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2쇄는 너무 높은 목표였던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출판 작가라는 단어는 참으로 황홀합니다. 내가 쓴 책이 교보문고에 놓이다니, 생각만 해도 신이 나지요. 브런치에선 서로의 호칭을 '작가'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저에게 '작가'란 호칭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단어였습니다. 뭔가 그 단어로 부르기엔 제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내 책이 출간된다면, 이제는 작가라 불려도 떳떳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모든 일은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고, 책이 나온 뒤로는 실제로 작가님이라는 호칭이 그래도 조금은 편해졌습니다. 하지만 그뿐이었습니다. 출간 이후로 저에게 일어난 변화는, 그것 외에는 딱히 없었습니다.
출간 제안을 받았던 그 순간부터 너무 들뜨지는 말아야지라는 생각은 꾸준히 했었습니다. 누군가 제 글을 좋게 봐주고, 책을 내는 것은 감사한 일이지만요. 세상에는 하루에도 수많은 책이 나오고 있고, 그중 대중의 기억에 남는 건 정말 일부라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래도 목표는 세우고 싶었습니다. 이왕 책을 내는 거, 이 정도는 팔아보자. 목표가 있어야 노력도 하고, 성취감도 있으니 말입니다. 처음에는 출판사가 손해만 안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조심스레 여쭤보니, 2쇄가 나올 정도면 그래도 손익 분기점은 맞출 수 있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중쇄라는 건 출판 업계에서 나름 의미 있는 일이기도 하고, 그래 목표는 2쇄까지만 가보자로 잡았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나름 소박하다고 생각했던 그 목표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란 사실을 말입니다.
현실의 벽을 처음 느낀 것은 책이 나오고 채 1주일이 되지 않아서였습니다. 나중에 다시 다루겠지만, 나름 정량적인 목표도 세워 놓은 상태였습니다. 실시간으로 책 판매량을 알긴 어렵지만, 일부 온라인 서점에는 판매지수라는 지표가 있어 어느 정도의 판매 현황은 체크가 가능하거든요.
그런데 판매지수는 생각처럼 쉽게 오르지 않았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한 2주 정도는 그래도 조금씩 올라가는 것 같더니 이후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부턴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추세면 2쇄는커녕 1쇄도 다 안 팔리는 거 아니야. 뭔가 대안이 필요해. 반전시켜야 한다는 마음에 이것저것 알아보기 시작합니다.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사실 제가 겪은 일은 너무 당연한 거였습니다. 우선 저는 이제 막 첫 책을 출간한 무명작가였고요. 저에게 손을 내밀었던 프리덤북스는 신생 출판사였습니다. 무명작가와 작은 출판사의 콜라보다 보니, 대중의 관심을 얻는 걸 바란다는 것 자체가 욕심이었던 거죠.
더욱이 저처럼 처음 책을 내는 사람이 2쇄를 찍는 일은 정말 많이 드문 일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이러한 현실도 모르고 호기롭게 2쇄, 중쇄를 외쳤었다니... 어떻게 보면 어설프게 책이 더 팔리지 않은 것이 오히려 다행일지 모릅니다. 그래도 이제는 확실히 조금 더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특히 출판사로부터 마케팅적인 지원을 많이 바랄 수 없다는 건 치명적인 일이었습니다. 제가 목표로 했던 초반 판매량을 달성했다면, 아마 출판사도 추가 지원을 했을 겁니다. 하지만 저의 책은 그러한 확신을 주진 못했습니다. 더욱이 오히려 출판사는 사실 저의 직접 홍보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었습니다. 브런치, 뉴스레터 등을 포함하면 출간 당시 전 6천여 명 정도 되는 구독자 분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조차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악수를 두고 맙니다.
당연히 초반 책 홍보에 제가 가진 모든 채널을 집중하였습니다. 우선 당연히 뉴스레터와 브런치에 책 출간 소식을 널리 알렸고요. 매주 글을 기고하던 마케팅 마케터를 위한 큐레이션 플랫폼 오픈애즈에서 이벤트도 진행했습니다. 댓글도 꽤나 많이 달릴 정도로 성공적이었죠.
하지만 저는 처음이라 어쩔 수 없었지만, 너무도 서툴렀습니다. 우선 한 방은 없다는 걸 기억했어야 했습니다. 제가 가진 팔로워 수는 단기간 내에 책 판매를 확 붐업시킬 정도로 많지 않다는 걸 알고 있긴 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전으로 접근한 것이 패착이었습니다. 조금 더 장기전을 생각하고 계획을 했어야 했는데, 전 그걸 너무 뒤늦게 깨닫고 맙니다.
그리고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타'라는 격언을 놓쳤었습니다. 제가 가진 팔로워 수가 부족하다면 적극적으로 타 채널을 활용했어야 했습니다. 물론 오픈애즈를 활용한 것은 좋았지만, 이외에도 더 많은 액션이 필요했습니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다른 채널들을 활용했다면, 아마 더 나은 결과를 얻었을 텐데요. 매우 아쉬운 포인트였습니다.
지금까지 출판 초기 체감했던 냉혹한 현실과 아쉬웠던 점들에 대해 나눠 보았는데요. 쓰고 보니 상당히 우울한 결론이 나와 버리긴 했지만, 저는 이렇게 시행착오를 겪었던 과정들이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후에 다시 이야기해드리겠지만, 피드백을 통해 조금 더 개선된 성과들을 얻기도 했고요.
무언가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고, 성취감을 얻는 과정은 짜릿하지만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와 같은 경험들이 쌓일 때마다 조금씩 성장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다음 편에서는 조금 주제를 돌려서, 어떻게 목표를 세우고, 데이터를 수집하였는지에 대해 간략히 나눠보려 하는데요. 아무래도 출판사도 서점도 아니다 보니,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피드백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제약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어떻게든 이를 이겨낸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하고요. 조금이나마 도움과 인사이트를 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뉴레 시즌2] - 뉴스레터를 통해 출판에 도전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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