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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 Nov 29. 2022

리스틀리로 분석한 4050 패션 1위 퀸잇의 성공 비결

리스틀리로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기업 성공 요소 분석해보기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우리는 많이 합니다. 그래서 '데이터 리터러시(Data Literacy)'라는 생소한 용어가 떠오르기도 했는데요. 데이터를 읽고 해석해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경쟁을 이기기 위한 핵심이 된 겁니다. 하지만 막상 데이터를 활용해서 무엇을 하라고 하면 어렵게 느끼곤 합니다. 데이터가 없거나, 데이터가 있어도 활용해본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리스틀리의 지원을 받아, 간단한 베스트 상품 데이터로 기업 분석을 해보고자 합니다. 리스틀리는 웹 크롤링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인데요. 우선 가장 큰 문제였던 데이터가 없다는 문제, 특히 바로 구할 수 없는 경쟁 업체의 데이터를 클릭 몇 번으로 얻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리고 이렇게 얻은 간단한 데이터의 집합으로도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는 걸 이번 기회를 통해 보여 드리려 합니다. 이 글이 앞으로 여러분의 데이터 리터러시를 키우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패션은 버티컬 커머스 간의 경쟁이 가장 치열한 카테고리 중 하나입니다. 특히 여성 패션 플랫폼 1위 자리를 둔 경쟁은 정말 뜨거운데요. 남성 패션의 경우 무신사가 거의 독보적인 입지를 차지한 반면, 여성 패션은 여전히 압도적인 1위 없이 치열한 다툼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성 패션 플랫폼 시장은 크게 2가지로 분류됩니다. 하나의 축은 지그재그와 에이블리, 그리고 브랜디가 3파전을 벌이고 있는 동대문 기반의 패션 플랫폼 시장이고요. 나머지 하나는 이보다는 더 고가의 도메스틱 브랜드들 위주로 입점한 온라인 패션 편집샵 시장입니다. 여기서는 원래 W컨셉이 앞서가고 있었지만 29CM가 맹렬히 추격하며 현재는 누가 앞서 나간다고 말하기 힘들 정도로 역시나 치열합니다.


 그런데 불과 2년 만에, 이 둘을 모두 긴장시키는 새로운 플랫폼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40대 패션 1위 앱이라고 스스로를 정의하는, 퀸잇이 그 주인공입니다. 퀸잇은 온라인 편집샵 시장의 새로운 강자인데요. 거래액 규모로는 아직 W컨셉과 29CM에 많이 밀리지만, 앱 트래픽 기준으로는 이미 둘을 추월한 지 오래입니다. 올해 10월 기준 MAU로는 심지어 둘을 합친 것보다 퀸잇의 방문자 수가 더 많을 정도니까요.


 그렇다면 퀸잇이 이렇게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고, 앞으로도 건실한 성장을 유지해나갈 수 있을까요? 퀸잇의 비결을 밝히기 위해 오늘 리스틀리를 활용하여 심층 분석해보려 합니다. 특히 기업의 성공 요인을 분석할 때 간단한 데이터만 가미되어도 내용이 더 풍성해질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릴게요.



경쟁을 피하고 빈 곳을 찔렀습니다


 편집샵의 핵심은 좋은 브랜드와 상품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야 고객이 몰리고, 더 좋은 브랜드와 상품이 들어오면서, 플라이휠이 돌아갈 수 있을 테니까요. 따라서 브랜드는 해당 편집샵의 경쟁력과 차별성을 동시에 드러내는 요소이기도합니다. 이번에 여성 패션 편집샵들을 상호 비교하면서 베스트 상품의 브랜드 리스트를 가장 먼저 살펴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리스틀리를 활용하면 상품명과 브랜드, 가격, 등의 데이터를 손쉽게 획득할 수 있습니다 (출처: 퀸잇, 리스틀리 갈무리)


  그래서 리스틀리를 활용하여 베스트 상품 정보를 크롤링해왔는데요. W컨셉과 퀸잇은 전체 기준의 베스트 목록이 존재하지만 29CM는 여성 패션 기준만 있어서 별도로 여성 패션 내 가방 카테고리 베스트 상품 정보도 취합하였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결과는 재미있었습니다.


퀸잇은 확실히 타 플랫폼과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출처: 각 사, 리스틀리로 데이터 가공)


 일단 공통점은 3곳 모두 특정 브랜드들에 편중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11월이 할인 행사의 달이다 보니, 특가 이벤트를 하는 일부 브랜드의 상품이 상위권에 몰리는 일이 일부 있긴 했지만요. (일례로 파사드패턴은 29CM 100위 내에 무려 17개의 상품을 올려놓았고, 닐바이피는 W컨셉에서 13개를, 메트로시티는 퀸잇에서 6개나 순위권에 들었습니다) 공통적으로 다양한 브랜드가 고루 포진하며 확실히 편집샵이라는 강점을 잘 살린 모양새였습니다. 아무래도 LF몰이나 SSF샵 같은 특정 패션 회사의 플랫폼들은 일부 브랜드의 독점 현상이 더 심한 편이거든요.


