세우려는 의도로 보인다.


2. 그렇다면 배민은 정말 위기일까?

이와 같이 쿠팡이츠와 위메프오는 배달 속도, 공정성 등을 무기로 정말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배달시장이 피크를 찍은 지난달 기준으로, 쿠팡이츠는 전년대비 4배, 위메프오는 7배나 성장했을 정도이다.


(출처 : 모바일인덱스)

물론 애초에 두 업체는 배민-요기요-배달통에 비해 작았기 때문에 성장률은 높을 수 있다. 하지만 쿠팡이츠의 성장세는 단지 율로만 평가할 수준이 아니다. 놀랍게도 쿠팡이츠는 이미 배달통을 제치고 3위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출처 : 모바일인데스, 데이터 가공하여 편집)

쿠팡이츠는 월 방문자 수 기준으로 올해 1월만 해도 배달통과의 차이가 상당했지만, 4월까지 서서히 따라잡더니, 5월에는 거의 근접한 수준에 도달하였고, 6월 이후로는 오히려 격차를 벌리며 무섭게 성장 중이다. 위메프오도 성장추이를 볼 때 올해 안에 배달통을 따라잡을 수도 있어 보인다. 수년간 공고히 유지되던 배달 플랫폼 빅 3 시대가 종식된 것이다.


(출처 : 모바일인덱스)

물론 아직 쿠팡이츠와 위메프오는 갈길이 멀긴 하다. 배민-요기요 진영의 사용자 수를 다 합하면, 배달 대행 서비스 시장의 약 97%를 차지한다니 말이다. 하지만 신규 설치 수 기준이나, 인당 사용시간 기준으로 쿠팡이츠는 이미 요기요의 턱 밑까지 도달하거나, 오히려 앞서가고 있다. 겨우 올해 6월 들어 서울 전역 서비스를 시행하고, 이제 막 경기권으로 확대한 서비스인데 말이다. 배달 시장에서도 이러한 성과를 내다니, 정말 쿠팡은 어마어마한 회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배민도 결코 만만한 회사는 아니다. 배민이야말로, 쿠팡도 못한 흑자전환과 엑시트에 성공한 국내 대표 유니콘 아니던가. 분명 배민-요기요 진영이 흔들리는 건 맞는데, 배민만 따로 떼어보면 흔들린다고 말하긴 솔직히 애매하다. 아니 데이터만 봤을 때 배민은 오히려 사실 더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앱 기반 플랫폼 서비스를 평가할 때 보통 가장 중요하게 보는 지표는 3가지이다. 먼저 앞서 살펴본 월간 방문자 수(MAU), 그리고 일평균 방문자 수(DAU), 마지막으로 이 둘을 조합한 고착률(DAU/MAU*100)이 바로 그것이다. MAU는 월에 1회 이상 플랫폼을 방문한 사람의 수이기 때문에, 해당 서비스가 확보한 고객 볼륨을 의미한다. DAU는 하루에 방문하는 고객 수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서비스가 일으키는 매출과 직결된다. 마지막으로 고착률은 해당 서비스의 로열티 수준을 알 수 있다. 고착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고객이 자주 방문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먼저 배민의 MAU를 살펴보자. 올해 1월 이후 배민과 요기요의 MAU를 살펴보면, 요기요는 보합세에 머무른 반면 배민은 확실히 그래프가 우상향 하며 성장하고 있음을 금방 알 수 있다.

(출처 : 모바일인데스, 데이터 가공하여 편집)

알고 보면 배민은 이미 1위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8월 기준으로, 올해 1월 대비 월간 사용자 수가 무려 16%나 증가하였다. 이렇게 증가한 사용자 수만 해도 쿠팡이츠의 전체 사용자 수보다 많은 수준이다. 더욱더 무서운 건 배민의 DAU는 같은 기간 무려 43%나 증가했다는 것이다. 무슨 뜻이냐고 배민을 이용하는 고객의 충성도가 더 올라갔다는 뜻이다. 실제로 고착률은 올해 1월 20%였는데 8월에는 24%로 무려 4%나 성장하였다. (올해 8월 기준으로 요기요의 고착률은 15.6%, 쿠팡이츠의 고착률은 15.5%였다) 배민의 인당 사용시간도 이에 따라 압도적으로 경쟁자들을 제쳤는데, 8월 기준 배민 이용자의 평균 이용 시간은 67분. 쿠팡이츠가 38분, 요기요가 31분이었으니 딱 둘을 합쳐야 배민과 겨우 비슷할 정도이다.


