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경험과 운영 비용, 그리고 가치사슬을 잘 통제해야 살아남을 겁니다
이제 이커머스 시장에선 성장보다는 생존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걸까요? 우선 상위 플랫폼들과 이외 플랫폼들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들이 검색, 배송, 상품 구색 등의 영역에서 확실한 우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로 인해 이익을 얻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커머스는 본질적으로 돈 벌기가 어려운 비즈니스입니다. 고정비는 낮지만, 높은 변동비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지금처럼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변동비 관리의 난이도가 더욱 올라가게 됩니다. 결국 안 그래도 적자인 업체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고요.
마지막으로 쿠팡과 네이버라는 거대 플랫폼들의 압박 또한 더 거세질 겁니다. 이들 역시 저성장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동력을 찾아 버티컬 커머스의 영역으로 확장을 꾀하고 있고요. 또한 동시에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이는 수수료 상승이나, PB 확장 등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거고요.
이와 같이 생존이 화두가 된 시대,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질 키워드는 '통제(Under Control)'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는 곧 경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들을 잘 통제하고 관리해야만 시장 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뜻하고요. 그렇다면 우리가 앞으로 통제해야 할 요소들은 무엇일까요? 저는 그것을 고객 경험, 운영 비용, 가치사슬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고객 경험 통제는 플랫폼 간의 차별화 요소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현재 가장 잘 나가는 쿠팡의 성공 비결은, 배송 과정에서의 고객 경험을 혁신했다는 겁니다. 그 뒤로 시장에서 '빠르고 편리한 배송'은 어느덧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고요. 다만 이미 물류 인프라로 충분한 경제의 해자를 구축한 쿠팡과 배송 경험으로 정면 대결해서는 승산이 없습니다. 따라서 오프라인 등으로 고객 접점을 확대하여 감성적 경험 기반의 차별화를 시도하는 플랫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차별화에 성공하더라도 돈을 벌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최소한의 수익성 확보는 모두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미션이기도 한데요. 이를 위해 통제 가능한 비용 영역을 확대하고, 여기서 운영을 최적화하여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쿠팡이 자체 배송의 효율을 높여, 한진 등에 외주로 맡기던 물량을 내재화한 사례가 대표적이고요. 컬리 역시 자체 페이를 론칭하면서, 아예 PG사를 인수하여 결제 수수료를 최대한 줄이려고 하는 등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예상되는 쿠팡과 네이버의 공습을 견디기 위해선 가치사슬 내 통제력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앞으로 외형 성장을 위한 수평적 확장보다는 수직적 확장에 더욱 집중하는 업체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요. 이를 위해 먼저 특정 세분 시장을 빠르게 선점한 후, 해당 시장 내 플레이어들의 플랫폼 의존도를 꾸준히 높이면서 영향력을 키워야 할 겁니다.
그렇다면 브랜드와 셀러들은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플랫폼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깊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이들의 수익성은 급격히 낮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여기에 너무 매몰되진 말아야 합니다. 오히려 단위당 이익은 줄더라도, 더 빠르게 쿠팡 로켓 그로스 등 풀필먼트 서비스를 받아들여야 할 수도 있습니다. 고객들은 이미 빠른 배송, 정확한 배송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고요. 오히려 선도적으로 이를 잘 활용한다면 박리다매로 이익의 총액은 키울 수 있으니 말입니다.
또한 동시에 일정 수준의 자사몰 비중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면 안 됩니다. 플랫폼에 너무 의존한다면 장기적으로 유리할 것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제조 역량을 키우고, 브랜딩에 신경 쓰며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고요. 이렇듯 철저하게 준비한다면 아무리 위기의 시대라 하더라도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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