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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 Feb 21. 2022

2년 만에 200개의 글을 쓸 수 있었던 원동력은

그리고 그것이 책을 쓰게 된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어느덧 200개가 되었습니다!


 2020년 2월 24일, 브런치 작가가 된 지 일주일 만에 첫 글이 발행했습니다. 그리고 만 2년이 지나 글 수가 어느덧 200개를 돌파했습니다. 1년 52주니까, 매주 꾸준히 2개의 글을 쓴 셈인데요. 우연히 만난 구독자 한 분이 저에게 해주셨던 말이 기억납니다. 이렇게 글을 쓰신 분이라면 성실성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고 말입니다. 


2월 21일 기준으로 글은 총 206개, 근황 공유 차원에서 쓴 4개를 제외해도 202개가 쌓였습니다 (출처: 기묘한 브런치)


 작년 브런치 결산에서도 받았던 호칭이 다작 작가였는데요. 구독자, 라이킷, 누적 뷰 등 다른 배지보다 사실 다작 작가가 왠지 모르게 맘에 들었습니다. 그간 시간을 쪼개 가면서, 글을 썼던 노고가 보상받는 기분이었거든요. 


"다작 작가"라는 호칭이 매우 매우 맘에 들었습니다 (출처: 기묘한 브런치)


 하지만 당연히 매주 2개의 글을 쓴다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더욱 뿌듯한 것이기도 하고요. 처음에는 1주일에 하나 쓰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의욕 넘치던 한두 달은 거의 매주 글을 발행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금세 지치더라고요. 특히 초기엔 구독자 수도 지금처럼 많지 않아서, 쓴 보람이 적기도 했습니다. 몇 시간을 공들여 쓴 글이 조회 수가 100도 되지 않았으니 힘이 날 리가 없었습니다.



다행히 제가 쫌 빨리 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궤도에 오를 수 있었던 건 어느 정도 타고난 재능이 뒷받침해주었기 때문입니다. 글쓰기는 분명 영상이나 그림에 비하면 기술적인 요소가 덜 들어가는 건 사실입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 진입 장벽은 분명히 있습니다. 저처럼 그림보단 글이 편한 사람이 있는 반면, 그림은 자신 있지만 글은 쥐약인 사람들이 존재하는 법이죠.


 그리고 글쓰기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사람이라도, 스타일이 다 제각각입니다. 휘갈겨 쓰는 사람이 있는 반면, 한 문장 한 문장에 집중하며 글을 쓰는 사람도 있습니다. 퇴고를 거듭하는 걸 천성적으로 즐기는 이도 있고, 반면에 일필휘지로 쓰고 끝인 경우도 있습니다.


 전 비교적 글을 빨리 쓰는 편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꼼꼼히 개요를 쓰고, 퇴고를 하는 편도 아닙니다. 구상을 하면 물 흐르듯이 쓰는 걸 즐겨하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직장 생활을 하면서, 글쓰기를 이렇게나 병행할 순 없었을 겁니다.



글감이 끊이지가 않아요!


 이처럼 빨리 글을 쓰는 스타일 덕을 보기도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글은 표현을 하는 수단 중 하나입니다. 그 말은 즉 표현을 하는 대상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우리는 이를 글감이라고 칭합니다. 그래서 브런치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고민도 대부분은 글을 어떻게 쓰냐 보다는 무엇을 쓰냐기도 합니다.


 저는 브런치를 시작한 목적이 비교적 뚜렷했습니다. 제가 발행하는 뉴스레터를 홍보하고 싶었고요. 뉴스레터라는 매체 특성상 다루지 못하는 더 장문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쓰냐의 고민이 확실히 남들보다 적었던 것 같습니다.


매주 뉴스레터를 발행하는 만큼 소재는 정말 무궁무진했습니다 (출처: 트렌드라이트)


 더군다나 제가 운영하는 뉴스레터의 주제는 커머스 업계의 트렌드입니다. 트렌드란 최신의 시장 동향을 의미하잖아요. 커머스 업계가 너무나도 역동적인 덕택에 글을 쓸 소재가 끊기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간혹 머리를 싸맬 정도로 고민한 때가 분명히 있긴 했지만, 쓸 기사가 없어서 뉴스레터를 발행하지 못한 적은 없었습니다. 심지어 브런치는 뉴스레터 주제 중에 더 깊게 다룰 것만 골라서 썼으면 되었으니, 뭐 제가 시간이 없어서 못 쓴 경우는 있어도, 브런치 글의 소재들은 늘 쌓여 있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드디어 OSMU에 눈을 뜹니다!