이렇게 데이터를 뜯어보면, 분명 배민-요기요 진영은 흔들리고 있다. 특히 배달통의 하락세는 걱정스러울 수준이며, 쿠팡이츠의 성장세가 워낙 가파르기에 요기요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 하지만 배민은 결코 흔들리지 않고 있다. 오히려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성장하고 있으며, 시장 내 점유율도 60% 내외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3. 배민은 왜 흔들리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배민은 흔들리기는커녕 왜 더 성장하고 있을까? 우선 배민의 1위 선점 효과가 컸다. 코로나 이후 배달시장의 성장은 기존 고객들이 배달을 더 시키기도 했지만, 아예 새로운 고객들이 유입된 효과가 더 컸다. (실제로 배달 관련 앱의 총 이용자 수도 올해 1월 대비 8월에 20%나 성장하였다) 아예 새로 유입된 신규 고객은 가장 검증된 서비스를 선호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배민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시장 1위이기에 성장할 수 있었다.


여기에 배민은 마케팅의 귀재답게 기민하게 이러한 시장 변화에 대응하였다.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친구 추천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진행한 것이다. 작년 적자 전환 부담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프로모션에 돈을 지른 덕분에 배민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성장할 수 있었다.

(출처 : 배달의 민족)

하지만 무엇보다 배민이 후발주자들의 위협적인 공격에도 불구하고 수성에 성공한 것은 B마트 덕분이었다. B마트는 근거리 배송 시대를 열은 대표적인 서비스로, 최근에는 무려 하루 5만 건 이상의 주문을 소화하고 있다고 한다. 월 150만 건이라는 숫자는 작년 5월 기준의 배민 라이더스 주문 건인 100만 건을 넘어서는 엄청난 숫자이다. B마트가 안착하면서 배민은 배달 서비스 이외에도 이커머스 기능까지 수행하게 되었고, 방문자 수나 방문 주기도 모두 긍정적으로 변화한 것이다. 여기에 최근 배민은 배민오더까지 밀면서 슈퍼앱으로써의 배달의 민족 앱의 위치를 더욱 공고하게 만들고 있다.


정리하자면,

01 쿠팡이츠의 공격적인 확장에 배민-요기요-배달통의 3강 구도는 완전히 붕괴되었고, 쿠팡이츠는 향후 요기요도 위협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02 하지만 배달의 민족은 여전히 놀라운 속도로 성장 중이며, 시장 1위의 위치를 견고하게 지키고 있다. 특히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신규 론칭 서비스 B마트가 있다.





지금까지 배달 시장의 경쟁현황을 살펴보고 배민이 여전히 압도적 1위임을 데이터로 확인해보았다. 물론 배민이 경쟁에서 완전히 승리한 것은 아니다. 요기요는 지난 16일 요마트를 론칭하며, B마트에 도전장을 던졌다. 1인당 사용시간 지표 등에서 쿠팡이츠에게 추월을 허용하며 잃어버린 자존심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다시 배민과의 경쟁을 시작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또한 쿠팡이츠도 앞서 말한 대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며 이미 검증된 빠른 배달 속도를 무기로 볼륨을 키우려 하고 있다. 쿠팡이츠의 고객 수가 더욱 늘어나고 로켓와우 등 쿠팡의 자산과 결합한다면 그 파괴력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직 이른 시기 내에 배민이 위기를 겪을 일은 없어 보인다. 경쟁자도 잘하지만, 배민은 정말 잘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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