 그리고 확실히 퀸잇은 기존에 시장을 선점했던 29CM, W컨셉이 미처 진출하지 못한 영역을 잘 노렸다는 것이 데이터로도 보였습니다. 유일하게 겹치는 브랜드가 전혀 없었거든요. 특히 보다 브랜드 풀이 협소한 가방 카테고리의 경우, W컨셉은 29CM와 무려 30%나 브랜드가 중복되었는데, 퀸잇은 역시나 아예 하나도 겹치지 않는다는 점이 신기하였습니다. 정말 빈 시장을 아주 정확하게 공략한 것입니다.


Tip1. 크롤링한 데이터를 분석하려면 데이터 세트가 있어야 합니다. 이번에 데이터 수집을 진행할 때 가장 문제였던 점은 W컨셉의 브랜드 명은 영문으로 되어 있고, 다른 두 곳은 한글로 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가 불가능하거든요. 그래서 크롤링한 데이터를 더 유용하게 사용하려면 서로 기준이 다른 데이터를 통합시킬 수 있는 일종의 키 값이 될 수 있는 기준 데이터 세트를 미리 고민하고 준비해놓는 것이 필요합니다



브랜드 차이는 고객도 다르게 만듭니다


 결국 이러한 초기 브랜드 풀 전략은 완전히 대성공을 거둡니다. 퀸잇의 고객 중 40대 이상이 70%를 넘을 정도니까요. 그간 소외되었던 4050 여성의 니즈를 정확하게 충족시켜준 겁니다. 비결은 역시 일단 그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를 잔뜩 모아 보여주었던 거였습니다.

퀸잇은 경쟁을 피하며 출발하였습니다 (출처: 아이에이지웍스 모바일인덱스 Insight)


 특히 이러한 고객들은 경쟁사와 완전히 차별화된 풀이라서 더욱 의미가 있는데요. 아이에이지웍스 모바일인덱스 Insight가 제공하는 경쟁 앱 교차 이용 분석 자료를 토대로 보면, 퀸잇은 패션 플랫폼 간 경쟁을 완전히 피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유사한 편집샵 모델을 지향하는 29CM와 퀸잇은 물론이고, 트래픽 1, 2위를 수년간 지키고 있는 지그재그와 에이블리와도 고객이 많이 겹치지 않거든요.


 사실 기존 패션 플랫폼들의 경쟁이 치열했던 건 같은 고객을 두고 누가 더 많은 소비를 이끌어 내느냐를 직접 경쟁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마케팅 비용도, 브랜드 지원도 경쟁적으로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퀸잇은 이러한 경쟁에서 한 발 물러나 있고, 소비력은 큰 4050 여성 고객을 독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러니 퀸잇의 미래가 밝을 수밖에요.


Tip2. 리스틀리로 획득한 데이터의 활용도를 높이려면 내부 데이터나 다른 외부 데이터를 가지고 와서 활용하는 부분이 필요합니다. 일례로 경쟁사 베스트 상품과 자사 베스트 상품의 구성을 직접 비교해보는 건 물론이고, 각각의 구매 고객 데이터를 보면 어떤 타깃에 집중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사실 브랜드에게 더 절실했습니다


 물론 여기서 의아한 부분이 있을 겁니다. 도대체 아예 이름 없던 신생 플랫폼이 이렇게나 빠르게 비어 있던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비결이 궁금하실 텐데요. 이 또한 이번에 수집한 브랜드 정보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데이터를 정리하면서, 동일하게 한글로 표기 방식을 통일하기 위해 브랜드의 정확한 명칭을 네이버 쇼핑 검색을 통해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는데요.


퀸잇의 주력 브랜드는 기존 패션 플랫폼들에게 외면받아 왔던 존재였습니다 (출처: 네이버 검색 갈무리)


 당연히 검색하다 보면, 검색 유입을 잡기 위해 플랫폼들이 경쟁적으로 SA 광고들을 세팅해 놓는 것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퀸잇의 메인 브랜드들은 패션 버티컬 플랫폼들이 연관 검색어로 등록해 놓은 경우가 드물었습니다. 오히려 종합 플랫폼들이나 홈쇼핑 몰들이 주로 키워드로 등록해두곤 했고요. 반면 29CM와 W컨셉은 서로 간의 베스트 브랜드들에 대해 경쟁적으로 키워드 입찰을 해놓았다는 걸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결국 퀸잇이 등장하기 전에, 결국 브랜드들이 먼저 이와 같은 플랫폼, 즉 자신들과 결이 유사한 이들이 모인 공간을 필요로 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자연스레 퀸잇은 고객뿐 아니라 브랜드들의 니즈도 정확히 캐치한 것이 되었고요. 어차피 적당한 온라인 채널이 없던 이들은 퀸잇에게 기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퀸잇은 초기부터 고속 성장할 수 있는 브랜드 구색을 갖추게 된 거고요.


