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주가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본 포스팅은 롱블랙에서 주최한 '롱블랙 커피챗 - 원소주'에서 김희준 BM님이 공유 주신 내용과 하단에 있는 여러 인터뷰 기사들을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2022년 상반기 최대 히트상품은 무엇일까요? 많은 후보들이 있겠지만, 역시나 원소주를 빼놓을 순 없을 것 같습니다. 물량이 나오자마자 동나는 것은 물론이고, 팝업스토어도 할 때마다 대박을 냈습니다. 원소주뿐 아니라 굿즈가 웃돈이 붙어 거래되는 것은 물론이고, 공병까지 중고 거래될 정도라니 정말 대단할 따름입니다. 7월 12일 GS25와 GS더프레시 매장에서 신제품 원소주 스피릿이 출시된다고 하는데요. 이조차도 한정 수량 판매가 예정되어 있어 한동안은 원소주 실물 구경하기가 정말 어려울 전망이네요. 그렇다면 이와 같은 원소주의 성공은 도대체 어떻게 일어난 것일까요? 반짝 히트가 아닌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원소주의 성공에는 박재범이라는 개인의 브랜드가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사실 그래서 원소주의 성공을 흔한 셀럽 브랜드 중 하나로 보는 시선 역시 많습니다. 초기 붐업은 분명 박재범 덕이 큽니다. 본래 박재범의 팬덤 자체도 화력이 좋기로 정평이 나 있다고 하고요. 하지만 모든 셀럽 브랜드가 성공하는 건 아닙니다. 원소주의 성공을 해석하려면 '박재범 소주'라는 키워드를 명확히 이해하고, 또한 동시에 거기에 가려진 디테일한 요소들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박재범이라서 원소주가 성공했다는 것에 본질은 그가 보여준 진정성에 있습니다. 박재범이 소주를 만들겠다고 결심한 건 2018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당시 그는 SOJU라는 싱글을 발매하는데, 당시 프로모션을 하면서 주변에 소주를 나눠주자, 주류 브랜드를 시작해 보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소주 자체에 푹 빠져있던 그는 자신만의 소주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결심하죠.
당시 그는 정말 소주에 진심이었습니다. 2019년 라디오스타에 나와 소주를 출시할 거라는 포부를 당당히 밝히기도 했고요. 모든 투어에서 원소주가 나온다고 말을 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2020년 쇼미더머니 9에서 피처링을 할 때는 "원소주 내년 출시 예정 pour up"이라는 가사를 쓰기도 했고요. 단지 그가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해 상품을 단시간 내에 많이 팔고 싶었다면 이때 어떻게든 출시를 했을 겁니다.
하지만 원소주 출시는 그의 예상보다도 많이 늦어집니다. 본래 계획하던 2021년 3월을 훌쩍 넘은 올해 2월이 되어서야 정식으로 출시되었으니 말입니다. 무려 4년이나 걸린 그의 행보는 원소주라는 상품에 진정성이라는 가치를 더합니다. 모두가 원소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만큼 오래 준비했으니 기대감은 더욱 커진 거였죠. 여기서 다른 셀럽 브랜드와의 차별점이 생겨납니다. 박재범이 만들어서 유명해진 것도 있었지만, 박재범이 그렇게나 공을 들여서 오랜 기간 준비했기에 크게 화제를 모을 수 있었던 겁니다.
