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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 Aug 07. 2023

퀸잇이 투자 유치 이후 증명해야 할 것은

브랜드 생태계 조성이 오히려 더 적합한 성공 방정식일 수 있습니다

아래 글은 2023년 08월 02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를 보시려면 옆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뉴스레터 보러 가기]



잘 되는 집은 역시 달랐습니다


 퀸잇이 340억 원 규모의 시리즈 B-2 투자 유치에 성공하였습니다. 작년 2월 360억 원을 공모한 데 이어, 약 1년 6개월 만에 또다시 대규모 자본을 수혈한 것인데요. 이로써 퀸잇의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855억 원을 넘기게 되었습니다. 정확히 공개되진 않았지만, 업계에선 퀸잇의 기업 가치가 4,000억 원 이상으로 인정받았다고 추정하고 있고요. 아무리 투자 혹한기라도, 퀸잇이 그간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해 온 데다가, 올 3월과 5월 월간 흑자를 2차례나 달성하는 등 수익성까지 일부 증명했으니, 투자자들이 이를 외면하기 쉽지 않았을 겁니다.


 특히 이번 투자는 알토스벤처스가 2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약정하며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쿠팡, 우아한형제들 등을 성공적으로 엑싯한 걸로 유명한 알토스벤처스가 픽한 만큼, 퀸잇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과연 퀸잇은 후발주자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앞선 경쟁자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요?



플랫폼 만으로는 쉽지 않을 겁니다

   

 이번 성공적인 투자 유치가 보여주듯, 퀸잇의 앞날은 적어도 당분간은 매우 창창해 보입니다. 우선 월평균 거래액이 작년 100억 원을 넘긴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200억 원 수준까지 넘보고 있고요. 패션 성수기인 하반기에는 충분히 그 이상을 기대할만합니다. 또한 4050 여성 패션이라는 시장 내 지배력도 탄탄한데요. 카카오스타일이 포스티를 무신사가 레이지나잇을 론칭하며, 이를 공략하려 했지만 여전히 압도적인 1등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앱 기준으로 2위 사업자인 포스티의 4배 수준의 일간 활성 사용자 수를 꾸준히 확보하고 있거든요. 퀸잇이 이러한 점들을 잘 활용한다면 빠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 정도면 연간 흑자 전환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봅니다.


퀸잇은 시장 1위 자리를 확고히 지키면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나, 문제는 그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위험 신호 역시 감지되고 있습니다. 우선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은 후발주자인 퀸잇에게는 매우 치명적인 일입니다. 추정 거래액 기준으로 1분기는 전년 대비 75% 성장했지만, 2분기에는 43%로 하락했습니다. 일단 플랫폼으로 무신사, 에이블리, 지그재그, 29CM, W컨셉 등과 경쟁하려면, 빠르게 거래액 5천억 원 이상으로 몸집을 키우는 것이 필요한데요. 이를 위해선 월 기준으로는 400억 원 이상으로 거래액을 키워야 하는데, 벌써부터 속도가 더뎌지면 향후 이들과의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퀸잇의 운영사 라포랩스는 이에 대한 대안 중 하나로, 핵심 고객인 4050 여성을 노린 장보기 플랫폼 팔도감을 선보이긴 했는데요. 산지직송을 차별화 포인트로 삼아, 이 역시 빠르게 성장 중이긴 하지만, 컬리 등 기존 경쟁자들을 따라잡는 건 패션 카테고리보다 더 험난할 전망입니다. 이는 결국 거래액 및 트래픽 규모를 키우는 플랫폼 비즈니스 만으로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수준의 사업으로 성장하기가 어렵다는 걸 뜻하고요.



브랜드 빌더가 대안 아닐까요?


 그래서 오히려 라포랩스라는 기업의 장기적인 성공 여부는, 퀸잇이나 팔도감 같은 플랫폼도 중요하지만, 디자이너 브랜드 발굴이나 PB 브랜드 육성 등에 달려 있을지도 모릅니다. 퀸잇은 사업 초기부터 빠르게 PB 브랜드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물론, 퀸즈셀렉션 같은 서비스를 통해 중소 제조업체들을 적극적으로 포섭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유치한 투자금 활용 계획에도 이러한 브랜드 생태계와 관련된 내용이 상당한 비중으로 들어가 있기도 하고요.


 매출 규모를 키우는 것만으로 라포랩스라는 기업의 가치를 충분히 끌어올리기 어렵다면, 높은 이익률의 사업 구조를 만들면 됩니다. 최근 조금 더 젊은 고객들에게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고요. 이들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는 이미 무신사가 장악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러한 트렌드는 4050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시장에도 옮겨올 가능성이 큽니다. 보다 더 조기에 라포랩스가 이를 선점한다면, 안정적인 이익을 내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요? 퀸잇이라는 플랫폼도 더 확고한 입지를 유지할 수 있을 거고요. 과연 예측대로 퀸잇의 다음 행보가 이어질지, 아니면 예상치 못한 새로운 도전에 나설지 앞으로도 쭉 관심 있게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트렌드라이트는 국내 최대 규모의 커머스 버티컬 뉴스레터로, '사고파는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매주 수요일 아침, 가장 신선한 트렌드를 선별하여, 업계 전문가의 실질적인 인사이트와 함께 메일함으로 전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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