SSG와 비교하였을 때 아직은 퀸잇의 가격 통제력이 강해 보이진 않았습니다 (출처: 각 사, 리스틀리로 데이터 가공)


 다만 아직은 이러한 차별점이 가격 통제력으로까지 이어지는 것 같진 않았습니다. 비슷한 브랜드를 판매하는 SSG 등 종합 플랫폼과 비교하였을 때 최저가를 확실히 확보하진 못하고 있었거든요. 인기 상품 100여 개 중 제품 번호를 통해 동일 제품임을 확인할 수 있는 상품 9개 중 퀸잇이 가격 우위인 것은 2개에 불과했으니까요. 이러한 부분은 앞으로 퀸잇이 보완해야 할 부분 같습니다. 제대로 플라이 휠을 돌리려면 보다 입점 브랜드에 대한 영향력을 키울 필요가 있으니까요.


Tip3. 온라인 몰의 상품 명 구조를 잘 활용하면 분석을 더 용이하게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상품 번호를 노출하는 경우도 은근 자주 찾아볼 수 있는데요. 이를 적절히 활용하면 앞서 말한 데이터 세트를 만드는 수고를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브랜드와 달리 상품 명은 너무 개수가 많아서 별도의 세트를 구성하기도 쉽지 않기도 하고요.



아웃렛 이미지는 양날의 검입니다


 다만 퀸잇에게도 경쟁 플랫폼 대비 걱정되는 부분은 분명 있었습니다. 우선 퀸잇은 평균 상품 가격이 29CM나 W컨셉에 비해선 낮은 편이나, 충분히 높은 수준이고, 수수료율 또한 18% 이상으로 상당하여 수익을 내기가 그리 어렵진 않을 전망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시장을 선점한 덕택에 4050 여성 고객이나 이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들에 대한 플랫폼 파워도 신생 업체 치고는 상당한 편이고요.


퀸잇의 베스트 상품을 보면 아웃렛 몰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출처: 각 사, 리스틀리로 데이터 가공)


 하지만 문제는 할인율과 할인 상품 비중이었습니다. 물론 온라인 쇼핑의 특성상 가격 가치를 강조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면 대부분 할인가로 판매할 수밖에 없고요. 하지만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확보하고, 차별화된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려면 정가 상품 비중도 어느 정도 유지해야 합니다. 실제로 29CM와 W컨셉은 전체 베스트 기준으로 20% 이상 상품을 할인 없이 판매하고 있었고, 평균 할인율도 20% 내외로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퀸잇은 사실상 전체 상품을 할인을 붙여 판매하였고, 평균 할인율도 50%를 훌쩍 넘고 있었고요.


 우리는 이러한 형태를 아웃렛이라 보통 부릅니다. 시즌이 지난 이월 상품을 정가에서 할인하여 유통하는 업태인데요. 퀸잇이 장기적으로 신상품을 파는 수요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롱런하는 데는 장애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브랜드들은 아무래도 정가 판매를 좋아하는데, 이들을 붙잡을 유인이 적어지고, 추후 더 많은 트래픽을 가진 종합 플랫폼과의 가격 싸움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이러한 부분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장기적인 플랫폼 브랜딩을 하느냐가 결국 퀸잇의 내일을 결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Tip4. 리스틀리로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는 한정적일 때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웹에 공개된 데이터들이니까요. 하지만 간단한 데이터들도 조합을 잘한다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걸로 바꿀 수 있습니다. 할인 상품 비중과 같은 지표가 대표적인데요. 이는 제가 임의로 정의한 지표입니다. 하지만 이를 통해 플랫폼의 차별화 요소나 경쟁 전략을 도출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데이터를 수집한 이후에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가공하고 고민하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결국 데이터가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퀸잇을 다른 브랜드 기반의 패션 플랫폼들과 비교하며 어떤 강점을 지녔고, 향후 보완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았는데요. 빠른 초기 성장이 가능했던 건 퀸잇이 그만큼 정성적, 정량적 시장 및 고객 조사를 철저히 하고 전략적으로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향후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결국 이러한 데이터 기반의 피드백과 전략 수립이 더욱 중요해질 거고요.


 사실 오늘 콘텐츠를 만들 때 활용한 데이터는 그리 특별하진 않습니다. 베스트 상품과 브랜드 정보를 각 플랫폼마다 수백여 개 모았을 뿐이고요. 리스틀리와 같은 솔루션을 활용하면 고작 클릭 몇 번으로도 손쉽게 얻을 수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간단한 데이터로도 기존에 알던 내용들을 보완할 근거들을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고, 놓치고 있던 인사이트들을 얻을 수 있기도 합니다. 이처럼 결국 차별화를 만들어 내고,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양질의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해석하는 데이터 리터러시를 길러내야 합니다. 오늘 콘텐츠가 그러한 역량을 기르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리스틀리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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