 하지만 그렇게 제 궤도에 올랐다고 해도, 정말 주에 많아야 1개가 다였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시간이 늘 부족했거든요. 솔직히 뉴스레터를 쓰기 위해 매주 2개의 글을 짧지만 써내야 하는데, 이를 감당하면서 장문의 별도 콘텐츠를 더 만들어 내야 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굳이 브런치와 뉴스레터 글을 분리해서 써야 할 필요가 있나? 둘의 독자가 어느 정도 분리되어 있는 만큼, 미러링해도 되지 않을까?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지 무려 7개월 만에 얻은 깨달음이었습니다.


뉴스레터를 브런치에 활용할 뿐 아니라, 아웃링크 형태로 브런치 콘텐츠를 뉴스레터에 넣기도 합니다 (출처: 트렌드라이트)


 쫌 거창하긴 하지만, 이게 바로 One Source Multi-Use(OSMU)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글 수가 쌓이기 시작합니다. 적어도 최소 매주 2개의 글을 발행할 수 있는 동력을 가지게 된 셈이니까요. 이뿐 아니라 브런치 콘텐츠는 역으로 뉴스레터에 노출하여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정확히 측정할 순 없지만, 브런치와 뉴스레터를 모두 구독한 분들은 더 강력하게 제 채널에 락인이 되었겠지요.



꼬리가 길면 구독자가 늘어납니다


 놀랍게도 이렇게 미러링을 시작한 시점부터 브런치 구독자 수도 꿈틀거리기 시작했습니다. 100명을 넘는데 1년 가까이 걸렸는데, 그 후 6개월 만에 1,000명을 돌파했습니다. 브런치 메인에 제 글이 노출된 적이 딱히 없었는데도 말입니다. 물론 다음 메인 등에 노출된 적은 있지만, 조회 수는 늘지만 구독자 수 증가에는 큰 영향이 없거든요.


과거의 글들도 조금씩 조회 수가 나오기 때문에 쌓이면 꽤나 큰 수가 됩니다 (출처: 기묘한 브런치)


 비밀은 롱테일 효과에 있었습니다. 현재도 가장 근래에 발행한 콘텐츠, 혹은 외부에 공유 이슈가 있는 글들이 과반수 이상의 조회 수를 끌어옵니다. 하지만 새로운 글이 발행되지 않아도, 과거 글들이 쌓인 만큼 일정 수의 조회 수는 꾸준히 나오더라고요. 200개의 글이 조회 수 1만 나와도, 총합은 200이 되니까요. 과거엔 하루 2~30도 쉽지 않았던 거에 비하면 격세지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저의 채널은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갈증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에도 아쉬운 점은 있었습니다. 아무리 롱테일 효과가 난다고 해도, 발행한 글은 2,3일이 지나면 밑에 파묻히고 맙니다. 정성을 담은 건데 그렇게 사라지는 게 너무 아쉬웠습니다. 더욱이 트렌드 관련 글이기 때문에 비교적 수명도 짧았습니다. 이슈가 지나면 검색 유입도 적을 수밖에 없었지요.


 그러면서 일종의 목마름이 생겨난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오래 남는 글을 쓰고 싶다. 트렌드 글이 한번 소비되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더욱 오랜 기간 생명력을 유지하도록 만들고 싶다. 그래서 만든 것이 [내일의 커머스] 브런치 북이었습니다. 물론 브런치 북 프로젝트의 영향도 있었지만, 트렌드 글을 쓰면서 얻은 인사이트들을 총 정리하고, 조금 더 긴 생명력을 부여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는 [기묘한 이커머스 이야기]라는 책이 출판되는 결실로 돌아오게 됩니다. 뉴스레터를 만들고, 이를 홍보하기 위해 브런치를 시작했고요. 결국 출판까지 이어지게 된 셈입니다. 그리고 [오늘도 뉴레] 2번째 시즌에서는 바로 출판 도전기에 대해 다뤄보려 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브런치 북을 쓰게 된 이야기부터 나눠볼게요.



[오늘도 뉴레 시즌2] - 뉴스레터를 통해 출판에 도전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다음편 보기 ▶ [오늘도 뉴레2] 02 이번 생에 장문은 처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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