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2에서 찾은 오프라인이 나아가야 할 길은?
무려 2년 만에 오프라인에서 열린 세계 최대 ICT 융합 전시회, CES 2022가 미국 현지 시간으로 지난 7일 막을 내렸습니다. 코로나 여파로 단 3일간 진행되는데 그쳤지만, 4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릴 정도로 성황을 이루었는데요. 모두가 테크 기업을 선언하는 시대인 만큼 커머스 업계에 던지는 메시지 또한 묵직했습니다.
특히 개막 이틀째 키노트 연설에서 타리크 하산 맥도날드 최고 마케팅 및 디지털 책임자 외 5명이 나서, 기술이 어떻게 고객 경험을 바꿨는지에 대해 나눈 이야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타깃과 맥도날드는 오프라인 채널에서 비즈니스 활동을 하는 매우 전통적인 기업들인데요. 이들은 로열티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코로나 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이겨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멤버십을 통해 고객의 데이터를 확보하였고요. IT기술을 통해 이렇게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여 고객을 사로잡았던 겁니다.
이 중에서도 맥도날드의 사례를 특히나 극적이었습니다. 타깃의 로열티 프로그램 타깃 서클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이었던 2019년에 이미 시작한 반면, 맥도날드는 고작 작년 7월에 이르러서야 MyMcDonald's Rewards를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스타벅스 등 경쟁사 대비 매우 늦은 출발이었고요. 당연히 성공이 불투명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BTS입니다. 사실 BTS와 손잡고 만든 'BTS 세트메뉴'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건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매출 성과만 널리 알려졌을 뿐, 맥도날드가 정말로 원했던 목표는 디지털 전환이었다는 점은 잘 모르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2020년 9월부터 맥도날드는 유명 셀럽과의 제휴 메뉴를 출시하여 앱 다운로드를 늘리는 전략을 수행하였고요. 이와 같이 앱을 미리 활성화시킨 덕택에 맥도날드의 로열티 프로그램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BTS Meal의 효과를 바라보는 관점도 국내와 미국 현지는 약간 차이를 보였습니다. 국내 언론이 주로 동일매장 매출 성장률이 코로나 이전이었던 2019년보다도 15%나 성장했다는 것에 집중했다면요. 미국 현지에서는 앱 신규 설치 수가 전주 대비 23% 증가하고, 일간 활성 사용자 수도 12%나 늘어났다는 것도 비중 있게 다루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래서 이와 같은 맥도날드의 셀럽 마케팅은 철저하게 모바일 기기 사용이 가장 활발한 MZ세대를 공략하였습니다. 시작은 트래비스 스캇이었는데요. 1992년 마이클 조던과 협업한 이래 무려 30년 만에 유명인의 이름을 딴 메뉴를 출시한 거였습니다. 셀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MZ세대의 특성을 고려한 과감한 선택이었죠.
그런데 놀랍게도 처음부터 캠페인에서 앱으로 유도하는 메시지를 담은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단지 유튜브와 스냅챗에서 노출된 것만으로도 앱 지표가 상승하기 시작했고요. 여기서 교훈을 얻은 맥도날드는 J 발빈과의 2번째 협업부터 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시작합니다. 다만 여러 오류로 인해 기대만큼의 효과는 거두지 못했는데요. 이를 보완하여, BTS와의 제휴 때 가장 극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겁니다. 특히 BTS 팬층에 맞춰 메인 채널을 스냅챗에서 인스타그램으로 옮기는 영리한 면모도 보여줍니다. 끊임없이 린하게 접근하여,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개선시킨 맥도날드의 집요함이 거둔 승리였습니다.
이와 같이 맥도날드는 기술적인 부분을 보완하는 것은 물론, 요즘 트렌드에 맞는 마케팅까지 결합하여, 로열티 프로그램의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작년 연말 기준으로 2,100만 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합니다. 그리고 이를 매개체로 앱과 매장 간의 끊기지 않는 고객 경험을 제공하면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해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맥도날드 사례에서 배워야 하는 점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오프라인 기업이 앞으로 생존하려면 고객 데이터를 소유할 수 있는 자체 온라인 채널을 꼭 가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맥도날드는 고객 로열티 프로그램과 자체 앱을 활성화시키면서 경쟁사 대비 우월한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만약 맥도날드가 도어대시나 우버이츠에 의존하는 길을 택했다면 단기적인 실적 반등은 가능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이들 플랫폼에 종속되고 말았을 겁니다. 하지만 맥도날드는 자체 앱으로 고객을 모으는 데 성공하였고, 이러한 자신감을 기반으로 역으로 맥도날드 앱에서 도어대시나 우버이츠로 주문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젠 아쉬울 게 없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요.
또한 자체 채널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붐업시키는 일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점도 배워야 할 포인트입니다. 국내 대기업들, 혹은 공공기관들이 한때 경쟁적으로 앱을 만들었지만, 이들 중 대부분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은 목 좋은 곳에 짓기만 해도 사람이 모이지만, 온라인 플랫폼은 트래픽을 모으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간과했기 때문인데요. 앞으로 새롭게 론칭할 서비스들은 맥도날드가 MZ세대에 맞는 캠페인을 준비하여 성공을 거둔 것을 잘 참고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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