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가지 골든 크로스로부터 변화는 시작되었습니다
어느덧 2022년도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올해 이커머스 시장을 되돌아보면 정말 다사다난했습니다. 연초부터 헬로네이처의 서비스 중단, 롯데온의 새벽 배송 서비스 종료 등의 소식이 들려오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였고요. 하반기 들어서는 스타일쉐어, 힙합퍼 등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들의 운영 종료 소식들이 연이어 이어졌습니다. 또한 티몬, 인터파크 등 한때 시장을 주름잡던 곳들도 기존 기업 가치에 비하면 정말 헐값으로 매각되기도 했고요. 물론 안 좋은 소식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영원히 적자를 낼 것 같건 쿠팡은 매분기 조금씩 실적을 개선하더니 결국 3분기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하기도 했으니까요.
그런데 이러한 시장의 변화는 사실 작년부터 예견되어 왔던 것이긴 합니다. 올해를 기점으로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 환경은 근본적으로 변화하였기 때문입니다. 비록 예상치 못했던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로 이러한 변화의 속도가 더 빨라지게 만들긴 했지만요.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작년부터 올해에 걸쳐 일어난 3가지 골든 크로스가 있었습니다. 우선 올해를 기점으로 한국 소매시장 내에서 온라인 비중이 오프라인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즉 이커머스 침투율이 50%를 넘어선다는 건데요. 전 세계에서도 중국에 이어 2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이는 곧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여력이 한계점에 거의 도달했다는 걸 뜻합니다. 그간 이커머스 시장의 고속 성장이 가능했던 건, 소매 시장 자체가 커졌다기보다는 오프라인에서 전환되는 소비 덕분이었으니까요.
이처럼 시장의 성장이 점차 둔화되는 가운데, 오랜 기간 이어졌던 '한국의 아마존'을 가리는 경쟁에서도 승자의 윤곽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주인공은 바로 쿠팡으로, 이미 작년 연말부터 기존 1위 네이버를 추월하였고, 올해는 슬슬 격차를 벌릴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간 치킨 게임이라 비판받는 와중에도 이커머스 플랫폼들에게 투자가 몰렸던 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였고 1위 자리에 오른다면 안정적인 수익화가 가능할 거라 여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 이커머스 시장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고, 심지어 1등 플랫폼마저 결정되면서 좋았던 시절은 끝나버린 겁니다.
여기서 쿠팡은 아예 기존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커머스 업계 최강자였던 이마트마저 추월해버립니다. 이는 정말 큰 의미를 가지는데요. 결국 쿠팡, 네이버 등 상위 플랫폼의 영향력이 기존보다 더 강력해지는 것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바야흐로 이커머스의 진정한 전성시대가 열린 겁니다. 다만 문제는 이러한 과실을 극소수의 상위 플랫폼들 만이 누릴 수 있다는 거고요.
그래서 올해는 성장보다는 수익성 강화가 시장의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이를 증명하지 못한 플랫폼들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실제로 사라지기도 했고요. 또한 동시에 상품을 공급하는 브랜드와 셀러들을 향한 압박도 거세지기 시작했습니다. 상위 플랫폼들이 본격적으로 수확에 나섰기 때문인데요. 쿠팡의 흑자 전환에도 이러한 가격 협상력의 강화가 상당한 영향을 끼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이제 이커머스 시장 내 플레이어들은 정말 진지하게 생존을 위한 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되었습니다. 중소 플랫폼들은 성장은커녕, 거래액이 감소하고 있고요. 버티컬 커머스들 역시 쿠팡, 네이버 등이 수익성 강화를 위해 언제든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점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브랜드와 셀러들 역시 추가적인 대책 없이는 플랫폼에게 종속되는 걸 피할 수 없을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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