이렇게 대박을 낸 원소주를 향해 여전히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많습니다. 원소주가 전통주를 살리는 역할을 할 거라는 기대만큼이나, 거품 섞인 일시적 트렌드가 아니냐는 평가가 많기 때문인데요. 과연 원소주는 롱런을 할 수 있을까요?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원소주를 기획한 김희준 원스피리츠 브랜드 매니저입니다. 그가 말하는 원소주의 기획 과정과 디테일한 요소들을 따라가다 보면, 원소주가 성공할 수밖에 없는 브랜드였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됩니다. 이처럼 원소주의 성공은 철저한 기획력과, 박재범이라는 셀럽이 가진 진정성이 가진 폭발력이 더해지면서 일어난 것이라 할 수 있는데요. 5가지 요소로 나누어 원소주에 감춰진 디테일에 대해 더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원소주라는 이름 자체에서 브랜드의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사실 '원소주'라는 이름 자체는 이미 박재범 대표가 김희준 BM과 만나기도 전에 정해놓았던 이름이라고 합니다. 원이라는 이름 자체는 외국인이 발음하기 좋으면서, 영어랑 한국어 양쪽에서 여러 뜻을 중의적으로 나타내기 좋아서 정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실제로 김희준 BM은 사람들이 원소주의 '원'을 가지고 놀 수 있는 판을 만들어 주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슬로건 자체도 '미래를 WON하여'로 정했고요.
또한 소주라는 단어 자체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증류식 소주' 면허가 있는 회사만 전면 라벨에 '소주'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까요. 그래서 우리가 흔히 접하는 희석식 소주의 브랜드 이름에는 소주가 들어가지 않는 겁니다. '원'과 '소주' 모두 스토리가 담겨 있으며, 동시에 해외 진출을 포석으로 둔 이름이라 할 수 있는데요. 이와 같은 점들은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원소주의 디자인은 정말 한마디로 표현하면 디테일에 목숨을 걸었다가 아닐까 싶습니다. 정말 사소한 부분 하나도 치밀한 의도가 숨겨져 있는데요. 우선 가장 고민했던 지점은, '소주 같지만 소주 같지 않고 전통주면서도 전통을 말하지 않는 것'을 표현하는 방법이었다고 합니다.
일단 먼저 진행한 건 과감하게 녹색 병을 포기한 거였습니다. 기존에 가려져 있던 것들을 드러내고 프리미엄 이미지를 주고 싶었다고 하는데요. 그럼에도 소주라는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알루미늄 캡은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심혈을 기울인 건 라벨 디자인이었는데요. 패브릭 재질을 사용하여, 질감 자체를 한국적인 느낌을 주려 했습니다. 그리고 로고에는 전통적인 요소들을 담으면서도 힙합 느낌으로 풀었고요. 이렇게 완성된 디자인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낯설면서 세련된 느낌을 주지만, 외국인들은 굉장히 한국적인 인상을 받게 만든다고 합니다. 결국 의도한 부분이 제대로 먹힌 거죠.
그렇다면 여기에 담길 상품은 어땠을까요? 애초에 원소주 론칭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던 건, 파트너를 찾는 과정에서 정말 심사숙고했기 때문입니다. 약 1년 반 동안 매주 화요일에 '소주 회의'를 하면서 여러 소주 장인들을 만났다고 하는데요. 결국 최종적으로 한 분을 골랐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차별점으로 삼은 것이 바로 옹기 숙성입니다. 옹기로 숙성하게 되면, 옹기를 직접 하나하나 빗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돈이 더 들게 됩니다. 초기 엄청난 인기에도 불구하고, 물량을 늘리지 못한 것도 옹기 숙성을 고집했기 때문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옹기 숙성을 택한 건, 오크통 등에 숙성하면 잘해야 기존 주류에 이은 2위일 뿐이지만, 옹기를 택했을 땐 1등을 노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통주의 의미를 더 살릴 수도 있었고요.
이와 같은 스토리는 원소주가 정식 출시되기 전에도 일부 대중에게 공유되기도 했는데요. 이때부터 정말 박재범이 진심이구나, 그저 연예인이 상품을 출시하는 것 이상으로 준비하고 있구나라는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어려운 길을 택한 전략이 먹혔던 셈입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전통주 생산 방식은 판매 채널에서도 기존 주류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걸어가게 합니다. 우선 전통주로 만들었기에 온라인 판매가 가능했기 때문인데요. 2017년부터 정부는 전통주를 보호, 육성하기 위해 요건을 충족한 상품에 한해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원소주는 양조장이 원주에 있고, 100% 원주에서 생산된 쌀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러한 혜택을 누릴 수 있었고요.
따라서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로 화제성을 끌고, 확장성은 온라인 판매를 통해 해결하면서, 유통 채널을 고를 수 있는 일종의 선택권을 원소주는 갖게 되었습니다. 브랜드에 맞는 판매처에만 입점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된 것이죠.
옹기 숙성을 하지 않아 보다 많은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신제품 원소주 스피릿은 GS25와 GS더프레시에 독점적으로 공급될 예정인데요. 이러한 선택 자체도 원소주가 능동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합니다. 일단 편의점이라는 공간 자체가 MZ세대에게 프리미엄 하다고 생각될 수 있다고 여겨서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하고요. 이왕이면 한 곳과 독점적으로 진행하여 더 차별화된 것들을 해보고자 했다고 합니다.
아마 여기서 GS의 적극성도 한몫했던 것 같은데요. 출시 전부터 김희준 BM 측에 접촉하여 논의를 시작했고요. 그간 스트리트 댄스를 비롯한 서브컬처와 연계한 문화 마케팅을 지속해왔던 점도 교집합이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GS25는 국내 주류 구매 판도를 바꾸는 '한국형 리쿼 샵'을 꿈꾸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점이 원소주의 비전과 맞닿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향후 원소주를 어떻게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계획일까요? 좋은 브랜드는 팬과 커뮤니티를 거느리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원소주의 성공 역시 박재범이라는 브랜드의 팬에 기인한 바가 컸고요. 따라서 앞으로 원소주를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라고 하고요. 이를 위해 충성고객을 거느린 브랜드와 협업하여, 원팀을 이룬 후 고객을 흡수하여 원소주라는 브랜드의 기반을 더 단단히 만들 계획이라 합니다.
특히 무엇보다 해외로 뻗어나가는 것을 다음 스텝으로 준비 중인데요. 김희준 BM의 정량적인 목표가 박재범 대표가 금탑산업훈장을 탈 정도로 수출을 하고 싶은 거라고 할 정도입니다. 이렇게 수출을 잘하는 기업이 되면 적어도 국내에서도 정말 응원을 많이 받는 브랜드가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하고요. 이를 위해 우선 미국 시장부터 공략할 예정이라 합니다.
지금까지 원소주가 성공한 비결에 대해, '박재범 소주'라는 키워드에서 시작해서, 철저한 기획 끝에 나온 여러 디테일한 요소들까지 살펴보았습니다. 원소주는 아직은 시작 단계인 브랜드입니다. 초기의 화려한 성공이 거품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결국 상품 자체가 품질이나 매력 등으로 사랑을 받아야 하는데요. 여전히 원소주를 경험해본 고객은 극히 일부인 상황이니까요. 그래서 한동안은 원소주 자체를 널리 알리고 더 많이 경험시키는 데 집중할 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아직은 일부의 평이지만, 상품 자체에 대한 평가도 나쁘지 않은 것도 사실이고요.
확실한 건 현재까지 원소주가 의도했던 점들이 대중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겁니다. 스토리, 디자인 등의 요소 등은 확실히 계속 바이럴 되고, 더 많은 관심으로 돌아오고 있지요. 따라서 앞으로 한동안은 원소주의 질주가 계속되지 않을까 싶고요. 더욱 장기적인 성공 유무는 준비 중인 타 브랜드와 협업을 통한 커뮤니티 구축에 달려있을 겁니다. 확실한 원소주 만의 팬이 생긴다면, 꿈꿔온 대로 한국을 대표하는 주류 브랜드가 될 수 있을 거고요. 이미 내년 초까지는 여러 협업 프로젝트들이 준비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앞으로 또 어떤 행보를 보일지가 정말 기대가 되는 것 같습니다.
[참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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